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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국 소비자 절반, 관세 우려에 지출 습관 변화… 젠지·밀레니얼 세대가 주도

곡산 2025. 4. 9. 07:22

[미국] 미국 소비자 절반, 관세 우려에 지출 습관 변화… 젠지·밀레니얼 세대가 주도

미국 소비자 절반 이상이 글로벌 무역 갈등과 관세 부과 가능성을 우려해 소비 습관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세대인 젠지(Gen Z)와 밀레니얼 세대가 이러한 변화의 선두에 서 있다는 분석이다.

 

인튜잇 크레딧 카르마(Intuit Credit Karma)의 의뢰로 시장조사기관 퀄트릭스(Qualtrics)가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11일까지 미국 소비자 2,0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가 관세가 식료품 등 필수 소비재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가장 가격 인상이 클 것으로 예상된 품목은 식료품과 음식이었으며, 이어 전자제품, 차량 및 자동차 부품, 휘발유 및 에너지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소비자들은 관세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 패턴을 조정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62%는 비필수 소비재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으며, 55%는 브랜드 제품 대신 매장 자체 브랜드나 중고 제품 등 저렴한 대체재를 선택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43%는 가격 인상에 대비해 일부 품목을 미리 구매하고 있으며, 29%는 국산 제품의 구매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소비자의 연령과 소득 수준에 따른 인식 차이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특히 젠지와 밀레니얼 세대는 소비 습관의 변화에 가장 적극적인 세대로 나타났으며, 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변화에 민감한 세대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연소득 5만 달러 이하의 중저소득층은 가격 인상이 실제 발생하기 전까지는 소비 습관을 바꾸는 데 신중한 경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소득이 낮을수록 재정적 여유가 부족해 가격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과 주요 농산물 공급국인 캐나다·멕시코 등과의 무역 갈등이 지속됨에 따라, 이미 높은 생활비 부담 속에서 식품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집에서 소비하는 식품(food-at-home)’ 가격은 전년 대비 1.9% 상승했으며, 전체 물가 상승률은 2.8%로, 작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크레딧 카르마의 소비자 금융 옹호자 코트니 알레브(Courtney Alev)는 “이미 높은 생활비에 직면한 소비자들이 관세로 인해 특정 소비재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 재정적인 방어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이러한 민감한 반응은 향후 소비재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글로벌 무역 정책이 소비 심리에 얼마나 빠르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정책당국이 소비자의 불안 심리와 변화된 소비 패턴을 반영한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의 : 뉴욕지사 박주성(jspark@a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