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과 업계에 신제품이 사라지고 있다. 대신 기존 장수 제품에 새로운 맛을 추가하거나 유형을 바꾼 리뉴얼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유행 주기가 짧아지고 계속되는 불경기에 신제품 출시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빙과 업체들이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장수 아이스크림 제품을 음료·껌·젤리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제과다. 최근 죠스바·스크류바·수박바를 파우치 형태로 출시했다. 파우치 형태의 아이스크림은 흔히 알려진 '설레임' 제품류로, 손으로 짜면서 입으로 흡입해 먹는 형태를 말한다.
이들 제품은 지난달 29일부터 온라인 쇼핑몰 옥션 등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출시 첫날 약 6000건의 판매 건수를 기록하면서 소비자의 인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는 이번 파우치 3종의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자 본격적으로 생산을 늘리며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6월 초부터 전국 매장으로 점차 판매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롯데제과는 지난달 '왓따 죠스바'도 출시했다. 죠스바 특유의 오렌지와 딸기의 맛을 그대로 살린 껌 제품이다. 포장 디자인 또한 죠스바에서 착안했다. 또 젤리 형태의 죠스바 '젤리'도 내놨다.
이뿐 아니라 홈플러스와 손잡고 죠스바와 수박바를 파인트 컵 형태로도 선보였다. 두 제품의 변신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일부 매장은 품귀 현상을 겪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롯데제과는 스크류바도 같은 형태의 컵 제품을 출시, 6월 중순부터 전국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맞서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비비빅'과 '더위사냥'의 맛을 살린 우유 제품을 출시했다. 1975년 출시된 비비빅은 팥 우유로, 1989년 선보인 더위사냥은 초콜릿 우유와 커피 우유로 새롭게 태어났다. 롯데푸드 역시 아이스크림 '빠삐코'를 초콜릿 우유로 바꾼 신제품을 선보였다.
빙과 업계에 리뉴얼 제품이 홍수를 이루는 배경은 불황이 한몫하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기화된 경기 불황으로 고객들의 지갑이 잘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신제품을 내놓기보다는 인기 제품의 변신을 통해 새로움을 찾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게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빙과 업체들이 신제품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어떻게 보면 불황이 낳은 신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기존 주력 제품에 의존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빙과 업체들의 신제품 연구개발(R&D) 역량이 떨어지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도 힘들어진다"며 "리스크를 감수하고 신제품을 개발해 히트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