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자, '존경 부자' 1위 이건희, 2위 뜻밖에도…
존경하는 부자는 이건희…재테크는 예·적금?주식?펀드 순
억대 연봉자의 세계
고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포브스코리아가 서베이를 통해 억대 연봉자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억대 연봉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억대 연봉자가 되는 데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가방 끈이 길면 혹시 도움이 될까. 처세술이 능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렇지 않다. 학벌과 처세술은 고소득을 올리는 데 유용한 방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적이지만 고소득 직장인이 되는데 가장 중요한 자질은 능력(80%)과 업무 실적(77%)이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조건이 성실성(66%). 인적 네트워크(51%)도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억대 연봉자들은 이 네 가지가 고소득을 올리는 데 핵심적인 조건이라고 밝혔다.
네 가지를 각각 과반수가 지목했다(복수응답). 포브스코리아가 창간 아홉 돌을 맞아 실시한 억대 연봉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결과다.
국세청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2011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총 급여액이 1억원을 넘는 근로자는 27만9700명에 달한다.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 전년보다 42.3% 늘었고, 비중도 0.4% 커졌다. 지난해 억대 연봉자가 이렇게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2010년 경기 회복으로 실적이 호전된 대기업들이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억대 연봉자를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종사자가 32.6%로 가장 많다. 이어서 금융·보험(21.1%), 서비스업(14.6%) 순이었다.
억대 연봉자들의 정신적인 특질은 무엇일까.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고소득을 올릴까. 무엇보다 이들은 신용을 잘 지키고(88%)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86%). 일에 대한 집중도가 높을뿐더러(82%) 매사에 자신감을 갖는다(78%). 목표의식이 뚜렷하고(73%) 실패도 자산이라고 믿는다(66%).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이 여섯 가지 성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3분의 2면 개헌 정족수에 해당한다. 개헌도 성사시킬 만큼 절대다수라는 것이다. 억대 연봉자는 한 마디로 긍정의 마인드를 내면화한 사람들이라고 하겠다. 이 밖에도 이들은 매사에 의욕적이고(62%) 도전을 즐기며(60%) 변화에 익숙하다(59%)고 답했다. 응답자의 과반수가 이러한 성향을 드러냈다. 이들은 평소 자녀들에게 경제 관념을 심어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반수인 51%가 평소 아이에게 돈 관리의 필요성과 비즈니스 마인드에 대해 가르친다고 답했다. 이들은 또 자녀의 장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과반수인 57%가 “우리 아이가 나보다 윤택한 생활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답했다. 보통 사람들과 비슷한 면도 적지 않다.
우선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고 건강에도 신경을 많이 못 쓰는 것 같다(나는 지금 행복하다 43%, 나는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41%). 남보다 독서를 많이 하거나 재충전을 꾸준히 하는 것 같지도 않다(나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40%, 나는 재충전을 꾸준히 하는 편이다 33%). 샐러던트(공부하는 직장인)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억대 연봉자들은 사회 환원을 상대적으로 많이 할까. 이번 조사에서 42%가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비교할 만한 데이터는 찾지 못했지만 일반인에 비해 기부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기부액은 평균적으로 소득의 3.6%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대비 기부액 비율은 연봉 3억원 미만의 경우 소득이 적을수록 높았다(1억원~1억5000만원 미만 3.8%, 1억5000만원~2억원 미만 3.6%, 2억원~3억원 미만 2.5%, 3억원 이상 4.0%. 3억 원 이상인 사람은 7명에 불과했다. 이 하부집단은 따라서 표본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기부를 많이 한 셈이다. 이런 조사 결과는 국세청 자료로도 뒷받침된다. 2011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고소득자일수록 소득 대비 기부액 비율이 낮다.
