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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9주년 특집(2)]세계를 내 손안에⑪-놀부한국적 맛으로 글로벌 외식 기업 지향

곡산 2015. 10. 13. 08:16

[창간 19주년 특집(2)]세계를 내 손안에⑪-놀부한국적 맛으로 글로벌 외식 기업 지향

이재현 기자  |  ljh77@thinkf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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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12  02: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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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부(대표 김준영)가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작한 작년 5월은 이미 중국 내 한류문화 콘텐츠의 인기가 절정으로 치솟을 시기였다.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전역, 특히 중국에서의 한류 열기에 한국의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대한 인기는 엄청난 수준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놀부는 중국 현지에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외식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내실 있는 파트너 MAK BRANDS사와 인연을 맺었다.

놀부는 대표적인 메뉴가 대부분 한식이지만 한인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전략 보다는 중국 현지인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꾀했다. 이에 놀부부대찌개 1호점을 상하이 최대 쇼핑 중심가인 난징시루역에 오픈했다. 난징시루역은 전 세계 명품숍이 집중돼 있는 상권으로, 현지 음식점들이 집중돼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권에서 놀부부대찌개는 세계적인 브랜드인 맥도날드와 나란하게 입점하게 됐고, 지금은 현지에서 맥도날드만큼이나 사랑받는 브랜드가 됐다.

놀부 관계자는 “해외진출 시점이 워낙 좋았고,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가 있어 초반 안착에 큰 어려움도 없었다. 게다가 이제는 문화 콘텐츠뿐 아니라 음식, 의류, 생활용품 등 외식, 유통 분야에서까지 한류가 득세하고 있다. 한국의 의식주 문화는 그대로 중국에서 유행이 되거나 머스트해브 아이템이 되는 분위기다”면서 “우리가 파스타, 피자를 먹으며 이국적인 느낌을 받는 것처럼 중국인들도 한식을 접하면서 이국적인 식사를 하는 느낌을 받는다는 평도 있다. 놀부부대찌개, 놀부항아리갈비의 인기도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놀부 브랜드 중 가장 빠르게 해외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놀부 부대찌개. 사진은 상하이 2호점 내부 전경.

 

실제 놀부부대찌개 상해 1호점인 우강로점은 오픈 초기 당시 평균 일 매출 500만 원을 달성할 정도로 현지 반응이 뜨거웠다. 놀부의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해외시장 진출이 안정화되고 있는 브랜드는 부대찌개다. 놀부는 2015년 8월 기준 중국 상하이에 총 13개의 놀부부대찌개 직영점을 출점했다. 국내보다 높은 가격에(1인분 1만 원) 판매되고 있음에도 국내보다 높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놀부항아리갈비의 경우 2006년 9월 중국 베이징에 직영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작년 6월 칭따오에 가맹 1호점을 론칭했다. 최근에는 국내 외식브랜드 최초로 일본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 재팬에 ‘Nolboo chef’s choice’라는 복합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매장은 놀부보쌈, 놀부부대찌개, 놀부항아리갈비 등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놀부의 브랜드들로 구성된 컨버전스 매장이다. 직영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향후 놀부의 일본 진출을 위한 메뉴 및 시장 테스팅, 현지고객 분석 등을 위한 안테나숍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놀부의 성공적 진출은 과거 말레이시아 진출(1990년대 초) 등 초기 해외진출 과정에서 습득한 시행착오가 밑거름이 됐다. 현지 문화나 사회, 풍습에 대한 이해 없이 진행했던 직접 진출 방식은 과거 수많은 국내 프랜차이즈들이 동일하게 시행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일본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에 ‘Nolboo chefs choice’ 복합매장을 선보인 뒤 김준영 대표를 비롯한 한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는 놀부뿐만 아니라 해외에 진출하고자 했던 대부분의 한국 프랜차이즈 리딩 기업이 겪었던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절차였는데, 특히 당시에는 정부지원이나 각종 전문적인 인프라가 전무한 상태였다. 주먹구구식으로 맨바닥부터 시작하는 기업들이 대다수였기에 기업들은 진입장벽이 가장 낮다고 판단한 교민사회를 타깃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를 해외진출 사업의 구심점으로 삼고자 했다.

