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음료시장은 장기 불황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소폭 성장해 약 4조 원 규모를 형성했다. 비타민, 에너지음료 등 각광받던 제품들은 성장이 정체되거나 하락한 반면 전통 강자인 탄산음료와 RTD 커피 음료는 꾸준한 성장으로 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에도 경기 회복 전망은 불투명한데다 설탕, 카페인 등 건강 유해 논란을 비롯해 외식·프랜차이즈, 제약업체들의 시장 참여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수입 제품들의 비중도 늘어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각 업체들은 기존 음료와의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맛을 믹스하거나 건강 기능을 강조하는 것을 비롯해 프리미엄 제품 확대 및 패키지 디자인 리뉴얼 등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전혀 새로운 신제품 보다는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제품들이 늘어나는 등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 | | △작년 음료시장은 탄산음료, RTD 커피, 생수의 성장으로 소폭 오른 4조원 규모를 형성했다. |
■ 탄산음료, 불황 효과로 성장 꾸준 탄산음료 시장은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지속적인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성장세를 타고 있다. 이는 다른 음료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탄산에 의한 청량감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통한 시장 저변 확대, 길어지고 있는 더위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사이다, 콜라 등 기존 탄산음료를 비롯해 플레이버(Flavor), 우유탄산의 고른 성장으로 국내 탄산음료 시장은 지난 2011년 1조3500억 원에서 2012년 1조4000억 원, 작년엔 1조5000억 원 가량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중 오렌지, 포도 등 과일향의 플레이버 탄산음료 시장은 전년대비 약 15% 가량 신장한 2900억 규모를 형성하며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으며, 밀키스, 암바사 등 우유탄산음료도 전년 대비 18% 가량 성장했다. 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는 작년에만 매출이 전년대비 5% 가량 성장한 3400억 원을 나타냈으며, 플레이버 탄산음료 시장 성장에 따라 ‘미린다’ 매출도 작년 11월 기준 전년 동기대비 65% 가량 성장, 누적 매출 25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동아오츠카 ‘데미소다’는 250억 원의 매출을 보이며 전년대비 소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음료 9% 늘어난 1조 800억…컵커피 20% 증가 생수 6600억 시장…삼다수 이어 롯데칠성 2위 차지 ■ RTD커피음료, 프리미엄 제품이 성장 견인 작년 RTD 커피 시장은 컵커피음료의 높은 신장세에 힘입어 전년에 이어 지속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고품질 원료 사용 및 최첨단 기술을 통해 품질과 맛를 높이고 용량을 늘린 프리미엄 제품이 전년에 이어 올해에도 캔, 컵 등 전체 RTD커피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RTD(Ready To Drink) 커피 시장 규모는 2012년 9234억 원에서 작년 1조800억 원으로 약 9% 신장했다. 이중 컵커피 시장은 2612억 원에서 작년 3128억 원으로 20% 가량의 높은 성장세를 보인 반면 병과 페트는 각각 10.4%, 28.2%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 ‘레쓰비’는 작년 약 14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캔커피 시장 1위를 차지했으며, 코카콜라 ‘조지아’는 13% 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레쓰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또한 롯데칠성음료 ‘칸타타’는 프리미엄 원두캔커피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0%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제품은 지난 2007년 4월 출시 이후 연평균 약 40% 가량 성장, 작년 1300억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동서식품 맥심 ‘T.O.P’는 지난 2008년 6월 출시 이후 2011년 말까지 400%에 가까운 매출 신장세를 보였으며 이는 작년에도 이어져 전년보다 18.5% 성장한 7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작년 컵커피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에 따라 RTD커피 음료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게 성장했는데, 특히 매일유업이 내놓은 프리미엄 커피 ‘바리스타’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700억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일유업이 시장 1위를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매일유업은 점유율 41.9%를 기록, 경쟁사인 남양유업(39.7%)을 제치고 컵커피 시장 1위에 올랐다. 이는 프리미엄 제품 출시 열풍으로 이어져 서울우유, 코카콜라, 남양유업 등 각 업체마다 다양한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코카콜라는 ‘조지아 에메랄드 마운틴 블렌드’를, 남양유업은 프리미엄 컵커피 ‘카와’를 선보였으며, 서울우유도 바리스타 전용 우유로 만든 ‘바리스타즈 카페라떼’를 출시했다. ■ 생수시장, 전년대비 10% 성장한 6600억 탄산, 커피와 함께 국내 음료시장 성장을 이끌었던 생수시장은 지난 2012년 6000억 원에서 작년엔 10% 가량 신장한 약 6600억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탄산수 시장도 꾸준히 성장해 2011년 100억대에서 2012년 128억, 작년엔 150억 규모를 형성했다. 