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5주년 특집 Ⅲ] 뉴노멀, 포스트 코로나…미래 식품 트렌드는?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9.29 07:35
건강·편리성에 전자상거래 의존도 상승
제품 가격 오르는 ‘식품 인플레이션’ 예상
독일 팬데믹 효과 식품 시장 연간 7% 성장
외식 대신 간편식…홈 쿠킹에 소스 신바람
코로나19는 미래를 향해가고 있는 식품산업 주기를 5년 이상 앞당겼다. 보다 편리하면서도 건강함을 갖춘 식품이 소비자 선택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 지 오래고 먹는 곳, 사는 곳 심지어 식단에 접근하는 방식도 변화했다. 가장 주목할 소비 트렌드는 ‘건강’이다. 소비자들은 과거 단순 육체적인 건강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최근 추세는 정신적인 건강까지 식품을 통해 위로받길 원한다. 식품을 통해 스트레스가 해소되길 바라며 마음의 안정화, 숙면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식물성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포장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외면받고 있다. 또 비대면 쇼핑이 자리 잡으며 온라인 사용 비중이 높아지자 업계에서는 2030세대를 넘어 4060세대까지 겨냥한 마케팅에 한창이다. 이와 함께 재택근무 등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들을 겨냥한 외식전문점 수준의 테이크아웃 제품, HMR 보다는 요리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는 밀키트 등이 갈수록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는 창간 25주년 특집 Ⅲ ‘뉴노멀, 포스트 코로나…미래 식품 트렌드는?’라는 주제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식품시장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트렌드 분석과 이에 대한 마케팅 전략 등을 다뤄봤다.
▨ 미국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서 테이크아웃·간편식 수요 확대
레디밀·냉동식품, 집요리로 적당…소규모 ‘홈파티’ 유행
트레스 해소·정서적 안정감 주는 ‘컴포트 식품’에 관심
코로나19(COVID-19)는 편리함과 건강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요구를 재편성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코로나 시대 이후 ‘넥스트 노멀’이 미국에 도래하면 소비자들은 빠르고 맞춤형인 식품, 원활한 온라인 거래를 선호하고 전체론적 건강 솔루션에 대해 이보다 더 새로운 니즈를 가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은 코로나19 이후 미국 식품 시장의 3가지 키워드로 △소비자들의 보다 캐주얼한 하이브리드 생활패턴에 맞추기 △새로운 전자상거래 쇼핑객의 충성도 키우기 △건강에 대한 새롭고 더 총체적인 관점 수용 등을 꼽았다.
민텔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3분의 2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삶의 우선순위를 재평가하게 됐다는 것에 동의했다. 특히 식품 분야에서 소비자들은 그들이 먹는 곳, 식료품을 사는 방식, 식단에 접근하는 방식에 가장 큰 변화를 일으켰다고 입모아 말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새로운 습관과 태도 중 많은 부분이 ‘포스트 코로나·넥스트 노멀’ 시대의 미국에선 일상이 될 것이다. 소비자는 보다 유연한 식사 패턴, 전자상거래에 대한 높은 의존도, 건강에 대한 사전 예방적 접근 방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민텔은 예측했다.
이런 변화엔 재정적인 측면의 이유가 크다. 미국 성인의 20%는 코로나19 이후 재정 상황이 궁핍하거나 어려움에 처했다고 응답했다. 이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그룹은 18~24세(성인 Z세대), 히스패닉계 및 흑인인구 등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식품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식품 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고려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넥스트 노멀’ 시대에 식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우선순위는 지속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및 식품 가격 상승과 같은 거시경제적인 문제는 모든 소비자들의 가치 우선순위를 변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43%는 팬데믹 기간 동안 식사 및 음식에 대한 지출을 줄인 것이 개인적인 재정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고, 34%는 높은 식품 비용이 팬데믹 기간 동안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28%는 재정이나 국가 경제가 악화되면 더 저렴한 가격의 식품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답했다.
