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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간식 시장에서 사랑받는 한국 스낵과 아이스크림

곡산 2022. 7. 3. 21:00

 

일본 간식 시장에서 사랑받는 한국 스낵과 아이스크림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2.07.01 15:49

한국과자, 단짠 등 다양한 맛 한 번에 즐겨 매력…젤리 등으로 범위 확대
오프라인 구입 비중 66%…인터넷 구매 9% 그쳐
농심 새우깡 등 매운맛 10위권…한글 표기 선호
아이스크림은 디저트로…가구당 구매액 1만 엔 넘어
‘에캅’ 등 장수 브랜드 상위권…수입산 고급화 전략

최근 일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즐겨먹는 간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아이스크림과 한국 스낵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한국 과자는 일반 슈퍼마켓이나 편의점뿐만 아니라 심지어 복합 쇼핑몰의 의류 매장에서도 한 켠을 차지할 만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단짠의 매력 ‘한국 과자’


코트라 도쿄무역관이 일본의 'Ranking goo'가 2021년 진행한 설문조사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한국 과자를 찾는 이유는 일본 과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복합적인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과자는 짭짤한 맛이나 달콤한 맛의 과자가 뚜렷이 구분되어 있는 반면, 한국 과자는 소위 '단짠' 조합으로 한 종류의 스낵에서 단맛·매운맛·짠맛 등 다양한 맛을 한 번에 맛볼 수 있어 자꾸 생각나게 하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맛과 함께 화려한 비주얼 또한 셀링 포인트 중 하나다. 마시멜로를 건조시킨 '멜로팝'은 컬러풀한 색감으로 일본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최근 한국의 스낵류를 찾는 일본 바이어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스낵에서 젤리류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일본 내 한국 과자의 주요 구매처는 예상과 달리 오프라인의 비중이 전체의 66%로 인터넷 구매 9%를 크게 상회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일본의 대형 할인 잡화점 '돈키호테'에서 구매했다고 응답한 비중이 14%, 일본의 수입 식료품 체인점 '칼디'가 14%였으며, 일반 슈퍼마켓이 11%, 신오쿠보 등 한인슈퍼가 10%로 각각 뒤를 이었다. 예전에는 신오쿠보와 같은 한인타운이나 한인 슈퍼마켓에 가야 구매할 수 있었던 한국 과자를 이제는 일본의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한국 과자가 맛의 구분이 뚜렷한 일본 과자와는 달리 다양한 맛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코트라 도쿄 무역관)

한국 과자를 구입하게 된 계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견해 구입했다는 응답이 전체의 4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주변 지인의 추천이 29%, SNS 및 TV 등의 매체를 통해 알게 되었다는 응답이 14%였다. K-Pop 아이돌이나 드라마·영화 등 한류 콘텐츠를 계기로 구입하게 됐다는 비중은 전체의 5%에 그쳤다.

이 외에도 한국 과자의 선호도를 보면, Tom’s farm의 허니버터 아몬드가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마켓오의 리얼브라우니, 3위는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차지해 주로 달콤한 맛을 가진 과자가 인기가 있다. 또 해태의 신당동 떡볶이맛 스낵이 8위, 농심의 매운 새우깡이 9위를 차지하는 등 매운 맛이 가미된 과자도 10위권 내에 랭크됐다.

한편, 최근 한국 제품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과거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제조된 'Made in KOREA' 제품이어야 하며, 이왕이면 패키지에 한글이 표기돼야 잘 팔린다고 한다.


간편 디저트로 인기 높은 아이스크림


한국 과자와 함께 아이스크림도 일본 간식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201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성장한 일본 아이스크림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간식 수요가 늘면서 2021년 1가구당 아이스크림 지출이 1만148억 엔을 기록하며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 1만 엔을 넘어섰다. 이는 외출 자제로 가정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 중 하나로 아이스크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과 겨울철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요인이다.

무역관이 만난 일본의 제과 유통관계자도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소비 증가로 집에서 디저트를 만드는 홈베이킹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상에서 아이스크림을 이용해 음식이나 과자를 만드는 콘텐츠가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아이스크림 시장의 확대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코로나19 이후 일본의 장수 아이스크림의 인기가 높아졌는데, 특히 기본에 충실한 맛으로 꾸준히 사랑받아온 '에셀 슈퍼컵 바닐라'가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안과 함께 리스크 회피형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기본적인 맛을 선택함으로써 실패를 줄이고 싶다는 소비자의 심리가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아이스크림 시장은 일본 국산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가 각기 다른 판매전략을 구사하며 공존하는 구조다. 일본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과 접근성, 끊임없는 제품 개발 노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오랫동안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하겐다즈나 베스킨라빈스 등 수입 브랜드는 일본 브랜드와는 다른 고급화·다양화 전략을 통해 견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장수 브랜드들의 꾸준한 인기

일본 아이스크림 시장에선 출시된 지 30년이 넘는 장수 브랜드들이 여전히 인기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한 예로, 일본 국내 아이스크림 인기 베스트 2, 3위를 차지한 모리나가의 ‘점보 모나카’는 1972년 출시됐으며, 에자키 글리코의 ‘파피코’는 1974년 처음 시장에 선보였다. 1위를 차지한 메이지의 ‘에셀 슈퍼컵’도 1994년 출시됐다.

이처럼 장수 아이스크림들의 꾸준한 인기 비결로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일본 전국 어디에서나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 두 번째로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메이커들의 끊임없는 제품 개발 노력, 세 번째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과거 향수나 그리움으로 인한 노스탤지어 소비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비결로 분석된다.

◇수입 브랜드의 고급화·다양화 전략

하겐다즈는 일본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고급화 전략을 통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하겐다즈는 1984년 일본에 상륙한 이후 경쟁사보다 가격대가 높지만 다양한 계절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매년 가을과 겨울 시즌에 한정판 제품을 출시해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 수요가 감소하는 겨울철에도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아이스크림의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는 여름철 7~8월이지만, 하겐다즈는 겨울 시즌인 12월 매출이 연간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베스킨라빈스는 16가지 종류의 맛의 조합을 즐길 수 있는 버라이어티 박스를 비롯해 고객이 직접 원하는 아이스크림 장식을 고를 수 있는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 소비자 취향에 맞는 다양한 디저트 제품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2021년 베스킨라빈스의 매출액은 193억8,000만 엔으로 코로나19 이전의 매출을 웃돌았을 뿐만 아니라 2013년 이후 최고 이익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