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옥 기자
- 승인 2024.06.24 08:43
요즘 서울 시내 버스와 옥외 광고 등에서 미국 대두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U.S SOY) 캠페인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미국 대두협회(U.S. Soybean Export Council, USSEC)가 미국 대두의 지속가능한 생산방식과 그 가치를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전방위 홍보마케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두의 지속가능성은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식량생산 시스템을 보장하고, 기후변화와 재해에 대한 적응 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토양의 질을 개선하는 탄력적인 농업 관행 구현을 명시한 UN의 지속가능성 개발 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와도 맥을 같이한다.
오늘날 기업들이 ESG 경영환경 확립에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화두로 삼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고귀한 가치 때문으로, 미국 대두협회는 지속가능한 생산방식을 실천하는 미국산 대두의 소비 확대를 통해 인류와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할 것으로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일 웨스틴조선서울 2층 오키드룸에서 열린 ‘미국 대두 지속가능성 컨퍼런스(U.S. Soy Sustainability Conference)’도 미국 대두협회의 이러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대사관 마크 드리스(Mark Dries) 농업부장관 고문관이 자리에서 마크 드리스(Mark Dries) 주한미국대사관 농무참사관은 축사를 통해 “미국농무부(USDA)에서는 지속가능한 콩라벨을 부착한 한국 식품이 증가하는 것을 보고 기쁘게 생각한다. 이러한 중요한 계획에 동참해준 사조대림, 롯데웰푸드와 아워홈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드리스 참사관은 또 "오늘 세미나는 지속 가능한 미국 대두의 가치를 소개함으로써 다른 회사들이 그러한 솔루션에 동참하도록 영감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준비됐다. 지속 가능한 소싱을 위한 노력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세계의 지속 가능한 목표를 진전시키는 신뢰할 수 있는 선택으로 인식하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미국대두의 지속가능한 농업 관행 △미국 대두-최저 탄소발자국 △대두가공식품의 SUSS(Sustainability U.S Soy) 로고 적용 △남동아시아의 지속가능성 △대만의 지속가능성 △일본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주제 발표와 인디애나 대두연맹 데이비드 하웰 이사를 비롯한 대두사절단이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그룹 토의로 진행된 이날 컨퍼런스의 주요 내용을 시리즈로 소개함으로써 미국산 대두의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과 추구하는 가치를 자세히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 미국 대두의 지속가능성= 애비 린(Abby Rinne) 미국대두협회 지속가능성 담당 이사
미국대두 지속가능성 보증규약(SSAP, Sustainablily Soy Assurance Protocole)을 관리하고, 미국산 대두의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는 애비 린 이사는 미국산 대두의 지속가능성 역사, 다른 콩 공급원과의 차이점, 미국산 대두의 검증과 미국대두협회가 진행 중인 몇가지 흥미로운 개발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 온라인 영상을 통해 소개했다.
린 이사는 "미국 중서부의 옥수수, 대두, 밀, 수수 등을 재배하고 송아지도 사육하는 농장에서 자랐다"며 "아직도 농장 근처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 20세기초 미국 정착 신규 농부들 대규모 목초지 개간...10년동안 먼지폭풍 자초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미국에서는 대규모 정착 붐이 일어나 정착민들에게 64헥타르에 달하는 공공 토지가 제공됐다. 대평원에 대거 유입된 농부들은 그 지역의 생태를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일련의 습한 기후를 맞게 되었고, 1910년대와 1920년대의 밀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백만 에이커에 달하는 자생 초원을 경작하게 됐다.
미국이 대공황에 빠지면서 밀 가격이 급락하자 농부들은 풍작을 거두고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 더 많은 목초지를 개간했다. 농부들은 깊은 쟁기질이 수분 유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땅을 최대 51센티미터까지 쟁기질한 다음 써레를 이용해 흙덩이를 부수고 모판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1930년대 초 가뭄이 시작됐고, 깊은 쟁기질은 생각만큼 수분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아 농작물은 실패했다.
생태계의 일부이자 토양을 지탱하던 풀이 사라졌고, 과도하게 경작된 헐벗은 농지가 바람에 노출되어 엄청난 먼지 폭풍이 일어나는 재앙을 맞았다. 1939년 말까지 거의 10년 동안 가뭄이 지속되며 먼지폭풍은 대평원에 영향을 미쳐 표토를 극동쪽으로 2,600km 이상 떨어진 워싱턴 DC와 뉴욕시까지 운반했다.