◇보다 캐주얼해진 ‘하이브리드’ 생활패턴에 맞추기
미국 성인들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의 출근과 재택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일정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표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성인의 38%는 고용주가 하이브리드 근무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신의 식사 시간과 메뉴를 설정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실에 민텔은 대면 근무일에는 음식을 테이크아웃하고 재택 근무일에는 천천히 조리되는 저녁 식사를 원하는 등 식사 상황에 맞게 제품을 개인화할 수 있는 간편식에 대한 새로운 니즈가 발생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 코로나19가 식습관에서 바꾼 것들. (자료=민텔)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기 위해 봉쇄 권고를 펼쳤던 기간에 미국 시장에서는 소규모 홈파티를 위한 밀키트, 스낵세트 등이 출시됐고, 시즌메뉴들이 기존 홀리데이보다 일찍 선보였다. (사진=민텔)
실제로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기 위해 봉쇄 권고를 펼쳤던 시기에 미국 소비자의 49%가 식사 장소를 ‘집’으로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작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부분의 식사를 집에서 먹은 미국 소비자의 33%는 자신이나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것이 지겹다고 응답했다. 이에 식품 소매업체와 서비스 사업자가 집에서 가깝거나 멀거나에 상관없이 요리에 대한 피로감을 줄이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민텔은 전망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근무를 위한 휴대용 및 맞춤형 식사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민텔은 강조했다. 레디밀, 냉동식품은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점심을 찾는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좋은 위치에 있는 제품으로, 소스 또는 반찬으로 개인 선호에 따라 맞춰 변형할 수 있는 식품으로 개발된다면 저녁식사 제품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안전하고 위생적인 테이크아웃을 위한 식품 및 포장 제품도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포장식품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필수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상황에도 완전히 밀봉된 음료와 스낵은 혼잡한 기차나 버스에서 오염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
작년 겨울부터 직계 가족만 함께하는 소규모 홈파티가 유행하는 등 새로운 파티 트렌드가 부상하기 시작함에 따라 오는 가을과 겨울에 있을 휴가 시즌에도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변화할 수 있어 이에 식품업계는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 중 35%가 자신이나 가족을 위한 새로운 휴가 전통을 만들었다고 응답했다. 올해도 이런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정된 휴일보다 다른 날 진행되는 소규모 홈파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 식료품의 양은 줄어들고 소비기한은 길어져야 한다고 민텔은 조언했다.
소비자 절반 온라인 쇼핑 활용…밀레니얼 세대 취향 맞아
개인화된 추천 니즈 증가…식품 쇼핑 지원 서비스 유망
◇ 새로운 전자상거래 쇼핑객의 충성도 키우기
민텔은 온라인을 통한 식품 쇼핑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는 국내외 식품 시장에 대한 전자상거래 장벽을 허물었다. 식품업체와 브랜드들은 저렴한 배송료와 개인화된 프로모션 및 추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미국 소비자의 57%는 매장 쇼핑보다 온라인 쇼핑을 더 많이 했다고 응답했다. 또 식품을 온라인으로 더 많이 쇼핑한 소비자의 54%는 온라인 쇼핑이 생각보다 편리하다고 응답했고, 이후에도 온라인 쇼핑을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 쇼핑을 고수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베이비부머 세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온라인 쇼핑에서 이탈할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55~64세의 미국 남성 소비자들은 ‘무료 배송을 위한 최소 구매 요건’이 온라인 쇼핑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꼽아 낮은 수수료에 대한 업계의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을 차에서 내리지 않고 지정 장소에서 받는 서비스인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은 배송료 없이 소비자에게 거리에서 무료 픽업을 할 수 있어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Pixabay)
미국에서 세대별 온라인 쇼핑객의 예상 온라인 쇼핑 비율. (자료=민텔)
특히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을 차에서 내리지 않고 지정 장소에서 받는 서비스인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은 배송료 없이 소비자에게 거리에서 무료 픽업을 할 수 있어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소비자의 33%는 비대면 도로변 픽업 옵션이 있는 경우 레스토랑 테이크아웃 또는 배달 주문을 선호했고, 34%는 배달보다도 매장에서 픽업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시 커브사이드 픽업을 이용하는 미국 소비자의 66%는 이 배송옵션 때문에 온라인 쇼핑을 선택했다고 응답했다.
또 온라인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가 식사를 계획하고 쇼핑 목록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도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기업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소비자의 쇼핑목록을 검토하고 식사 계획 및 조리법을 제안할 수 있다. 또 쇼핑 목록을 저장하거나 주요 품목의 정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런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에 대한 니즈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민텔의 조사에 따르면 매장에서 식품 쇼핑을 하는 미국 소비자의 41%는 앱을 사용한 개인화된 할인 및 프로모션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온라인 식품 쇼핑을 하는 미국 소비자의 55%는 개인화된 레시피와 아이디어에 관심이 있으며 56%는 개인 쇼핑 습관에 따라 시도해야 할 품목을 추천해 주길 원한다고 답했다.
