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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2분기 전망 ‘흐림’…원자재 값 상승에 환율 부담 ‘이중고’

곡산 2022. 5. 19. 14:45
식품 2분기 전망 ‘흐림’…원자재 값 상승에 환율 부담 ‘이중고’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5.17 07:45

1분기 매출 증가 불구 영업이익 감소…가격 인상 효과 사라져
새 정부 물가 안정 강조 불구 2024년까지 안갯속
원가 압력 가중 땐 하반기 대대적 가격 인상 예상

갈수록 치솟는 원료값 부담에 식품업계의 2분기 전망이 밝지 않다. 작년부터 올 초까지 가격 인상을 통해 이를 만회하고 있지만 그 효과도 1분기 대부분 사라졌다는 것이 업계의 하소연이다.

실제 올 1분기 식품업계 실적을 보면 매출은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대부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식품사업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13% 증가한 2조6095억 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약 4% 줄어든 1697억 원에 그쳤다.

동원F&B도 14.5% 증가한 매출 9479억 원과 달리 영업이익은 27.9% 감소한 322억 원이며, 대상 역시 매출은 12% 오른 9149억 원이지만 영업이익은 10.2%가 하락한 489억 원에 머물렀다. 매출은 늘었지만 사실상 남는 장사는 아니었던 셈이다.

업계 영업이익 감소는 밀가루, 식용유, 대두, 원당 등 원재료와 물류비 등 전반적인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연관이 크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등이 지속 상승한데다 러-우 사태까지 더해져 전 세계 원재료 가격이 요동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뾰족한 묘수가 없어 식품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제는 상황이 갈수록 더 심할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 2분기 국내로 들어오는 식용 곡물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0.4%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3.7% 증가한 것.

러-우 사태가 장기화되며 곡물 생산량이 줄어 가격 변동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원재료 상승세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 밀 가격은 40%, 곡물 전체 가격은 23% 치솟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2024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280원대로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 대신 곡물을 제3국에서 수입하려던 업계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원재료값 상승은 차치하더라도 환율 상승은 타격이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료값 상승에 환율 부담까지 더해져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이다. 가격을 올리는 방법밖에 없지만 소비자 가격 저항이 심한데다 새정부에서도 물가안정을 강조하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딱히 해결책이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시식 등 판촉 활동에 비용까지 투자해야 하는 식품업계의 전망이 어두운 이유다.

단 국내 제분·전분당·대두가공 업계는 7~9월 사용물량까지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계약물량 포함 시 내년 1월), 추가 소요 물량도 입찰을 통해 확보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재고 확보 기간 내 국제 원료값이 안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구매 및 생산역량 강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핵심제품 위주로 국내외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안정적 식량 공급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밀·콩 중심 국내 자급기반 확충 △민간 기업을 통한 해외 곡물 공급망 확보 등 대책을 마련하고, 관계부처와 협력해 재정·세제지원 등 추가적 조치도 적극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갈수록 밀, 옥수수, 팜유, 소맥 등 원료값 압박이 가중될 것을 보여 실적 부담을 느낀 업계에서 하반기 대대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