# 미국 농무부 '천연자원보존서비스(NRCS)' 도입... 과학기반 환경보호 솔루션 제공
이로 인해 미국 정부는 농무부 산하에 토양보존국(SCS)을 신설해 바람과 물에 의한 침식으로부터 토양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토양보존국의 역할은 토양보존 이외의 영역으로 확장돼 1994년 천연자원보존국(NRCS)으로 거듭났다. 현재 천연자원보존국은 지속가능성 운동의 선도자로서 건강하면서도 생산성이 높은 경작 여건을 유지할 수 있도록 토지 소유주, 지방정부와 주정부 및 기타 연방정부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1930년대 농업 관행은 보존 경작으로 대체됐다. [사진1]처럼 경운이 없는 콩을 피복작물로 심었다. 피복작물은 토양에 뿌리를 유지하기 위해 성장기 사이에 심는 작물이다. 그리고 수확과 파종 사이에 밭을 경작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토양 구성을 개선하고, 침식을 줄이며, 밭을 갈아엎지 않기 때문에 탄소배출량을 줄인다.
# 대두 농부들 10~15년 휴경하는 보존유보계획(CRP) 참여 토지·산림보호 앞장
[사진2]는 들판과 하천 수로 사이에 넓게 조성된 잔디밭은 토지의 침식과 유출을 방지한다. [사진3]은 '보존 유보 계획(Conservation Reserve Program)'에 따라 경작되지 않은 휴경지이다.
CRP는 미국 정부가 초지와 산림보호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보존유보계획'에 참여하기 위해 농지소유자와 정부 간에 체결하는 계약이다. 농지소유자는 10~15년간 농경지를 생산목적(긴급 가축 방목용은 허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대신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미국 대두 농민들은 콩 재배에 필요한 투입량 수준을 최대한 낮추면서 수확량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투입물, 제철 정찰, 수확 등을 관리하는 최신 기술의 정밀 농업을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GPS, 가변속도 시딩, 드론, 센서 등이 사용된다.
지속 가능성과 보존은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국 농민들에게 중요하다. 미국 농장의 95%는 여러 세대에 걸쳐 가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토지는 농부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미국 농부들은 자신이 토지를 받았을 때보다 더 향상된 상태로 후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농사방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 미국산 대두, 세계에서 탄소발자국 가장 낮아... 정밀 농업·산림지 안정 유지가 핵심
미국 콩생산 농가들은 자사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많다. 이에 따라 미국대두협회는 네덜란드 컨설팅 회사인 Blonk Consultants와 협력해 다양한 콩류와 단백질 및 유지 공급원의 탄소 발자국을 평가했다. 토지 이용 변화(LUC)에 따른 영향을 포함해 원자재, 포장 및 운송, 소매, 소비 및 폐기물 처리에 이르는 제품의 생산, 마케팅 및 소비의 모든 단계, 즉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과정 평가법(LCA)을 통해 미국 대두의 탄소발자국을 조사했다.
그 결과 [그래프]와 같이 미국산 대두의 탄소배출량이 0.02로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모든 콩보다 현저히 낮은 값을 보여준다. 특히 세계에서 대두 생산량이 많기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의 5.21, 브라질의 5.25와 비교할때 콩 재배 방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높은 수확량, 최소한의 비료 사용, 높은 수준의 기계화 및 효율적인 기계 사용 등 정밀 농업 기술을 갖춘 국가는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한다.
또한 미국산 대두유는 캐나다 유채기름,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산 팜유, 우크라이나산 해바라기유와의 비교에서도 탄소배출량이 가장 낮았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완두콩, 병아리콩, 잠두콩과 같은 미국산 다른 단백질 공급원과 비교한 탄소발자국 결과에서도 대두가 가장 낮았다는 사실이다.
식품 및 사료 성분의 영향 평가를 위해 LCA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GFLI(Global Feed LCA Institute)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GFLI 데이터베이스의 모든 데이터는 FAO-LEAP 및 EU PEFCR 지침과 일치해야 한다.
LEAP 및 PEF 호환 방법론은 FAO 및 EU 표준의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지침, 즉 FAO LEAP 사료 지침(2016), LEAP 사료 첨가제 지침(2020), 사료 PEF 데이터베이스 방법론(2017) 및 사료 PEFCR(2018)을 준수하기 위해 4가지 참조 문서를 기반으로 구축됐다.
