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6.28 14:50
대두 생산-육우 사육간 선순환하는 친환경 농법 사용
미국대두협회, 생산자에 ‘지속 가능성 인증 로고’ 부여
사조대림 국내 2번째 도입…매출 늘어 두부 등에 확대
‘미국 대두 생산의 지속 가능성’ 컨퍼런스
미국대두협회(U.S. Soybean Export Council, USSEC)가 지난 20일 웨스틴조선서울 2층 오키드룸에서 미국 대두의 지속가능한 생산방식과 그 가치를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미국 대두 생산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컨퍼런스는 미국 네브라스카, 인디애나, 오하이오 주 대두생산자 대표들이 방한, 지속가능한 대두 경작 사례들을 알아보고 탄소발자국 저감 노력과 미국 대두 지속가능성 인증 로고(Sustainable U.S. SOY®)를 채택한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들을 통해 미국대두 지속가능성의 필요성과 참여방법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글로벌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까지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한 기업인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러한 흐름들이 비교적 늦게 유입된다는 1차 산업에도 ‘지속가능성’은 가장 큰 화두가 되면서 미국산 대두의 지속가능한 농법과 앞서가는 환경 발자국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대두의 지속가능성 보증 프로토콜은 후세대에도 토양 등 자연 생태계를 보존, 지속가능한 식량생산 시스템을 보장하고 코앞으로 다가온 기후위기와 재해에 대한 적응력을 강화하는 탄력적인 농업 관행 구현을 명시해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와도 맥을 같이한다.
네브라스카 지역 생산자 대표로 참석한 에드 래머스(Ed Lammers) 미국대두위원회 부회장은 “미국의 대두 생산자들은 윤작, 수자원 관리, 무경운(땅을 갈아엎지 않고 파종) 농법, 해충 관리, 토양 영양관리, 야생 동식물 보존 등의 노력을 해오고 있다. 에너지 사용감소, 물과 영양소 유출 감소 등 보존 경작 방식에 대한 규약에 더해 종자와 토양 윤작에 대한 규칙까지 지속가능한 경작방식에 필요한 요소를 정하고 관리하고 있다”며 소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그는 네브라스카 지역에서 5대째 농업을 지속하고 있는 생산자로서 200마리의 소를 자연방목으로 키우며 그 분뇨를 옥수수, 대두 재배에 활용하는 친환경 농법을 이용하고 있다. 그는 윤작의 시기와 작물 종류에 따라서 농장 주변의 소가 분뇨로 밭의 양분을 제공하기 때문에 거대한 원이 순환하면서 지속가능성이라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농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초지와 산림보호계획의 일환으로 ‘보존유지 프로그램(Conservation Reserve Program: CRP)’에 참여하고 있다. 보존유보계획은 농지소유자와 정부 간에 체결하는 계약으로 야생 동물 서식지인 숲이나 풀이 자라는 휴경지를 만들기 위해 일정 기간동안 농경지를 생산 목적으로(가축 방목용은 허용) 사용치 않기로 하고 정부의 보조금 수혜 대상이 되는 것을 말한다.