교민 사업자를 파트너로 선정하거나 현지어가 가능한 한국계 파트너들을 선호했는데, 간혹 국내에서 현지어가 가능한 인력들을 선발해 해외법인을 직접 설립, 파견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브랜드가 교민사회 내에서만 폐쇄적으로 운영돼 실질적으로 현지에 녹아들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비즈니스 방식이나 메뉴, 서비스 방식이 현지인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철수하는 경우도 있었다.

부대찌개·보쌈 등 교민 아닌 현지인 공략 정면 승부
현지 파트너와 공동 진출 위험 줄이고 인지도 높여
2019년까지 중국 일본 동남아에 500개 매장 목표 

놀부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은 합작투자 방식이나 MF방식을 통한 현지 토종기업, 파트너와의 관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초기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교민 커뮤니티를 회피하고 현지 A급 상권에 들어가 글로벌, 현지 브랜드들과 나란히 경쟁하고 있다”면서 “이는 놀부의 경우와도 다르지 않다. 이로써 실패 리스크는 급격히 줄어들고, 현지에 브랜드 인지도는 높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이한 점은 놀부가 현지 진출을 위해 특별한 마케팅은 물론 현지화를 위한 노력도 하지 않은 부분이다. 놀부 관계자는 “지나친 현지화는 ‘음식’이라는 특징상 브랜드 본연의 색깔을 잃어버리기 쉽다. 때문에 최대한 국내 콘셉트 그대로를 현지에서 재현하고자 했으며, 한류의 힘을 업고 이 자체도 마케팅이 됐다”고 전했다.

게다가 중국의 경우 자국 외식 브랜드, 식당에 대한 불신이 심각해 글로벌 브랜드 및 한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따라 놀부도 국내 매장의 BI, 매장 외관, 한글 간판, 실내 인테리어를 동일하게 적용했다. 단 식자재의 경우는 국내 것을 그대로 공수하기에 무리가 있어 본래 메뉴의 맛과 특성을 완벽하게 재현해낼 수 있는 현지 공장을 수소문해 현지 생산으로 핵심 소스 및 식재를 공급하고 있다.

물론 식문화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약간은 반영했는데, 예를 들어 중국인들은 반찬에 대한 니즈가 크기 않기 때문에 부대찌개 주문 시 별도의 반찬은 제공하지 않는다거나 부대찌개 국물보다는 사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사리 양을 늘리고, 국물이 자박한 형태로 제공하는 등의 차이는 두고 있다.

놀부는 해외 진출 시 무엇보다 파트너 선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파트너 없이 현지 법인을 차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놀부 김준영 대표(왼쪽서 두번째)가 중국 상해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인 MAK BRANDS 와 파트너십 체결식을 진행하고 있다.

 

놀부 관계자는 “현지 실정에 밝고, 외식 분야 사업경험이 있거나 현재 운영하고 있는 안정적인 파트너와 관계를 통해 현지 진출을 꾀하는 것이 좋다. 투자 및 수익 배분 방식에 따라 합작투자 방식이냐 MF(Master Franchise) 방식이냐를 정할 수 있는데 이는 회사의 여건이나 전략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좋다”면서 “아울러 현지 진출 시에는 파트너를 통해 입지선정, 매장오픈, 운영 전반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여행을 할 때는 실감할 수 없는 현지법과 국내법의 미세한 차이들이 사업을 할 때는 여러 가지 제약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부분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파트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놀부는 중국 전역으로 놀부 매장을 확대하고 중국 내 가맹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에 1차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사업도 좀 더 확대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는 중국을 필두로 2019년까지 500여 개의 해외매장을 운영하는 것이며, 외식사업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종합식품외식기업으로 발돋움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