쇼핑 데이터는 제품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식품 쇼핑을 하는 미국 소비자의 절반은 주로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과 동일한 브랜드를 구매한다. 그러나 24%는 내년에 정기적으로 다른 음식을 시도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58%는 팬데믹 이후 새로운 요리나 베이킹 레시피를 시도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상황에 신제품에 대한 데이터 기반 제안은 고객들이 새로운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미국 소비자들은 다양한 음식을 시도하면서 세대별로 식습관의 변화를 주고 있다. (자료=민텔)
◇ 건강에 대한 새롭고 더 총체적인 관점 수용
건강에 대한 새롭고 보다 총체적인 관점을 가지게 된 소비자로 업계는 새로운 식품 니즈에 맞닥뜨리게 될 전망이다. 식품 브랜드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모든 것을 포괄하는 새로운 관점에서 제품을 개발하게 될 것이다. ‘자기 관리’에 대한 접근방식은 ‘편리한 음식’에서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옮겨져 갈 것이고, ‘건강’에는 이제 신체적 건강을 포함, 정신적, 정서적 건강까지도 사전 관리할 수 있는 예방적 솔루션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새로운 식품은 기능성 제형 및 편의 식품을 통해 일상적인 스트레스 요인을 상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민텔은 조언했다.
민텔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절반은 올해 ‘건강’을 최우선 순위로 삼을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45%는 작년 1월보다 11월에 자신의 건강을 더 잘 통제할 수 있게 됐다고 느꼈다. 반면 28%는 건강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고 느꼈다. 식품업계는 코로나로 집에서 더 많은 자유시간과 새로운 식단 습관을 가진 소비자들에게 통제력을 유지하도록 돕기 위한 제품을 선보이고, 전염병에 대한 우려, 스트레스 및 의욕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면역 건강과 정신 및 신체적 건강 포지셔닝의 제품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건강 관리에 미치는 세대별·성별 영향 : "나는 내 정신건강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자료=민텔)
미국 시장에서 코로나19 이후 신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적, 정서적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제품 또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로마를 사용하거나 어린 시절 정서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컴포트 푸드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민텔은 전망했다. (사진=민텔)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정서적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제품 또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텔의 올해 ‘글로벌 식음료 트렌드’ 관련 조사에 따르면 음식과 음료는 기분과 감정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엄청난 ‘팬데믹 피로’로 인해 정신, 정서적 건강의 중요성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한 건강기능식품과 더불어 이를 해소하려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 주는 편의제품 또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와 수면장애를 해소할 수 있는 제품부터 정신력 및 면역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식품까지 광범위한 접근 방법이 가능하다.
아울러 정서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컴포트 푸드(Comfort Food)’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컴포트 푸드란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하며 먹으면 위안이 되는 음식을 말하는 것으로, 식품 기업들은 비교적 건강하지 않은 컴포트 푸드 제품을 더 나은 재료로 만들어 재창조 가능하다고 민텔은 제언했다.
건강하고도 조리가 편리한 식품이 코로나19 이후 식품 소비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웰빙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의 43%는 코로나19로 인해 음식의 건강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지만, 53%는 맛이 좋은 제품, 47%는 준비하기 쉬운 제품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유럽
유산균 등 면역력 강화·정신적 웰빙 주는 식음료 부상
지구 건강에 관심…식물성 식단·친환경 포장에 공감대
맥주 등 알코올 음료·생수 감소…‘저도주·무알코올’ 수요
2020년 4월 이후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가 봉쇄령이 내려지며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고 많은 소비자들이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결과적으로 칼로리 섭취량은 전적으로 가정 내에서 이뤄졌고 식품 소매업체의 매출은 급성장했다. 특히 독일에선 작년 겨울부터 감염자 수가 재증가하면서 올해 3월까지도 전국에서 야간 통지 금지령이 시행되는 등 엄격한 통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올해 5월에서야 비로소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며 감염자 수가 감소함에 따라 독일 정부는 첫 번째 개방 조치를 선포했고 아직 회복 속도는 더디다는 것이 민텔의 설명이다.
