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옥 기자
- 승인 2025.05.20 19:36
종교·문화 고려한 라벨링·인증 전략 수립이 성패 가를 핵심 변수

인도 식품시장이 구조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세계 최대 인구를 기반으로 가처분소득과 도시화가 가속되며, 간편식과 냉동식품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뚜렷하게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한류 콘텐츠의 확산이 맞물리면서 라면, 김치, 떡볶이 등 한국식 매운맛과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도 동반 상승 중이다. 20일 한국식품산업협회가 마련한 '인도시장 진출 웨비나'에서 KOTRA 뭄바이무역관 원유정 차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인도 식품시장 흐름과 함께 한국 식품기업의 수출 전략과 인증 실무사항까지 포괄적으로 분석했다.
인도는 지금, ‘젊은 소비시장’으로 전환 중
인도는 2025년 6%대의 경제성장이 전망되며, 2027년에는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5년 기준 14.5억 명, 2054년에는 16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인구 규모에 더해, 평균 연령 28세, 25세 이하가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젊은 인구 구조는 식품 시장의 동적인 소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80%를 차지하는 힌두교, 다양한 종교와 지역별 언어, 카스트 제도, 관료주의, 급작스러운 제도 변경 등 복잡한 시장 환경은 외국 기업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3,340억 달러 시장… 유망 품목은 냉동식품과 즉석조리식품
인도 식품산업은 2023년 기준 약 3,340억 달러 규모로, 2030년까지 연평균 11%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은 건강식에 대한 관심, 이커머스의 확산, 콜드체인 인프라의 확대다. 특히 냉동식품과 간편식 수요 증가에 발맞춰 정부와 민간기업이 콜드체인 설비에 적극 투자하고 있어 한국의 냉동·가공식품 진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현재 인도 식품산업 내 세부 산업 구성은 시리얼과 곡물, 유지 종자가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포장 식품(32%), 유제품(15%), 음료(6%), 육가공 및 수산가공품(5%) 순으로 나타난다.
반면 신선식품은 인프라 제약으로 제한적이며, 배달 플랫폼을 통한 즉석조리식품, 반조리 상품 중심의 수요가 높다.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 종교 고려한 라벨링이 관건
인도 소비자는 가격에 매우 민감하며, 제품 선택 시 가격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고급 식품이라도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수용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인구의 약 30%가 채식주의자이며, 종교에 따라 금기 식품 성분이 명확히 나뉘기 때문에 제품 라벨링에서의 오류는 진출 기업에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채식 제품은 초록색 원형, 비채식 제품은 붉은색 원형으로 식별 표시를 해야 하며, 제품명, 재료, 영양 정보, 수입업자 정보, FSSAI 인증번호 등 기본 정보 기재는 필수다. 라벨 언어는 영어 또는 힌디어 모두 가능하다.
디왈리·홀리 시즌이 ‘매출 황금기’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에 해당하는 인도의 대표 명절인 디왈리(Diwali)와 홀리(Holi) 시즌은 스낵류와 선물용 가공식품의 소비가 급증하는 시기다. 해당 시즌을 겨냥한 판촉 및 마케팅 전략은 매출 확대를 위한 주요 타이밍 포인트로 활용 가능하다.
한식은 인도에서 ‘문화’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플랫폼을 통해 한류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한식 역시 단순 음식이 아닌 ‘경험하고 싶은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 KOTRA 뭄바이무역관이 주최한 한식 쿠킹쇼에 참가한 현지인은 절반 이상이 20~30대, 나머지는 10~20대 자녀를 둔 부모 세대로 나타났다.
라면, 떡볶이, 김치 등의 매운맛에 대한 친숙함과 된장·고추장 등 발효식품에 대한 건강식 이미지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한식당도 증가 추세에 있다. 뭄바이 등 교민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도 한식당이 2호점, 3호점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오리지널 레시피를 유지하려는 현지 한식당의 노력이 두드러진다.
CJ제일제당은 인도 현지 공장을 통한 김치 생산 및 현지 유통 채널 확보로 시장을 넓히고 있으며, 팔도는 K-드라마·K-팝 영향으로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라면류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 내수시장은 진입 장벽이 있지만, 문화적 관심과 웰빙 트렌드를 활용하면 충분한 성장 기회가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지화와 유통채널 확충이 관건이다.
인증 전략과 바이어 협업이 수출 성패 좌우
인도로 식품을 수출하려면 FSSAI(인도VE식품안전표준청) 인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증은 인도 내 수입업자가 취득하며, 한국 수출업체는 라벨에 인증번호만 기재하면 된다.

채식이나 비건 인증은 필수가 아니지만, 채식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제품군이라면 고려할 가치가 있다. 비건 인증은 수입업자가 신청하며, 비용은 약 40만 원, 승인까지 평균 2개월이 소요된다.

현지화 전략으로, 향신료가 강한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 개발과 종교·문화적 금기사항(예: 쇠고기 사용 금지 등) 고려가 필요하고,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장인 만큼, 품질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 설정이 중요하다.
KOTRA 연중 판촉사업… 유통망 연계는 현재 진행형
KOTRA는 현재 푸드 스퀘어, 네이처스 바스켓, 프레시픽 등 인도 주요 식품 유통기업과 함께 한국 식품 판촉전을 연중 진행하고 있다. 3월 푸드 스퀘어 판촉전을 시작으로, 5월까지 네이처스 바스켓과 공동 마케팅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계 온라인 수출 상담회를 통한 유통망 입점을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소비자 체험형 쿠킹클래스도 상반기에만 3~4회 개최 예정이며, 별도 참가비 없이 기업의 수요에 따라 상시 연계가 가능하다.
국내 식품업계가 주목해야 할 전략 포인트
인도 식품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성장분야 중 하나로, 중산층 확대와 식생활의 변화가 기회로 작용한다.
국내 식품업계가 인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품 선정에 있어서 냉동식품·라면·간편식 등 간단히 조리 가능한 제품군이 유리하며, 문화를 반영한 매운맛, 발효식품, 채식 맞춤 조합이 성공 요소이다.
또한 언어·종교·가격대에 맞춘 맞춤 라벨링 및 기획 등 현지화 노력과 더불어 파트너 협업으로서 인증 이행 가능한 수입업자 선택이 필수다. 시기 전략으로는 축제 시즌 활용한 마케팅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인도는 단순히 ‘잠재력’이 큰 시장이 아니라, 이미 변화하고 있는 고속 성장시장이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현지화 전략만 있다면 K-푸드가 자리잡기엔 이보다 좋은 때는 없다. 지금이 바로 인도 식품시장에 본격 진입할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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