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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 시장 두드리는 ‘실버푸드’의 변신

곡산 2019. 1. 6. 13:23

B2C 시장 두드리는 ‘실버푸드’의 변신

2018-10-26 09:40

단순히 씹고 삼키기 편한 ‘병원밥’의 개념을 넘어, 맛과 영양을 잡은 특수 식품으로 차세대 HMR 시장을 잡으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사진은 CJ제일제당 케어푸드 B2B 제품 메뉴 5종[제공=CJ제일제당]


-병원식에서 ‘차세대 HMR’ 시대로
-2020년 1조원 시장 규모 전망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병원, 요양원 등 B2B 제품과 고령층 중심이었던 실버푸드가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간편가정식(HMR)’로 부상 중이다. 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어떻게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비단 환자나 노년층에 그치지 않는 탓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용 특수 식품 시장은 고령화 심화와 함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특수 의료용 식품 생산액은 631억 원으로 2013년 보다 47.4% 증가했다. 연평균 약 10%의 증가세다. 이 가운데 환자용 식품이 592억 원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그러나 단순히 씹고 삼키기 편한 ‘병원밥’의 개념을 넘어, 맛과 영양을 잡은 특수 식품으로 차세대 HMR 시장을 잡으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저염과 각종 영양 성분이 부각된 ‘기능성’ 제품을 찾는 소비자 수요가 더욱 세분화되고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리팅 소프트의 연화식 추석 선물세트[제공=현대그린푸드]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10월 연화식(軟化食)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론칭했다. 지난 9월 추석용 선물 세트로 내놓은 연화식 한우 갈비찜 등은 판매 개시 10여 일 만에 준비 수량 2000개 세트가 대부분 동이 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내년부턴 성남 스마트 푸드센터에 대규모 연화식 생산시설을 갖추고 최대 100여 종의 그리팅 소프트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연내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고 내년 B2C 시장으로 본격 진출한다. 앞서 CJ제일제당은 강남세브란스병원, 실버타운 ‘더 클래식 500’ 등 20여 개 의료기관과 공급 계약을 맺고 밥과 반찬 등으로 단조롭게 구성된 기존 환자식 대신 돼지불고기 덮밥, 닭가슴살 찜닭 등을 케어푸드로 제공해왔다. CJ제일제당은 고령층이나 영유아에게 집중된 연화식과는 결을 달리하며 나트륨 함량과 맛, 영양 등 종합적인 기능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고령친화식품’이라 해서 홍삼과 같은 단순 건강 기능 제품까지 포함해 시장 규모가 부풀려 추산됐다”면서 “케어푸드를 다시 정의하며 국내외 시장을 비교해 본 결과, 국내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 원 이상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앞선 고령화로 관련 시장이 성숙된 일본에서는 이와 같은 ‘개호가공식품’이 지난해 약 1조2000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대표 기업으로는 와코도, 큐피, 메이지 사 등이 꼽힌다. 지난 2014년에는 일본 농림수산성 주도 아래 명칭을 ‘스마일 케어 다이어트(Smile Care Diet)’로 명명해 분류를 세분화하고, 개호식품 겉면에 청-황-적색의 표시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건강유지를 위한 영양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청색, 씹는 것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음식에는 황색, 삼키기조차 어려운 이들을 위한 음식에는 적색이 표시되도록 하는 것이다. 개호식품이 병원과 요양시설에만 국한되어 있던 문제점을 극복해 편의점과 인터넷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고령자를 위한 배달 서비스도 발달해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식품산업과 제약산업의 중간적 성격을 띠는 ‘Medical Food’ 시장으로 특수 식품 시장을 정의하며 FDA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시장 규모는 약 2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아프거나 특별한 케어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먹는 즐거움에 대한 욕구는 누구나 갖고 있다”면서 “국내는 가정간편식 성장과 더불어 케어푸드에 대한 각 계층의 다양한 니즈에 따라 소비자 범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