작년 독일 식품 소매 판매 추정 시장 규모는 2677억 유로로 전년대비 8% 성장하며 팬데믹은 상당한 급성장을 일으켰다. 또 장기적으로 2026년까지 7%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시장에 지속적인 상승세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민텔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독일 소비자의 22%는 코로나19 발병 이전에 비해 식품에 더 많이 지출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8%만이 지출을 줄였다고 답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독일 식품 시장에서 급성장을 보인 카테고리는 빵, 소스 및 스프레드, 간편식 등이다. 식사 장소가 대부분이 집으로 이동하면서 빵과 그와 함께 먹는 스프레드 소비가 증가함과 동시에 홈쿠킹의 유행으로 요리 소스류, 간편하게 조리 후 바로 섭취할 수 있는 간편식 등의 매출이 증가한 것.
민텔의 조사에 따르면 빵 제품의 작년 소매 판매는 금액에서 6.6%, 수량 기준 5.3% 증가한 것을 추정된다. 특히 빵 제품의 수요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비축 소비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생상의 이유로 포장 식품으로 보관이 가능한 빵은 냉동에 적합하고 모든 식사에 적합하다는 이유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아울러 독일의 간편식 소비자의 52%는 외식 대신으로 간편식을 구매했다고 응답했다. 이중 레디밀과 냉동 피자는 작년 판매액 기준 전년대비 11%, 수량 기준 1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또한 빵과 마찬가지로 냉동 보관이 가능한 포장 식품이고 외식업의 폐쇄조치에 따라 다양한 요리를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축 식량으로서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또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독일인들이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이 늘어 요리 소스의 소비 또한 늘어났다. 소스류는 작년 판매액 기준 전년대비 10.4%, 판매량 기준 8.3% 증가했다. 요리 소스의 소비 증가는 장기적으로 소비자가 더 많은 맛과 소스를 사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도록 장려해 홈쿠킹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민텔은 전망했다.
반면 알코올 음료는 외식업종의 폐쇄 조치와 사교모임의 감소로 소비가 크게 줄었다. 예를 들어 독일의 맥주 소비량은 전년대비 작년 5.4% 감소해 큰 하락세를 보였다. 아울러 생수 소비 또한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감소했다. 작년 독일의 생수시장은 판매액 기준 4.6% 감소했다.
외식업 또한 폐쇄조치로 인해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레스토랑들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절반 아시아의 소비자가 발병 이전에 비해 여전히 외식을 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중단기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독일 시장 상황을 토대로 민텔은 유럽 시장 진출을 앞둔 식품 브랜드는 △새로운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혁신을 촉진하고 △지구 건강에 더 주목하고 △현지 구매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 새로운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혁신
팬데믹은 소비자들이 식품을 쇼핑하고, 요리해 먹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식품 브랜드가 트렌드에 따르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비자 요구에 부합하는 혁신을 제시해야 한다고 민텔 측은 주장했다. 주요한 트렌드로는 정신적 웰빙 추구와 면역력 지원 등이다.
특히 ‘정신 건강(Mental health)’는 코로나19 발생 기간 동안 독일 소비자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민텔의 조사에 따르면 독일 소비자의 34%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정신 건강에 대해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여성(40%)은 남성(32%)보다 정신 건강에 대한 더 높은 우려를 표현했다. 또 실제로 소비자 4명 중 1명은 정서적 혜택을 제공하는 음식과 음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정서적, 정신적 웰빙이 중요해짐에 따라 소비자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해소하고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재료, 제품 및 브랜드에 점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 아로마를 사용하거나 소비자가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도록 수면 및 휴식에 도움을 주는 식품들이 각광받을 것으로 민텔은 전망했다.
이는 식품 브랜드가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정서적 혜택과 연관성을 형성하는 혁신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기회들을 조명한다. 예를 들어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 아로마를 사용하거나 소비자가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도록 수면 및 휴식에 도움을 주는 식품들이 각광받을 것으로 민텔은 전망했다.
이러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건강을 위해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추세도 보이고 있다. 올해 독일 주류 시장의 키워드는 ‘덜 마시지만 더 나은’ 것을 소비하는 것이다. 이 메시지에 맞춰 더 책임감 있는 음주를 장려하는 알코올 도수가 낮거나 무알코올 음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알코올뿐만 아니라 당 함량 또한 우려하고 있다. 독일 주류 구매자의 55%가 RTD 알코올 음료의 당 함량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저당 및 무알코올 음료에 대한 시장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한 예로 유럽 주류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하드셀처’는 건강한 주류로의 혁신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민텔의 평가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웰빙 트렌드는 면역 강화 식품 및 음료에 대한 관심을 주도하고 있다. 또 다른 유행성 질병에 대한 우려는 면역 건강에 중점을 둔 제품에 대한 수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면역 건강과 관련성이 있다고 알려진 장내 미생물, 유산균을 활용한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 소비자의 50%가 소화기·장 건강을 위한 식단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식품의 면역 강화 효과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면역력에 대한 건강기능성을 가진 제품의 출시는 전체 시장에서 비교적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유하는 식품은 ‘면역 시스템의 정상적인 기능에 기여’한다는 건강 강조표시로 독일 시장에서 승인됐으며, 앞으로 관련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며, 식물성 식단이나 건강한 식생활과 같은 최신 트렌드와 면역 지원을 결합하는 것도 좋은 시도라고 민텔은 주장했다.