래머스 부회장은 초지 방목 육우 사육과 대두 생산을 접목하는 친환경 농법에 대해 “윤작의 시기와 작물 종류를 순환하면서 구역을 정해 정기적으로 소 사육을 진행하고 있다. 소는 지정된 토지에 머물면서 원하는 영양가의 풀을 뜯을 수 있고 해당 토양은 소의 분뇨를 비료 삼아 다시 재생할 수 있게 되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그의 농장에선 무경간, 피복작물의 사용, 수분함량 측정 등 다양한 최신 설비를 이용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법을 유지하고 있다. 래머스 부회장은 지속가능성과 탄소발자국 감소의 중요성에 미국 대두생산자들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빠르게 변화에 적응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통해 필요한 곳에서만 경작을 진행하고, 다양한 첨단 기술에 대한 활용을 통해 환경발자국을 낮추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능력을 높일 것”이라며 “50만 대두 생산자들을 대표해 가장 안정적이고 믿음직한 방법으로 생산할 것이고 후대에도 지속가능한 생산법으로 밭에서 농사짓는 방법을 전수할 것이다. 이러한 계승과 전수를 통해 후대 농업인들이 세계가 필요로 하고 있는 농작물을 생산하는 것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대두협회는 콩과 콩 식품의 지속가능한 생산방식 및 과정을 소개하기 위해 대두 재배와 유통에 있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의의와 함께 미국산 대두 생산자들의 지속가능한 생산방식에 대한 가치와 노력을 담은 ‘지속가능성 인증 로고’의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로고는 대두 상태일 때는 90%, 대두 가공품일 때는 60% 이상 미국산 대두를 사용했을 때만 사용이 가능한 엄격한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이 지속가능성 인증 로고를 부착한 기업 중 사조대림은 지난 2023년부터 국내에서 두 번째로 로고를 부착한 기업으로, 된장 등 장류 제품에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사조대림 이승준 팀장은 장류시장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낮은 점유율의 후발주자인 사조대림이 시장 차별화 포인트를 찾던 중 미국 대두의 지속가능 인증 로고를 통해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하고 관련 ESG 활동의 적극적인 전개를 계획했다고 사용 동기를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23년 14종의 제품에 대해 인증 로고 부착 후 관련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24% 상승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물론 24%에 대한 성장이 오로지 다 지속 가능 인증 로고에 대한 효과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실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매출에까지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주장했다.
사조대림은 올해 된장 6개 제품에 대해 추가로 인증 로고를 부착했고, 연내 두부 4개 제품에 인증 로고를 추가 부착하는 것을 계획하며 출시 예정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향후 다른 장류 제품에 로고 추가 부착을 검토하고 신규 아이템 가능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이 부장은 밝혔다.
이 부장은 “지속가능 인증 로고 사용과 더불어 여러 가지 ESG 활동의 전개로 친환경 가치 실천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데 앞으로도 더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 인터뷰▨
지속 가능 농법, 순환 생태계 형성에 생산비 절감
수입산 대두, 가격 경쟁력에 ‘더 나은 선택’ 강조
컨퍼런스엔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미국대두협회 관계자와 미국 현지 대두농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에드 래머스(Ed Lammers) 미국대두위원회 부회장, 데이비드 호웰(David Howell) 인디애나 대두협회 이사, 메리 호웰(Mary Howell) 인디애나 대두협회 이사, 데리카 스패티(Derika Spaetti) 인디애나 대두협회 이사, 캐리 맥키븐(Carey McKibben) 인디애나 대두협회 이사, 채드 워너(Chad Warner) 오하이오 대두협회 이사, 티모시 로(Timothy Loh) 미국대두협회 동남아시아지역 국장, 줄리안 린(Julian Lin) 미국대두협회 대만 대표가 참석해 미국 생산현장의 지속가능한 농법과 해외 시장에서의 지속가능한 미국산 대두의 입지 등을 주제로 이야기 나눴다.
본지는 미국산 대두 농업 현장 전문가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생생히 담기 위해 발표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지속가능성을 위한 오랜 준비와 역사에 생산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 어떤 노력과 방식에 대한 고려가 있었는지?
A. 현재 ‘지속가능성’이라는 용어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농업에선 예전부터 뜻을 함께하는 용어로 ‘보존형 농업(Conservation Agriculture)’을 사용하곤 했다. 보존 농업은 토양에 대한 최소한의 개입으로 농사에 적합한 상태로 오랫동안 유지하고 이를 통해 농업 생산량과 농가의 수익을 증가시키기 위함이다.
40년 전 농업에 뛰어들면서 밭을 갈지 않는 무경간 농업으로 시작했다. 부족한 인력에 당연한 결과였겠지만 이것은 보존 농업의 큰 이점이기도 했다. 더불어 지역에서 토양 및 수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단체에서 임원직을 맡으면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했다.
