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08.21 07:56
동원F&B·풀무원 영업이익 두 자릿수 증가
라면 업계 고물가 속 수요 늘어 국내외 호실적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매출·이익 두 자릿수 증가
1분기 주춤했던 식품업계의 매출이 2분기 들어 성장세로 전환했다. 내수시장에서의 매출 악화 흐름은 여전했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라면업계의 경우 작년 단행한 라면값 인상 효과와 고물가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라면 수요가 늘어 국내외에서 호실적을 거둬 눈길을 끈다.
금융감독원 및 증권사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2분기 식품사업부문 2조7322억 원의 매출과 142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분기 감소했던 매출이 다시 성장세(+2%)로 돌아섰다. 고객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핵심 HMR 제품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특히 해외 식품사업이 K-푸드 글로벌전략제품(Global Strategic Product=만두/치킨/P-Rice/K-소스/김치/김/롤) 판매 호조에 힘입어 성장을 이어갔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사업 국가에서 비비고 브랜드 주력제품을 중심으로 꾸준히 매출이 늘었고, 비용 구조 및 생산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도 높아졌다. 이중 핵심 권역인 북미에서는 만두, 피자 등 주요 품목의 성장으로 매출이 13% 늘었다.
CJ제일제당은 하반기에도 GSP품목을 앞세워 유럽, 오세아니아 등으로 K-푸드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국내에서 외식을 대체하는 차별화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계속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웰푸드는 연결 기준 매출액 1조406억 원, 영업이익 486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1.7%, 영업이익은 7.8% 각각 증가했다. 특히 인도와 카자흐스탄 등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를 보이며 해외 사업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14.6% 증가했다.
롯데웰푸드는 하반기에도 상반기 내놓은 무가당 ZERO 브랜드 판매를 확대하고, 건강 지향 제품 수요가 증가한 점을 고려해 식물성 우유와 닭가슴살 소시지 등 최적화된 브랜드를 구축할 방침이다.
동원F&B는 매출이 9.1% 증가한 1조520억 원, 영업이익은 22.4% 오른 274억 원을 달성했고, SPC삼립은 연결기준 매출액은 5.5% 늘어난 8595억 원, 영업이익은 6.9% 증가한 251억 원을 기록했다.
양사는 하반기 생산과 물류 등 핵심 요소별로 경영 효율화에 집중해 외형 성장과 더불어 이익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풀무원은 상반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1조4854억 원, 영업이익은 33% 증가한 290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 역대 가장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
국내 사업은 식품서비스유통사업이 사업구조 개선 및 단체급식 지속 확대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주도했으며. 해외사업은 미국법인의 판매가격 인상, 물류비 안정화 등이 매출 확대 및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일본법인도 두부바의 매출 호조와 판매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하반기 풀무원은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을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화하고, 단체급식 수주 확대 및 재계약, 휴게소와 공항 채널 영업 활성화 등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여 이익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사업은 하반기 미국 아시안 누들 생산라인 증설, 일본 주력 제품인 두부바의 라인업 및 판매 채널 증대, 중국 냉동·면류 등 고성장 품목 강화를 통해 성장 및 수익 개선을 지속할 방침이다.
오리온은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시장에서 선전에 힘입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1조3837억 원으로 집계했다. 하반기에는 각 법인별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스낵, 파이, 비스킷 등 주력 카테고리에서 경쟁력 높은 신제품 출시와 영업력 강화를 통해 매출 확대에 나선다.
특히 라면업계의 선전이 눈에 띈다. 농심은 2023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6979억 원, 영업이익 1175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8%, 영업이익은 204.5% 증가했다.
농심 성장의 핵심은 해외다.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미국법인이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에 해당하는 337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삼양식품도 매출 2854억 원, 영업이익 440억 원을 올리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8%, 61.2% 증가했다. 해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한 1899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작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미국·중국 판매법인의 성공적인 안착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오뚜기 역시 각각 11.9%, 15.3% 늘어난 매출 8831억 원, 영업이익 550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라면업계의 실적 성장세를 점치고 있다. 고물가 시대 가성비 트렌드와 맞물려 대표적인 성장 품목으로 자리매김한 라면은 중기적으로도 증가하는 해외 수요 및 글로벌 입지가 확대되며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관건은 원료 값 상승기류다. 작년 말 내림세로 돌아선 곡물 가격이 올해도 떨어지며 수익성 개선이 전망됐으나 국제 원자재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창지대 포격, 흑해곡물협정 등으로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오는 10월부터는 우유 원유가격도 올라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물론 식품업계는 원료에 대해 6개월가량 선주문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적 등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장기간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원료값 상승세가 당장의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이미 인건비나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 제반 비용이 오른 상황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장기화될 경우 연 내 식품업계 가격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국제 곡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식품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가격을 인하한 라면, 제과·제빵 등 업계의 경우 4분기에는 가격을 다시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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