# 미국 대두 지속가능성 보증 규약 'SSAP'...생물다양성 강화 등 4가지 지침 제시
미국 대두협회는 12년 전부터 시작된 대두 재배방식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공식적인 답변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미국 대두 지속가능성 보증 프로토콜(Soybean Sustainability Assurance Protocol, SSAP)'을 개발했다.
SSAP는 농부들이 각 주 및 지역 법률 외에도 연방 법적 요구 사항과 농장 수준에서 이뤄지는 자발적인 노력을 목록화한 지속가능성 시스템으로, 네가지 지침이 있다.
△'생물다양성과 고탄소 축적'은 습지, 초원, 숲을 보존하고 생물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 의무이고, △'생산 관행'은 환경 개선 뿐만 아니라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천연 자원을 보호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리고 △'공공 및 노동 보건 및 복지'는 대중과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규정과 법률을 포함하며, 공정한 노동 기준, 평등한 고용 기회, 강제 노동 폐지, 깨끗한 물법 등을 실천한다. △지속적인 개선에서 지속가능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매년 농부들은 보다 효율적이고 환경적으로 작업을 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한다.
# 미국 대두 농부들의 2025년 목표... 무경운·온실가스 감축 등 개선 노력 지속
이를 위해 미국 대두 농부들은 가족 농업의 경제, 환경, 사회적 측면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중점을 두고 2014년 지속적인 개선 목표를 발표했다.
2000년 Field to Market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마련된 SSAP는 미국 대두 생산업체로 하여금 향후 5년 내에 이러한 개선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고 있다.
좁은 줄과 피복작물 채택으로 수확량을 10% 더 늘리고, 무경운, 보존 경작 등으로 토양 침식을 25% 줄여야 한다. 또 무경운 및 보존 경운 관행을 확대해 에너지 사용 효율성(직접적인 경제적 절감)을 10% 높이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10% 줄여야 한다. 이러한 목표를 확실히 달성하기 위해 제한된 자원을 연구, 지원 및 측정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속가능성이란 곧 지속적인 개선이다.
# 미국 대두 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토양침식·에너지 사용은 줄고 vs 생산량은 증가
1980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대두 농가의 효율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토지 이용은 48%, 토양 침식은 34% 각각 감소했다. 또 관개수와 에너지 사용이 각각 60%, 46% 줄었으며 온실가스 배출은 43% 감소했다. 반면에 생산량은 94% 증가했다.
SSAP의 주요 성과는 지속가능성 표준을 수립하는 국제기구에서 승인했다는 것이다. SSAP는 FEFAC(유럽 사료 제조업체 연맹) 대두소싱 지침을 벤치 마킹했으며 지속 가능한 농업 이니셔티브의 농장 지속 가능성 평가와 금 등가성을 달성했고, 독일 표준인 QS에 의해 승인됐다. GlobalGAP 가이드라인인 Best Aquaculture Practices와 Tokyo 2020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됐다.
이러한 SSAP 인증서를 발급받으려면 미국산 대두 구매 결정시 공급업체에 의사를 밝히면 된다. 이렇게 발급받은 SSAP 인증에서 구매하는 대두의 탄소 발자국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전세계 93개사 1천여 제품에 SUSS 로고 사용...원료에 지속가능한 미국 대두 60% 이상 함유돼야
또한 지속 가능한 미국산 대두의 구매자는 최종 제품의 포장 및 마케팅 자료에도 지속 가능한 미국 SUSS(Sustainability U.S Soy)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93개 회사가 1,000여개 제품에 SUSS 로고를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에서는 19개 회사가 350개 제품에 로고를 적용하고 있다.
SUSS 로고를 사용하려면 제품의 원료에 지속 가능한 미국산 콩이 60%이상 함유돼야 하고, 라이센스 계약이 체결돼야만 제품별 아트워크가 승인된다. 이후 제품에 대한 지속 가능한 미국 대두 비율이 추적 검사가 계속 실시된다.
미국대두협회는 앞으로 지속 가능한 미국산 콩을 먹인 육류나 해산물에도 '지속 가능한 Fed' 로고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그 범위를 확장했다. 현재 지속가능한 Fed 로고는 2개국 11개 기업이 24개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
미국 대두 농민들은 지속가능성에 전념하고 있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지속 가능한 콩을 공급하기 위해 오랜 유산과 미래 세대를 동시에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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