지속가능한 농법이 진화한 것은 기술이 보급되고 확대되면서 농업 경제성을 확보하는 게 가능해지면서이다. 이 농법은 제한적인 자원으로도 최신 설비와 기술을 이용해 훨씬 경제적일 수 있다. 농가가 이에 참여하는 것은 ‘연대’의 의미라기보다는 수익성을 위한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Q. 지속가능한 농법을 적용하면서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높아졌는지?
A. 생산자 입장에서 환경을 보존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자원을 절감하는 노력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지속가능한 농법도 같은 맥락에서 생업을 위한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오히려 이러한 추세를 따르지 않는 것이 농가수익에 있어서 더 어려운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축산업과 곡물경작을 병행해 연속적인 생태계의 원을 만들어내는 지속가능한 농법은 가축을 키우기 위해 곡물을 재배하고, 작물을 사료로 먹은 가축이 효율적으로 성장하면서 배설물을 내놓고 다시 이것이 작물의 양분을 제공하는 비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직접 비용에 속하지 않아 생산비를 많이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소의 배설물을 이용하게 되면 농부가 직접 양분 보충을 하지 않아도 밭에 고르고, 효율적으로 양분을 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가축의 사육을 적절한 시기에 따라 지역별로 교대해주기만 하면 작물과 가축의 적절한 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사용하지 않은 타 농가에 비해 투입비용은 확실히 줄어들게 된다. 이 과정은 대자연이라는 큰 변수 때문에 통계적으로 계산해 자료를 제공할 순 없지만 농장 안에서도 가축 분뇨 사용하는 것과 돈을 내서 시중 비료를 사용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대략적으로 작물을 재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소득이 최대 10%정도 차이가 나고, 가축을 기르는 수익도 포함할 수 있겠다.
농장에선 곡물 사료를 먹이면서 비육우를 키우는 목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초지 방목(grass-fed)한 육우의 비육도와 건강함의 차이가 보이면서 현재 미국 농가에서 유행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Q.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미국산 대두의 지속가능성 로고 부착 확대에 대한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아직 한국 소비 시장은 수입산에 대한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대만, 동남아는 ‘지속가능한 미국산 대두’와 인증 로고를 알리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A. 동남아에도 ‘국내산이 가장 좋다’ ‘국내에서 재배한 작물이 신선하다’는 비슷한 정서가 있다. 하지만 동남아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가 진행되면서 많은 발표자들이 지속가능한 농법을 적용한 미국산 대두의 비즈니스가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알리면서 업계에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재 동남아 농가는 정부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 농민 스스로 알아서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비즈니스가 가격 변동성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게 됐다. 지속가능한 농법을 적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할 때는 수익성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시장 수익성과 직접 결부되지 않더라도 인기 농산물이냐도 살펴봐야 한다. 현지 여러 자연 자원의 상황을 봐서 비즈니스가 이익을 내고 끊이지 않게 이어갈 수 있는것. 것이 중요하다.
대두의 경우 국내산에 대한 선호가 높지만 비용을 감안했을 때 국내에서 비즈니스가 지속되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여건에 맞게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다. 수입산 대두를 택한 제조사에게 가격 경쟁력에 더해 ‘더 좋은 선택(Better Choice)’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고객의 선입견을 깨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대만의 상황은 한국, 동남아 지역과 완전히 다르다. 국내산을 좋아하는 소비자도 존재하지만 USDA에서 실시한 무역통계에서 1인당 미국산 농산물 이용 세계 5위로 통계가 나올 정도로 수입산, 미국산 옥수수, 소고기, 대두 등을 많이 소비하고 있다. 대만은 작은 섬이기 때문에 천연자원이 부족해서 많이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 또 원재료를 수입, 제품화해 수출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도 많기 때문에 수입산을 싫어하는 정서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각국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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