‘버핏세’ 징수엔 소극적
우리 사회의 현안·현상들에 대해 억대 연봉자의 생각을 알아봤다. 우선 부유층에게 매기는 세금 이른바 ‘버핏세’에 대해 이들은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30%만이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고 답했다. 또 지도층의 도덕성에 대해 비판이 무성하지만 37%만이 “우리나라 지도층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억대 연봉자들의 투자 행태는 어떻게 다를까. 우선 이들은 투자를 할 때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27%만이 투자 때 안정성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답한 것이 근거다. 재테크 수단으로 이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전체의 60%가 지목한 은행 예금·적금이었다(복수응답). 이어서 주식(55%), 펀드(54%), 부동산(52%) 순으로 의존도가 높았다. 보험(36%), 세테크(세금 절약 19%), 채권(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금 등 귀금속(3%)과 골동품·미술품(1%)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각각 3% 이하에 불과했다.
올 재테크 목표 수익률은 평균 12%
재테크 수단으로 은행 예적금을 주로 활용하는 사람과 주식을 활용하는 사람은 서로 성향이 달랐다. 고소득을 올리는 데 성실성이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들은 예적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능력과 업무 지식이 중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주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전을 즐기는 사람과 안전성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을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이들 억대 연봉자의 재테크 목표 수익률은 평균 12.3%, 재테크 전략으로서의 현금 보유 비중은 평균 28.4%를 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억대 연봉자들이 평소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항목은 무엇일까. 단연 교육비였다(복수응답). 77%가 이렇게 답했다. 두 번째로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과반수(52%)가 지적한 세금이었다. 경조사비가 부담스럽다는 응답(45%)도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서 대출금 이자(32%), 의료비(22%), 여행비(15%), 문화비(9%) 순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차 브랜드 현대, BMW 순
고소득층이 좋아하는 자동차 브랜드는 무엇일까. 우리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 브랜드를 적어 달라고 요구했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적은 것은 현대차였다. 24%가 지목했다. 2위는 16%가 고른 BMW. 국내 브랜드는 현대, 외국 브랜드는 BMW가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나머지 브랜드는 지목률이 7% 이하였다. 응답률 순으로 열거하면 이렇다. 제네시스(7%), 벤츠?그랜저?아우디(각각 6%), 기아(5%), 에쿠스-렉서스(각각 4%), 도요타(3%), 혼다-폭스바겐-포르쉐(각각 2%). 현대는 제네시스, 그랜저, 에쿠스 등의 서브 브랜드까지 합치면 지목률이 무려 46%에 이른다.
억대 연봉자들이 존경하는 부자는 누구인가. 응답자들에게 국내외를 구분해 존경할 만한 부자를 한 사람씩 적어 달라고 요구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지목 받은 사람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었다. 전체의 22%가 그의 이름을 적었다. 2위는 뜻밖에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다.
자신이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안철수연구소 보유 지분의 절반(18.6%)을 기부하겠다고 한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14%),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5%), 구본무 LG그룹 회장(4%),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경주 최부자(각각 3%),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2%) 순으로 지목을 많이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부자 가운데 존경할 만한 부자로 가장 많이 꼽힌 사람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였다. 응답자의 과반수(51%)가 그의 이름을 적었다. 그는 자신의 부인과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세계 최대의 자선재단이다. 2위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그는 자신이 축적한 부의 대부분을 빌 게이츠 재단 등에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두 사람은 세계 양대 자선사업가다. 안철수 원장이 국내에서 존경할 만한 부자 2위로 꼽힌 것과 더불어 이러한 조사 결과는 어떻게 해야 부자가 존경을 받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3위는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8%). 이어서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3%), ‘헤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2%),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창업주(2%)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이 사회에 진출한 후 억대 연봉자가 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7년 7개월이었다.
서베이 이렇게 했다
억대 연봉자 서베이는 2월 4일부터 15일까지 열흘 간 실시됐다. 실사는 이메일 서베이로 이루어졌다. 일부 답변은 팩시밀리로 받았다. 자료 처리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맡았다. 표본은 총 100명이었고, 기업체 구성원과 전문직 종사자 두 그룹으로 구성했다. 기업체 구성원이 87명, 나머지 13명이 애널리스트·펀드 매니저·프라이비트 뱅커(PB) 등 전문직 종사자였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3명, 40대 54명, 50대 42명, 60대 1명이었다. 최종학력은 고졸 두 명, 전문대 및 대졸 57명, 석사학위 소지자 36명, 박사학위 소지자 5명이었다. 대졸 이상 학력자들의 전공은 경상계 39명, 기타 인문사회계 36명, 이공계 20명, 예체능계 및 기타 2명이었다(무응답 1명).