생수시장 부동의 1위인 제주삼다수는 작년 판매량 61만2000톤, 매출액 1911억 원을 기록했다. 제주삼다수를 공급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올해 삼다수의 목표 판매량을 67만1000톤, 매출액은 2060억 원으로 설정하고 국내 영업 강화는 물론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작년 시장점유율 20%로 2위를 차지한 롯데칠성음료는 아이시스, 아이시스8.0, DMZ, 백두산하늘샘을 비롯해 에비앙, 볼빅 등 수입생수와 유통업체 PB제품까지 다양한 생수 제품을 통해 시장을 다각도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백산수를 작년 3분기 점유율 3위(8.9%)로 끌어올린바 있는 농심은 올해에도 백산수 영업 및 마케팅을 강화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생수 판매에 있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판매하는 PB제품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NB제품들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으로, 특히 500ml 제품을 주로 판매하던 편의점들이 2ℓ 대용량 생수를 내놓으며 가정용 생수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생수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주스, 침체 속 프리미엄 시장 성장세 주스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장기 경기침체로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작년에도 이러한 감소세가 이어져 상온 및 냉장주스를 포함한 전체 주스 시장이 10%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는데, 이는 1~2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대용량 주스 소비 감소, 건강기능음료 확대 등의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주스에 함유된 당 함량이 탄산음료 보다 높다는 지적에 따라 소비가 감소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혔다. 반면 착즙주스를 필두로 한 프리미엄 시장은 작년 2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는데, 다양한 신규 브랜드 출시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제품 선호가 두드러졌다. 시장 1위인 풀무원 ‘아임리얼’은 평균 60% 대 성장세를 이어가며 작년에 약 4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2012년 출시된 빙그레 ‘따옴’은 가격을 상온 주스 보다 높지만 기존 프리미엄 제품 보다는 낮은 중간 포지셔닝 전략을 내세워 빠른 시간에 시장에 안착했다. 현재 따옴은 월 평균 80만 병 이상 판매되고 있다. 이밖에도 매일유업이 작년 5월 ’플로리다 내추럴’ 2종을, 서울우유는 ‘착한사과이야기’와 ‘착한감귤이야기’ 등 착즙주스 2종을 출시해 시장에 뛰어들면서 올해 프리미엄 주스 시장 쟁탈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에너지음료 정체…박카스 등 피로회복 제품 살아나 스포츠음료 안정 성장…월드컵 등으로 힘 받을 듯 ■ 에너지음료, 고카페인 논란에 급제동 국내 음료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에너지음료는 작년 초만해도 전년 대비 두배 성장한 2000억 원을 바라봤으나, 고카페인 논란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전년과 비슷한 1000억 원 수준에 그쳤다. 이에 각 업체들은 소비자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저카페인, 과일향 첨가 등 신상품을 선보이거나 카페인 함량을 낮춰 재출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전개했지만 성장세를 이어가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반면 에너지음료에 밀렸던 박카스, 비타500 등 피로회복음료들이 다시 각광을 받으며 편의점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에너지음료 시장이 올해도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가운데 에너지음료를 대체하거나 저무카페인 제품, 기능을 강조한 제품들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비타민음료 시장은 지난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2012년엔 1000억 규모를 형성했으나 에너지음료의 성장으로 신장세가 꺾여 작년엔 소폭 감소했다. 비타민워터 시장은 코카콜라 ‘글라소 비타민워터’와 롯데칠성음료 ‘데일리C 비타민워터’가 양분하고 있는데, 롯데칠성음료가 비타민원료의 원산지를 공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2012년 보다 약 3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점유율 35%를 차지했다. ■ 스포츠음료, 안정적인 성장 지속 스포츠음료 시장은 전년대비 3% 대의 증가세를 보이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50% 가량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아오츠카 ‘포카리스웨트’는 작년에 전년보다 소폭 성장한 13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롯데칠성음료 ‘게토레이’는 포카리스웨트에 이어 30%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작년엔 웅진식품이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코코넛워터 제품을 내놓으며 프리미엄 시장 개척을 선언했다. 코코넛워터는 합성전해질을 사용한 기존 제품과 달리 무지방 저칼로리의 천연갈증해소 음료로, 그동안 큰 변화가 없었던 스포츠음료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한 다음달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브라질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는 만큼 올해 스포츠음료 시장은 한층 강화된 스포츠 마케팅을 전개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