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되는 표시기준ㆍ유형의 불명확성’ 등 ‘식품표시광고법’ 문제점과 개선방향은?
- 김윤경 기자
- 승인 2022.08.23 17:48
이은영 전북대 교수, ‘식품표시 관련 법제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발표
식품위생법, 건강기능식품법, 축산물위생관리법 등에 산재돼 있던 식품 표시ㆍ광고 관련 법을 하나의 법으로 통합한 ‘식품 등의 표시ㆍ광고에 관한 법률(이하 ‘식품표시광고법’)’이 2019년 3월 14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식품표시광고법은 개별 법률 간 차이 해소 등 입법성과도 있으나, 식품표시에 관한 기본법으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지 문제가 제기됐다.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은영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일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식품안전정보원과 한국소비자법학회가 공동 개최한 ‘2022년 식품표시광고와 소비자 관련 판례동향’ 학술대회에서 ‘식품표시 관련 법제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현행 식품표시광고법의 문제점으로 △적용 대상ㆍ범위의 불명확성 △식품표시에 관한 통합법으로서 한계 △금지되는 표시기준ㆍ유형의 불명확성 △식품 표시ㆍ광고 실증제의 한계 △식품 표시ㆍ광고 자율심의제의 한계 등을 지적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식품표시 관련 규정 재정비 △새로운 유형의 표시ㆍ광고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 근거 규정 마련 △표시ㆍ광고 위반 유형에 따른 제재 수준 합리화ㆍ정합성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가 밝힌 식품표시광고법 주요 문제점과 개선방향.
문제점
적용 대상ㆍ범위의 불명확성= 식품표시광고법의 적용 대상ㆍ범위가 불분명함에 따라 다른 특별법이 규율하는 특정 식품의 표시에 대해서도 식품표시광고법이 배타적으로 적용되는지, 아니면 중첩적으로 적용되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개별 식품의 식품표시를 규율하는 법 규정을 확정하기 어렵고, 법규 경합에 따른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1차 농수산물과 가공식품의 구분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과 맞물려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식품표시에 관한 통합법으로서 한계= 식품표시광고법은 기존 식품표시기준의 의무표시사항 중 주요 사항을 법률로 승격시켰음에도 일부 사항만 법률에 열거되고 나머지 표시사항은 다시 총리령에 위임됨에 따라 개별 식품에 대한 표시사항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하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원산지 표시, 알레르기 유발물질 등과 같이 소비자의 안전보호 또는 알 권리 보장을 위해 반드시 표시돼야 할 표시사항이 누락된 점은 차치하더라도 수범자의 법령 이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입법 기술적인 차원에서 법률ㆍ시행령을 체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식품표시광고법이 개정돼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소비기한 표시제는 식품안전과 관련해 소비자 보호라는 식품표시광고법의 입법 목적과 관련해 우려를 낳고 있다. 개정 법률에 상당기간 유예기간을 두고 있지만, 수십 년에 걸쳐 유통기한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에게는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기간 소비기한과 유통기한을 병기하는 방식으로 관련 법령을 다시 개정할 필요가 있다.
금지되는 표시 기준ㆍ유형의 불명확성= 식품표시광고법은 종래 관련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던 거짓ㆍ과장ㆍ오인ㆍ혼동ㆍ기만ㆍ비방 등 표시ㆍ광고의 개념 구분이 모호하고, 일부 하위규정은 법률의 위임 근거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법 제8조에서 금지되는 표시ㆍ광고의 유형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총리령에 세부 내용과 범위를 위임하고 있다.
금지되는 표시ㆍ광고 유형으로 ①질병 치료ㆍ예방 ②오인ㆍ혼동 ③거짓ㆍ과장 ④소비자 기만 ⑤타사 제품 비방 ⑥부당 비교 등이 있으며, 종전 건강기능식품법, 식품위생법,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서 금지한 식품 등의 표시ㆍ광고 유형 외에 다른 식품과 부당 비교표시 및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표시ㆍ광고를 추가했다.
소비자의 오인을 유발해 잘못된 선택을 유도하는 부당표시는 소비자의 알 권리와 합리적인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규율되는 것이 정당화된다. 부당표시 규제는 표시에 포함될 사항의 미표시와 기만적인 표시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전자는 정보 미제공에 따른 규율이라면 후자는 잘못된 정보 제공에 따른 규율이다. 다만, 중요 정보 미제공은 미표시와 기만적인 표시 모두에 해당할 수 있다.