글 이필재 경영전문기자 jelpj@joongang.co.kr
이현아·송지원 인턴기자, 사진 중앙포토
억대 연봉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억대 연봉자가 되는 데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가방 끈이 길면 혹시 도움이 될까. 처세술이 능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렇지 않다. 학벌과 처세술은 고소득을 올리는 데 유용한 방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적이지만 고소득 직장인이 되는데 가장 중요한 자질은 능력(80%)과 업무 실적(77%)이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조건이 성실성(66%). 인적 네트워크(51%)도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억대 연봉자들은 이 네 가지가 고소득을 올리는 데 핵심적인 조건이라고 밝혔다.
네 가지를 각각 과반수가 지목했다(복수응답). 포브스코리아가 창간 아홉 돌을 맞아 실시한 억대 연봉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결과다.
국세청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2011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총 급여액이 1억원을 넘는 근로자는 27만9700명에 달한다.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 전년보다 42.3% 늘었고, 비중도 0.4% 커졌다. 지난해 억대 연봉자가 이렇게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2010년 경기 회복으로 실적이 호전된 대기업들이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억대 연봉자들의 정신적인 특질은 무엇일까.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고소득을 올릴까. 무엇보다 이들은 신용을 잘 지키고(88%)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86%). 일에 대한 집중도가 높을뿐더러(82%) 매사에 자신감을 갖는다(78%). 목표의식이 뚜렷하고(73%) 실패도 자산이라고 믿는다(66%).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이 여섯 가지 성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3분의 2면 개헌 정족수에 해당한다. 개헌도 성사시킬 만큼 절대다수라는 것이다. 억대 연봉자는 한 마디로 긍정의 마인드를 내면화한 사람들이라고 하겠다. 이 밖에도 이들은 매사에 의욕적이고(62%) 도전을 즐기며(60%) 변화에 익숙하다(59%)고 답했다. 응답자의 과반수가 이러한 성향을 드러냈다. 이들은 평소 자녀들에게 경제 관념을 심어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반수인 51%가 평소 아이에게 돈 관리의 필요성과 비즈니스 마인드에 대해 가르친다고 답했다. 이들은 또 자녀의 장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과반수인 57%가 “우리 아이가 나보다 윤택한 생활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답했다. 보통 사람들과 비슷한 면도 적지 않다.
우선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고 건강에도 신경을 많이 못 쓰는 것 같다(나는 지금 행복하다 43%, 나는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41%). 남보다 독서를 많이 하거나 재충전을 꾸준히 하는 것 같지도 않다(나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40%, 나는 재충전을 꾸준히 하는 편이다 33%). 샐러던트(공부하는 직장인)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억대 연봉자들은 사회 환원을 상대적으로 많이 할까. 이번 조사에서 42%가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비교할 만한 데이터는 찾지 못했지만 일반인에 비해 기부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기부액은 평균적으로 소득의 3.6%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대비 기부액 비율은 연봉 3억원 미만의 경우 소득이 적을수록 높았다(1억원~1억5000만원 미만 3.8%, 1억5000만원~2억원 미만 3.6%, 2억원~3억원 미만 2.5%, 3억원 이상 4.0%. 3억 원 이상인 사람은 7명에 불과했다. 이 하부집단은 따라서 표본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기부를 많이 한 셈이다. 이런 조사 결과는 국세청 자료로도 뒷받침된다. 2011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고소득자일수록 소득 대비 기부액 비율이 낮다.
‘버핏세’ 징수엔 소극적
우리 사회의 현안·현상들에 대해 억대 연봉자의 생각을 알아봤다. 우선 부유층에게 매기는 세금 이른바 ‘버핏세’에 대해 이들은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30%만이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고 답했다. 또 지도층의 도덕성에 대해 비판이 무성하지만 37%만이 “우리나라 지도층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억대 연봉자들의 투자 행태는 어떻게 다를까. 우선 이들은 투자를 할 때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27%만이 투자 때 안정성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답한 것이 근거다. 재테크 수단으로 이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전체의 60%가 지목한 은행 예금·적금이었다(복수응답). 이어서 주식(55%), 펀드(54%), 부동산(52%) 순으로 의존도가 높았다. 보험(36%), 세테크(세금 절약 19%), 채권(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금 등 귀금속(3%)과 골동품·미술품(1%)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각각 3% 이하에 불과했다.