‘홈쿠킹’ 또한 새로운 소비자 요구로 부상했다. 재택근무로의 전환은 많은 소비자들이 집밥 요리에 도전하게 만들었고 실제로 독일 소비자 중 22%는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요리를 더 많이 시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세대별로 보면 16~24세 Z세대 소비자가 가장 높은 비중인 33%로 홈쿠킹에 대한 열망을 표현했으며, 25~34세는 28%, 35~44세는 23%, 55세 이상은 19%, 45~54세는 17% 순이었다.
코로나19 발병이 완화되면 처음보다 더 많이 요리할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의 연령별 비율(자료=민텔)
이중 15%는 ‘홈쿠킹이 지루해지는 것’을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았기 때문에 식품 브랜드들은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한 레시피 공유, 매력적인 쿠킹 콘텐츠 등을 통해 요리 피로를 줄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라이브 기능은 식품 브랜드가 기존 고객은 물론 잠재 고객들까지도 연결할 수 있어 제품을 이용한 쿠킹 라이브 세션을 통해 창의적인 요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은 젊은 세대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 포장과 매장(POS) 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외식 경험을 재현하고 현장에서 얻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신제품 개발로 가져오거나 인기있는 외식 요리를 소비자들이 재현할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다고 민텔은 조언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 통한 요리 라이브 세션 고객 유인
공동체 의식 고조 자국·지역 기업 제품에 더 구매 의사
◇ 더 주목받는 지구 건강
글로벌 소비자들은 자신의 건강에 집중할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지구 건강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 독일 소비자의 22%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환경을 더 우선시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높이고 식품 포장의 환경친화적 성격을 식품 소비 시 더 고려하게 했다. 탄소 발자국 등 환경친화적 측면을 개선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질 것이고 이에 목소리를 내는 브랜드는 환경을 의식하는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식물성 식단을 선호하는 것도 이러한 환경보호의 측면이 크다. 독일인의 3%는 ‘채식주의자(vegetarian)’고 15%는 ‘유연한 채식주의자(플렉시테리언, flexitarian)’로 육류를 배제한 식물성 식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성 제품의 생산을 둘러싼 환경 문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의 도약에 비춰 식물성 식품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소비자들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자신의 건강에 집중할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지구 건강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 소비자는 건강과 환경보호를 위해 식물성 식단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사진=민텔)
식물성 식품 트렌드는 더 나아가 일반 식품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소비자의 20%는 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해 식물성 원료로 만든 식품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젊은 세대인 16~24세의 소비자 중에서는 33%를 차지했다. 이에 완전 식물성 식품과 이를 주재료로 하는 대안식품들이 유럽 소비자들에게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식물성 식품을 요리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도 여전히 많다. 육류 대체품의 경우 해당 제품을 사용해 본 소비자 중 76%가 제품을 사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배우고 싶어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관련 식품 브랜드들은 판매 시점(POS)에서 매장 내 샘플링 등을 통해 새로운 식품의 레시피에 대한 영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민텔은 강조했다.
또한 친환경 포장 또한 주목받고 있다. 민텔 데이터에 따르면 독일 소비자의 19%가 코로나19의 발병이 더 이상 우려되지 않을 때 더 많은 친환경 브랜드 또는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맥락으로 독일 식품 시장에선 가성비를 앞세운 대용량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용량 식품 포장은 식료품 매장 방문 빈도를 줄일 수 있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고, 소포장 및 다중포장으로 인한 환경적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과 소포장의 같은 제품 대비 더 나은 가성비를 가진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렇듯 소비자들이 점차 친환경 포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식품 브랜드와 제조업체는 친환경 포장에 대한 인증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에게 환경을 고려하는 가치 소비적인 측면을 강조해야 하고 적극적인 환경친화적 기업 경영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하지만 독일 소비자는 식품 포장의 영향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10명 중 7명(67%)은 식품 포장이 얼마나 환경친화적인지 나타내는 명확한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다양한 식품의 포장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은 복잡할 수 있지만 탄소 발자국을 비교하는 것은 이를 위한 접근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으며, 이러한 등급지표는 영양성분지표와 유사하게 포장에 직접 인쇄되거나 앱에 기록하는 등 도입할 수 있어 적용된다면 다양한 브랜드가 지속가능한 포장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도록 더 많은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아예 포장을 없애는 경우도 많아졌다. 독일에서는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포장 없는 매장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포장 없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슈퍼마켓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매장 내 리필용기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식품 브랜드들은 이를 활용할 방법에 대해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민텔은 제언했다.
