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민 변호사
- 승인 2024.11.25 07:40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발령받아 처음 배정받은 팀은 식품안전기준팀으로 지금의 해썹(HACCP)을 관리하는 곳이었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 직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해썹지원단 소속 직원이 팀을 이뤄 전국 각지의 식품회사를 돌아다니면서 신청받은 해썹 관리를 점검하고, 지정서를 내주는 업무가 주였다.
당시만 해도 3~4명의 공무원과 10여 명 안팎의 공공기관 직원이 전부였고, 교육기관도 독점으로 운영되었던 정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었던 기억이 난다. 여전히 식품 유형별 관리기준서의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서 전국의 식품공학과 교수님들이 다양한 연구사업을 통해 전문지식을 활용해 해썹 토착화에 일조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 공무원들도 외국의 사례 등을 통해 열심히 공부하면서 대한민국 식약처만의 해썹을 만들었고, 이제 30년이 흘렀다.
과거 많은 전문가가 해썹의 유용성과 실효성에 의심을 가졌던 시기도 있었고, 의무적용 확대로 인해 중소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 국내 기업에만 적용하다 보니 오히려 역차별받게 된다는 불평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해썹 덕분에 국내 위생 수준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되었고, 원료관리부터 이물, 생산공정 관리가 선진국에 버금갈 정도로 고도화되어 중소기업조차 품질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는 자랑스러운 장점이 너무 큰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 소비자 인지도 조사를 하고, 홍보 영상을 아무리 배포해도 국민이 해썹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 난감했던 시절이 언제였는지 볼 것도 없이, 지금은 온 국민이 심하게 말하면 초등학생들까지 해썹이라는 단어를 학교에서 들어봤다는 소리를 할 정도로 이제 식품위생의 기본이 된 지 오래다. 지금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 설립되어 식품, 축산물 등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전국 지원을 통해서 통일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제 과거에 비해 예산과 인력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하고, 발전했다. 사람도 30세면 이제 본격적으로 자기 계발을 통해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해썹도 이제 걸음마 단계에서 전 국민이 알게 된 것에서 만족할 것이 아니라 해썹을 토대로 보다 발전된 위생 수준과 식품기업의 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부분에서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미 한국식품안전인증원은 교육과 검사, 해외 실사 등 다양한 업무 확장을 통해 식품 분야에 있어 최대 기관으로 양적 성장해 왔다는 것은 알지만, 앞으로는 질적으로 내부 인력에 대한 역량 강화 등에 힘써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직접 제공하기 어려운 서비스 공급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해썹 도입 30년이 지났다는 것은 이미 국내 식품위생 관리 수준이 과거에 비해 충분히 성숙하고, 발전해왔다는 것이므로 이물 관리 등 현 산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식품위생법 법령 개정을 위해 노력해왔던 사안에 대해서 전문가집단으로서 현실에 맞는 제도 개선에도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시대로만 움직이는 수동적인 활동 영역에서 탈피해서 K-푸드 시대를 선도하는 진정한 국가기관으로서 식품위생 분야 최고의 전문가집단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역할 수행에 경주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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