재테크 수단으로 은행 예적금을 주로 활용하는 사람과 주식을 활용하는 사람은 서로 성향이 달랐다. 고소득을 올리는 데 성실성이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들은 예적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능력과 업무 지식이 중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주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전을 즐기는 사람과 안전성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을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이들 억대 연봉자의 재테크 목표 수익률은 평균 12.3%, 재테크 전략으로서의 현금 보유 비중은 평균 28.4%를 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억대 연봉자들이 평소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항목은 무엇일까. 단연 교육비였다(복수응답). 77%가 이렇게 답했다. 두 번째로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과반수(52%)가 지적한 세금이었다. 경조사비가 부담스럽다는 응답(45%)도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서 대출금 이자(32%), 의료비(22%), 여행비(15%), 문화비(9%) 순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차 브랜드 현대, BMW 순
고소득층이 좋아하는 자동차 브랜드는 무엇일까. 우리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 브랜드를 적어 달라고 요구했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적은 것은 현대차였다. 24%가 지목했다. 2위는 16%가 고른 BMW. 국내 브랜드는 현대, 외국 브랜드는 BMW가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나머지 브랜드는 지목률이 7% 이하였다. 응답률 순으로 열거하면 이렇다. 제네시스(7%), 벤츠?그랜저?아우디(각각 6%), 기아(5%), 에쿠스-렉서스(각각 4%), 도요타(3%), 혼다-폭스바겐-포르쉐(각각 2%). 현대는 제네시스, 그랜저, 에쿠스 등의 서브 브랜드까지 합치면 지목률이 무려 46%에 이른다.
억대 연봉자들이 존경하는 부자는 누구인가. 응답자들에게 국내외를 구분해 존경할 만한 부자를 한 사람씩 적어 달라고 요구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지목 받은 사람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었다. 전체의 22%가 그의 이름을 적었다. 2위는 뜻밖에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다.
자신이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안철수연구소 보유 지분의 절반(18.6%)을 기부하겠다고 한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14%),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5%), 구본무 LG그룹 회장(4%),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경주 최부자(각각 3%),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2%) 순으로 지목을 많이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부자 가운데 존경할 만한 부자로 가장 많이 꼽힌 사람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였다. 응답자의 과반수(51%)가 그의 이름을 적었다. 그는 자신의 부인과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세계 최대의 자선재단이다. 2위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그는 자신이 축적한 부의 대부분을 빌 게이츠 재단 등에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두 사람은 세계 양대 자선사업가다. 안철수 원장이 국내에서 존경할 만한 부자 2위로 꼽힌 것과 더불어 이러한 조사 결과는 어떻게 해야 부자가 존경을 받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3위는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8%). 이어서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3%), ‘헤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2%),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창업주(2%)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이 사회에 진출한 후 억대 연봉자가 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7년 7개월이었다.
서베이 이렇게 했다
억대 연봉자 서베이는 2월 4일부터 15일까지 열흘 간 실시됐다. 실사는 이메일 서베이로 이루어졌다. 일부 답변은 팩시밀리로 받았다. 자료 처리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맡았다. 표본은 총 100명이었고, 기업체 구성원과 전문직 종사자 두 그룹으로 구성했다. 기업체 구성원이 87명, 나머지 13명이 애널리스트·펀드 매니저·프라이비트 뱅커(PB) 등 전문직 종사자였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3명, 40대 54명, 50대 42명, 60대 1명이었다. 최종학력은 고졸 두 명, 전문대 및 대졸 57명, 석사학위 소지자 36명, 박사학위 소지자 5명이었다. 대졸 이상 학력자들의 전공은 경상계 39명, 기타 인문사회계 36명, 이공계 20명, 예체능계 및 기타 2명이었다(무응답 1명).
글 이필재 경영전문기자 jelpj@joongang.co.kr
이현아·송지원 인턴기자,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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