일례로 작년 11월부터 독일 유기농 슈퍼마켓 체인인 Alnatura는 견과류, 씨앗 및 견과류, 버터 등의 플라스틱 포장을 줄이기 위해 ‘포장 없는 계산대’를 도입하기도 했고, 슈퍼마켓 체인인 Aldi는 2025년까지 포장되지 않은 과일, 채소의 비중을 4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전략을 수립했다.
하지만 동시에 포장은 식품을 보호하고 신선하게 유지해 식품 폐기를 최소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 독일 소비자의 11%는 코로나19 발생 기간 동안 바이러스에 오염된 식품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39%는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것보다 식품 위생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식품 브랜드는 환경친화적인 포장재로 개선함과 동시에 유통기한을 연장하고 식품 위생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포장의 역할에도 충실해야 한다.
◇ 현지 구매에 더 중점을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독일인들의 공동체 정신은 더욱 강해졌다. 이에 독일 현지 기업을 지원하려는 소비자의 욕구 또한 커졌다. 식품 브랜드는 현지에서 조달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해 고객들의 소비를 설득할 수 있을 정도다. 소매업체의 경우 선별된 지역 농산물을 제공한다면 제품 매력도를 높이고 구매유도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발생으로 독일산 농산물의 구매가 더 중요해졌다"에 동의하는 소비자의 연령별 비중 (자료=민텔)
실제로 독일인의 23%는 해외 기업보다 지역 기업에서 더 많이 소비하며, 39%는 2021년 3월부터 향후 12개월 동안 더 많은 현지 음식 및 음료 브랜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또 독일 소비자의 44%가 코로나19가 독일산 농산물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중장년층인 55세 이상 소비자에서 5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5~34세의 밀레니얼 세대 또한 44%가 현지 농산물의 중요성을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깨닫게 됐다고 답했다.
현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사게 되는 동인은 ‘신뢰’라고 민텔은 해석했다.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이 구현하는 고유한 신뢰감을 이용해 식품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이를 구매하고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라는 국가적인 재난 상황과 파괴적인 경제적 영향으로 많은 독일인이 국가 노동력과 경제를 지원하게 되면서 자국 및 자국 제품에 대한 매력이 매우 높아졌다. 식품 제조업체는 원료의 현지 출처에 보다 적극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현지 생산자에 대한 설명을 스토리텔링으로 구축할 수 있다.
▨ 소비자의 ‘편리함’과 ‘웰빙’이 글로벌 식품업계의 기회
‘편리함’과 ‘건강’은 넥스트 노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글로벌 소비자에게 최우선 순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택근무 일정으로의 전환으로 식사 시간과 쇼핑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시간을 절약하는 편의 식품과 온라인 거래가 필수적일 것이다.
또 건강과 자기 관리에 더 적극적으로 초점을 맞추기 위해 기능성 원료 및 영양성분이 충분한 제품이 지속 부상하며, 이 제품군은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수면, 휴식, 스트레스 해소 등의 기능성을 통해 정신적, 정서적 웰빙을 위한 제품들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소비자 개인의 건강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자신의 웰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구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식품 브랜드의 환경 친화성, 지속가능성 등이 주목받아 이를 위한 업계의 노력에도 소비자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간 25주년 특집Ⅰ] K-푸드 글로벌 경영…현지 깃발 꽂는 식품업계 (0) | 2021.10.06 |
---|---|
[창간 25주년 특집 Ⅱ] 식품업계 ESG (0) | 2021.10.06 |
[카드뉴스] 대체육 이어 식물기반 ‘대체 해산물’ 부상 (0) | 2021.10.06 |
‘위드 코로나’가 식품업계 위기?…프리미엄으로 승부수 띄운다 (0) | 2021.10.06 |
“내 아이디어로 탄생한 식품이라고? 대박!” (0) | 2021.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