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유통가 지각 변동…편의점 파워, 백화점과 대등

곡산 2025. 3. 7. 05:18
유통가 지각 변동…편의점 파워, 백화점과 대등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3.06 07:54

5년 연속 매출 증가 오프라인 17.3% 비중…기업 선호 채널 대형 마트 제쳐
스낵·음료 외 도시락·HMR·반찬 등 품목 확대
식품 비중 55% 선 돌파…크림빵 등 인기 상품 속출
업체와 협업 활발…간식·디저트·건강식 등 진출
 

편의점 즉석조리식품이 피자, 솜사탕, 스무디 등의 다양한 간식으로 진화하고, 다양한 분야와의 컬래버레이션도 그 폭을 확대하면서 편의점이 유통업계의 유일한 생존자로 등극했다. 집이나 직장 근처에서 소액으로 자주 거래하는 곳으로 부상한 효과로 편의점마다 신규 고객을 유인할 식품 신제품들을 속속 내놓으면서 ‘식품 콘텐츠 전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편의점 업체의 상품 트렌드 전시회를 찾은 경영주들이 MD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GS25)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자료에 따르면 4개 오프라인 유통업태 중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연속 매출이 증가한 곳은 편의점이 유일했다. 편의점은 5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작년 오프라인 유통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3%로 백화점(17.4%)에 육박했다. 전국 점포수도 5만5000여 개에 달한다. CU 약 1만7800개, GS25 약 1만7500개, 세븐일레븐 약 1만3800개, 이마트24 약 6700개로 매년 1~2000개씩 점포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편의점의 확대는 식품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마트가 식품업계의 선호 채널이었으나 최근에는 편의점이 1순위 입점 채널로 부상했다. 또 식품기업과 편의점 간의 협업이 활발해져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편의점이 기존의 간단한 스낵과 음료 외에도 도시락, 가정간편식(HMR), 신선식품, 반찬 등으로 취급 품목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편의점의 매출 구성 중 비(非)식품 비중은 2020년 47.2%에서 작년 44.2%까지 줄었고, 식품 비중은 52.8%에서 55.8%로 늘었다. 식품 비중이 55%를 넘은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편의점 즉석조리식품의 대표주자인 ‘편의점 도시락’ 시장만 해도 2013년 779억 원에서 작년 약 3500억 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실제로 오픈서베이의 편의점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편의점 식료품 구매자의 절반이 즉석조리식품을 1번 이상 구매했고 10명 중 8명이 최근 1년 내 구매했다. 10~30대 여성과 30대 남성의 즉석조리식품 구매 경험이 특히 많고, 전반적으로 10~20대 영성이 즉석조리식품 구매의향이 높은 편이었다. 편의점 컬래버레이션 상품에 대해서도 3년 전보다 인지율(81.3→88.2%), 구매율(47.4→51.2%) 모두 증가했고, 특히 10대 여성의 구매율이 30%p 이상 올랐다.

 

이밖에도 크림빵, 하이볼, 약과 등 최근 2~3년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식음료 인기 상품은 모두 편의점에서 출발했고, 과자, 케이크, 젤리 등 디저트류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식품업계는 편의점 채널에 맞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U는 올해 상반기 전략 상품을 간편식, 디저트·빵, 가정간편식(HMR)로 정하고 관련 상품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간편식에서는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협업 10주년을 맞아 백종원 간편식 시리즈 인기 제품들을 업그레이드한 '백종원 10주년 간편식' 10종을 출시한다. 또 3월 개강 시즌을 맞아 김밥, 도시락, 햄버거 등도 내놓는다. 고물가 시대에 맞춰 선보인 초저가 PB 득템시리즈도 올해 990원 핫바, 냉동 윙봉, 냉동 닭꼬치 등 신상품들을 새롭게 내놓으며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디저트와 빵은 '당과점'과 '베이크하우스 405' 시리즈를 중심으로 '뚱쿠아즈' 등 한입 디저트와 '트러플 카레빵' 등 한끼 대용 조리빵을 선보인다. 편의점 커피가 대중화됨에 따라 즉석커피 PB인 ‘get 커피’도 산미를 제거하고 고소한 맛을 키우는 원두 블렌딩을 리뉴얼해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저당 및 프로틴 등 건강 관련 라인업을 음료, 즉석식, 아이스크림 등으로 확대한다. 또 편의점 큰손이 되고 있는 어린이 고객을 겨냥해 영양 성분을 강화한 키즈 전용 제품들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GS25도 올해 상반기 신제품 출시를 통해 GS25는 '한끼 혁명' 프로젝트를 실현하고, 고객에게 더 다양하고 품질 높은 간편식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먼저 1년 만에 2000만개 판매,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가성비 PB '리얼프라이스'의 라인업을 확장해 1분기에 13종의 신규 상품을 출시하고, 연말까지 100여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SNS에서 화제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들을 선보이며 넷플릭스 IP 상품, 김혜자 도시락 시리즈 등 컬래버레이션 제품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간편식, 신선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작년 빅소시지김밥과 한돈카츠김밥 2종으로 선보였던 '통' 시리즈 김밥을 계란말이, 어묵 등 다양한 식재료를 통째로 활용한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2020년대 이후 단종됐던 ‘바삭김밥’ 상품을 업그레이드하여 재출시한다. 편의점 도시락은 3000원대 ‘혜자로운 도시락’ 상품 종류를 다양화한다.

 

아울러 냉동피자 등 냉동간편식 부문을 강화한다. GS25는 2000원대 1인용 냉동 피자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향후 치킨, 치즈볼 등 품목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고피자와 협업한 피자, 치킨, 닭꼬치, 스무디 등 편의점에 적합한 델리 식품을 확대한다.

 

건강 중시 트렌드에 따라 건강식 제품 라인업도 확대한다. 단백질 강화 제품, 저염 식품 등을 확대할 예정으로 두부, 닭가슴살, 샐러드, 잡곡을 활용한 간편식을 다양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가 시장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식음료 서비스가 여전히 중요한 경쟁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 충성도, 식음료 서비스,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통합이 중요한 이슈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되며, 독특하고 독립적인 편의점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