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식품·외식 고성장 ‘라이브 커머스’ 마케팅 활발…3조 시장 3년 내 8조 예상

곡산 2021. 2. 8. 07:58

식품·외식 고성장 ‘라이브 커머스’ 마케팅 활발…3조 시장 3년 내 8조 예상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2.03 01:55

비대면 시대 실시간 소통에 소비자 열띤 참여
‘네이버·카카오쇼핑’ 이용…자체 플랫폼 구축도
SPC그룹 90분 방송으로 케이크 9만 개 판매
배달앱·유통업계도 식품 관련 특화 플랫폼 신설
검증 안 되고 기록 없어 규제의 사각지대 지적도

실시간 온라인 라이브 방송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가 최근 비대면 소비 트렌드를 타고 기존 홈쇼핑과 달리 스마트폰만 있으면 소비자와 판매자간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강점으로 소비자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어 과거 홈쇼핑으로 노하우가 있는 식품업계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3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3년 이커머스 예상 시장 규모 240조 원에 예상 침투율 3.5%를 적용해 8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작년 7월 시작한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서비스 출범 4개월 만인 지난 12월 말 기준 누적 조회 수 7000만 뷰, 구매 고객 수는 57만 명을 넘어섰다. 네이버 쇼핑라이브에 입점한 판매자는 8월 대비 257%, 거래액은 621% 늘었다. 또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카카오쇼핑라이브’도 누적 시청 횟수 2000만 회(1월 13일 기준)를 돌파하며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라이브커머스의 성장은 생소하게 받아들여졌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에 대해 소비자들의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언택트 시대가 지속되며 오프라인 활동이 자제되자 쇼핑 니즈를 온라인으로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특히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SPC그룹은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는 ‘카카오쇼핑라이브’ 방송을 통해 크리스마스 제품과 굿즈를 선보이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지난 12월 22일 저녁 7시 30분부터 90분간 진행된 방송에서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에서 준비한 크리스마스 상품을 공개했는데, 시청횟수 22만4450회, 최고 동시접속자 7686명을 기록하면서 크리스마스 케이크 제품은 판매 기간 중 9만 세트를, 거래액 기준 약 17억 원치를 완판했다.

지난 12월 BBQ는 ‘네고왕’에 함께 출연했던 광희와 윤홍근 제네시스BBQ 회장을 라방에 출연, 신제품인 ‘광희나는 신제품 시리즈’와 ‘황금올리브치킨’을 대상으로 선착순 3만개의 e쿠폰을 할인 판매하고 다양한 고객 참여 이벤트를 진행했다. 앞서 ‘네고왕’과 함께 진행한 BBQ 프로모션이 성공을 거두며 이날 영상은 조회수 560만회라는 높은 관심을 모았다. 제너시스 비비큐에 따르면 앞서 네고왕 방송을 통해 200만 명이 넘는 자체앱 가입 고객을 확보하는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효과를 거뒀다.

롯데GRS도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연말특집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롯데GRS와 네이버가 손잡고 단독으로 역대급 할인 행사로,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 자사 외식브랜드인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등 3개 브랜드의 제품을 대폭 할인 판매했다. 개그맨 김미려·정성윤 부부가 진행을 맡으며 실시간 모바일 금액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재미도 살렸다는 평이다.

이밖에 매일유업은 11번가에서 진행하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채널 ‘라이브11’를 통해 신제품 곡물음료 라이브를 진행했고, 동원F&B의 동원몰에서는 ‘잼라이브’와 연계한 라이브커머스를, 롯데네슬레코리아도 ‘그립(GRIP)’을 통해 네스카페 로스터스 초이스 등 인기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배달앱·유통업계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참여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외식업계와 배달의 민족과의 협업 가능성에 주목, 작년 말부터 라이브커머스 부문을 신설하고, 관련 인원을 충원 중이며, NS홈쇼핑도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식품 특화 라이브 방송인 ‘최고의 맛남’을 정식 론칭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특히 가정간편식 브랜드를 중심으로 대형 온라인 유통사를 통한 방송에 집중하는 한편 자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론칭할 정도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잼라이브나 그립 등 전문 플랫폼을 통한 마케팅도 활기를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려의 의견도 있다. 라이브커머스가 실시간으로 진행되다보니 판매방송 내용이 검열 없이 방송되고, 방송 보존 의무도 없어 사후 기록이 남지 않는 규제의 사각지대로 소비자가 허위표시나 과대광고로 인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각종 법적규제를 받는 면허 사업인 홈쇼핑이나 전자상거래법을 적용되는 온라인 쇼핑과 달리 방송과 통신의 경계에 존재하는 라이브커머스에 대한 규제는 미흡한 편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홈쇼핑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율을 받는 면허사업이라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만 사업에 진출할 수 있고 재승인 심사를 통과하려면 충족해야 하는 각종 조건이 존재한다. 상품을 설명할 때도 표현과 구성 등에서 시청자 보호를 위한 내용규제도 있는 등 방송법이 적용된다.

식품위생법률연구소의 김태민 변호사는 “라이브 쇼핑방송은 홈쇼핑방송에 비해 너무나 자유롭게 규제가 전혀 없는 공간으로 기존 사업자들에 비해 새로운 특혜가 생겨 일종의 풍선효과가 생길 수밖에 없다. 기존 홈쇼핑과 달리 실시간으로 진행되다보니 판매방송 내용이 전혀 걸러지지 않고, 사후에도 기록조차 남지 않기 때문에 허위표시나 과대광고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을 수 있는 구조”라면서 “라이브 쇼핑이나 온라인 광고 등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 등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향후 점점 확산될 과대광고 피해를 정부가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찰청과도 긴밀히 협조해서 사기행위와 과대광고 등과 동일시해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