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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여름 비수기는 옛말”…신기술·맞춤형으로 시장 정조준

곡산 2025. 8. 5. 06:58
유업계 “여름 비수기는 옛말”…신기술·맞춤형으로 시장 정조준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8.04 07:55

7~8월 학교 급식 중단 등으로 매출 감소
첨단 기술과 이색 마케팅으로 활로 모색
서울우유 ESL 무균 관리에 ‘멜론 우유’ 출시
매일유업·빙그레 멸균 포장, 휴대·보관성 높여
남양유업, 아이스크림 ‘백미당’ 디저트 시장 공략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전통적인 비수기를 맞은 유제품 업계가 어느 때보다 분주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여름철 우유 소비 감소는 통계로도 명확히 드러나는 현실이다. 업계는 이 위기를 첨단 기술 투자와 소비자 맞춤형 신제품으로 정면 돌파하며 ‘여름=비수기’라는 공식을 깨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유업계가 여름을 비수기로 부르는 데는 명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된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전체 백색시유(흰 우유) 소비량의 약 16%를 차지하는 학교 우유 급식 이 방학 기간인 7~8월에 전면 중단되면서 소비 기반이 크게 위축된다. 여기에 장기적인 급식률 감소 문제도 더해졌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학교 급식 우유 이용률이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53.2%였던 학교 우유 급식률은 2019년 50.3%로 감소했으며, 2023년에는 33.9%까지 떨어져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소매점 매출에서도 감소세는 뚜렷하다. 한 시장조사기관의 POS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의 흰 우유 매출은 통상 봄·가을에 정점을 찍고, 7~8월에는 이보다 10~15%가량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다. 이 시기 소비자들은 우유 대신 아이스크림, 커피, 이온음료 등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학교 급식 중단 등으로 여름 비수기를 맞은 유제품 업계가 ESL·멸균 포장 등 기술 투자로 유통기한을 늘리고, 맛과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서울우유의 ‘커피타운 헤이즐넛’과 ‘A2+ 우유’ ‘미노스 멜론우유’, 매일유업 상하목장 '유기농우유 락토프리'와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미니'. (사진=각 사)
 

이러한 통계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업계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크게 두 가지 기술이 여름 시장 공략의 핵심 축을 담당한다. 먼저 냉장 우유를 위한 ESL(Extended Shelf Life) 시스템이다. 서울우유는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이 시스템을 도입, 생산에서 유통까지 전 과정을 무균에 가깝게 관리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신선 우유의 유통기한을 15일까지 늘려 여름철에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다른 축은 빛과 산소를 완벽히 차단하는 멸균 포장 기술이다. 스웨덴 기업 ‘테트라팩’의 기술이 대표적으로, 제품을 장기간 실온에서 보관할 수 있게 해준다. 매일유업은 ‘소화가 잘되는 우유’ ‘매일멸균우유’ 등 주력 제품에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빙그레 역시 국민 간식 ‘바나나맛우유’를 멸균팩으로 출시해 휴대성과 보관성을 높였다.

 

견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계는 새로운 맛과 재미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추억의 '미노스' 브랜드를 되살려 달콤한 멜론 과즙을 더한 '미노스 멜론우유'를 출시하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또 여름철 휴대성과 보관 편의성을 높인 'A2+우유 멸균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언제 어디서든 우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커피타운 헤이즐넛' 컵커피 신제품을 출시하며 더위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시원하고 달콤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남양유업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백미당'을 통해 여름 디저트 시장을 공략한다. 최근 ‘통통팥 시리즈’를 여름 신제품으로 선보였으며, 더 큰 사이즈를 원하는 소비자 요청을 반영해 ‘업사이즈’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실질적인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할인 경쟁도 치열하다. 매일유업의 관계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커피 전문 브랜드 폴 바셋은 KT와 손잡고 ‘달달혜택’ 프로모션을 통해 주요 메뉴를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 출시도 활발하다. 빙그레는 단백질 전문 브랜드 '더:단백'의 모델로 배우 서강준을 발탁하고 브랜드 캠페인을 강화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통계가 보여주듯 여름은 분명 어려운 시장이지만, 이제는 기술력으로 품질을 보장하고 소비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낸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며 “ESL과 멸균팩이라는 두 기술적 축을 바탕으로 여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