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밥 일기] 최고의 맛을 찾아, 강원도 막국수를 섭렵하다

[식당밥 일기] 최고의 맛을 찾아, 강원도 막국수를 섭렵하다

강원도 양구 광치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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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국수 맛이 최고는 아니지만...
지인들과 1박 2일 강원도 현지 막국수 투어를 다녀왔다. 홍천의 장원막국수, 인제의 남북면옥, 서호막국수 고성의 백촌막국수 등 막국수로 하루를 쭉 달렸다. 과연 명불허전도 있었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등 투어에 참가한 일행들이 각기 다른 해석을 내렸다.
면발은 장원막국수가 가장 뛰어나고 동치미와 백김치는 서호막국수가 좋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 유명한 어떤 막국수 집은 서빙을 하는 남자종업원이 맨손으로 계란을 고명으로 올려 위생에 예민한 일행에게 따끔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막국수 계절인 여름철이 다가오니 메밀 면이 모두 가는 것이 아쉬웠다. 빠른 시간 내에 면을 삶아 내야 하는 식당의 속도 전 때문인지 혹은 일부 업소 주장처럼 100% 메밀 함유량 때문인지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겨울에는 여름에 비해 매출이 1/10로 준다는 어떤 막국수집 업주 이야기를 들으니 한편으로 수긍이 간다.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다, 양구 광치 막국수
이번 막국수 투어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곳은 오늘 점심 때 방문한 양구 광치 막국수.
사실 광치 막국수는 위에 열거한 막국수 명가처럼 메밀 함유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아니다. 전분이 많이 함유된 쫄깃한 풍미로 서울 사람 입맛에 좀 더 맞는 대중적인 풍미라고나 할까. 막국수 투어에 같이 동참한 입맛이 예리한 진짜 전문가 입맛보다는 웬만해서는 다 맛있다는 호평일색인 소탈한(?) 필자의 입맛에 더 적합한지 모르겠다.
돼지고기 수육(1만 2,000원)과 민들레전(6000원)을 먼저 주문했다. 반찬으로 나온 무김치와 백김치의 식감과 맛이 아주 괜찮다. 남도 갓김치와 달리 젓갈이 배제된 강원도식 갓김치는 말 그대로 홈메이드 먹을 거리다. 백김치가 워낙 맛깔스러워 전날 막국수로 과식과 함께 과음을 한 일행이 3번 이상 리필 할 정도다.
돼지고기 앞다리사태로 만든 수육은 기름기가 없이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돼지냄새도 안 나고 적당히 삶은 것이 이번 막국수 투어 때 먹은 수육 중 단연 최고. 돼지고기 수육을 갓김치, 백김치와 고추장아찌와 같이 곁들여 먹으니 음식궁합이 딱 맞는다. 쌉싸래한 민들레전도 별미였다.
주인공인 막국수(6,000원)는 메밀함유량이 높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먹을 만 했다. 한우사골과 동치미를 적당히 섞은 육수의 맛이 양호했다. 누군가 춘천식 막국수 맛에 가깝다는 촌평을 한다.

주방환경은 식당 업주의 진정성
광치막국수가 진짜 마음에 든 것은 음식 맛 외의 플러스 요인이다. 음식을 다 먹고 난후 종업원이 식탁 정리를 하는 것을 관찰하니 모든 잔반을 한 통에 다 버린다. 즉 손님이 먹고 난 음식을 절대 재활용 하지 않는다는 것.
가게를 나서기 전 주방을 관찰했다. 정말 청결하다. 바닥이 특히 깨끗하다. 서울의 일류 음식점 주방 이상으로 깔끔하고 잘 정돈되었다. 광치막국수 업주가 어떤 성격인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곧바로 방문한 손님으로 가득 찬 양구의 다른 유명한 막국수집의 지극히 평이한 맛과 화천의 유명 초계탕집의 영 부실한 식재료랑 비교하니 더 기억에 남는다.
강원도 양구군 남면 가오작리 1051-1  033-481-4095

글,사진 제공 / 김현수 외식콘셉트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