부당표시 내지 과장표시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어떤 표시가 거짓인지, 아니면 사실과 부합하지만 다소 과장이 포함된 것인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부당표시광고의 일반법적 성격을 갖는 표시광고법 제10조는 사업자 무과실의 손해배상책임제도를 도입하고 있음에 반해 식품표시광고법에는 그에 관한 규정이 없어 이에 관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식품 표시ㆍ광고 실증제의 한계= 표시ㆍ광고 실증제는 전문적 지식, 자료 등 확보에 유리한 사업자에게 과학적 증명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시장경제 측면에서 합리성을 추구하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며, 광고 내용의 진실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다만, 표시광고법과 마찬가지로 식품표시광고법도 실증의무, 실증 방법과 요건만 규정하고 있을 뿐 실증 정도에 관하여는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향후 하위 법령을 통한 입법론 또는 판례 및 학설을 통한 해석론에 의해 그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식품 표시ㆍ광고 자율심의제의 한계= 식품표시광고법을 비롯한 식품안전 법제의 공통적인 입법 목적이 국민의 안전과 건강 보호에 있고,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식품표시광고에서 국가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심의단계는 완전한 자율화로, 관리ㆍ감독단계에서 국가의 규제라는 논의도 이미 발생한 식품안전사고에 대한 제재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점에서 부분적인 보완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현행 자율심의제가 헌법의 사전검열 금지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 제도 하에서 심의기구의 판정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확인과 같은 공적인 보증의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율심의기구로부터 적합 판정을 받은 식품표시도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로부터 면책되는 것은 아니어서 완전한 민간 중심의 자율규제가 과연 사업자에게도 유리한 것인지 한층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개선방향
식품표시 관련 규정의 재정비= 식품표시광고법이 제정됐음에도 여전히 각 식품 유형에 따라, 또 거래방식이나 부당표시광고 여부에 따라 식품표시에 어떤 법령이 적용되는지 혼란이 남아 있다.
식품표시광고법이 통합법으로서 자리매김하고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가능한한 최대한 개별적으로 분산돼 있는 식품표시 관련 규정을 식품표시광고법으로 집중시켜 재정비하는 것이 법제 개선의 출발점이라 할 것이다.
현행 식품표시광고법에서 다루고 있는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이외에 특수 유형의 식품 중 가장 주요한 것으로 분류되는 GM식품, 어린이용 식품, 특수용도식품을 추가함으로써 주요한 식품에 관한 표시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식품표시광고법을 재정비, 통합 식품표시법으로서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특수한 유형의 식품을 식품표시광고법에 편입시키는 경우 각칙 규정으로 개별적인 규율을 할 것인지, 아니면 특례 규정으로 규율할 것인지는 해당 법령의 입법목적, 규율 내용과 수준 등을 고려헤 면밀한 입법기술적 차원의 검토가 수반돼야 할 것이다.
새로운 유형의 표시ㆍ광고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 근거 규정 마련= 인플루언서의 뒷광고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표시광고 위반행위에 대한 입법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식품표시광고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의 별표 1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중 5.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시 또는 광고에서 열거하는 각 유형 또는 같은 시행령 제3조 제2항에 근거한 ‘식품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 제2조 제3호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시 또는 광고에서 열거하는 각 유형에 ‘인플루언서 또는 유명인에 의한 뒷광고’ 유형을 추가하거나, 예시조항 방식을 도입해 ‘기타 경제적 대가의 미표시 광고’ 유형을 추가하는 방식의 입법적 개선방안이 필요하다.
21대 국회에서 인플루언서의 뒷광고를 규제하기 위한 여러 건의 표시광고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므로, 의원입법 형태로든 아니면 정부입법 형태로든 표시광고법을 개정해 경제적 대가 미표시 광고에 대한 금지 규정과 함께 처벌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표시ㆍ광고 위반 유형에 따른 제재 수준의 합리화ㆍ정합성 확보= 식품표시광고법은 식품표시 기준의 미표시뿐 아니라 부당표시에 대해서도 동일한 수준의 징역 또는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당표시는 의무 표시사항에 대한 표시 누락과 비교할 때 적극적인 기망행위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될 수 있고, 단순 실수에 의한 미표시 사례를 부당표시와 동일하게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동일한 형량으로 처벌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최근 일반식품에도 기능성 표시가 가능하도록 식품표시광고법령이 개정됐으므로, 이를 반영해 기능성 표시가 가능한 일반식품도 건강기능식품에 준해 규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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