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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하는 막걸리 브랜드 될 것"

곡산 2009. 4. 26. 20:17
“세계가 인정하는 막걸리 브랜드 될 것”
선진국 소비에 적합한 주류…‘불법 동동주’와 혼동 말아야
  • 서울탁주 이동수 회장

    [이코노미세계] "소주나 동동주가 아닌 막걸리가 우리의 술이에요. 이제야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아 요즘은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이동수 회장(72)은 1966년 아버지로부터 가업을 물려받은 뒤 50년 넘게 막걸리 외길을 걸었다. 이 회장에게 요즘의 막걸리 열풍은 다행스러움과 보람을 느끼게 한다. 이 회장은 세계인에게 가치를 인정받고 사랑받도록 막걸리를 브랜드화 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목표다.

    막걸리 산업이 현 수준에 이를 수 있었던 데에는 과학적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쌀 90%, 올리고당 10%를 사용해 균일한 맛과 품질의 막걸리 생산이 가능해진 것은 불과 17년 전이다. 서울탁주가 1992년 자동 제국기를 도입하기 전까지는 각 제조장 균 배양 기술자에 따라 품질 편차가 심했다. 막걸리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초창기 마개에 가스 배출구멍을 만들어 놓았을 땐 넘어지면 술이 새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덕에 완전 밀봉하면서도 적당한 탄산을 배출해 신선도를 유지 합니다 1996년엔 휴대성을 높인 캔 제품도 선보였다. 야외에서도 간편하게 휴대해 막걸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이후 매출도 크게 늘었다.

    국산 쌀을 원료로 사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에 대해서도 그는 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국산(고단가) 원료를 사용해 그에 합당한 가격을 받으면 되지만 우루과이라운드 협정에 의해 반입된 농산물을 활용해 가공·소비하는 것 또한 우리 농산물을 보호하는 일입니다

    서울막걸리는 지난해 134kl(750ml 기준 약 20만병)를 수출했다. 미국에 처음 수출된 막걸리는 반응이 좋아 올 들어 4만병을 추가로 수출했다. 이 회장은 와인 등 세계적인 타 주종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세계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술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도 자사 주력제품 장수생막걸리를 유통기한(10일) 문제로 수출할 수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건강을 생각하는 선진국의 소비 수준에 적합한 주류입니다. 일본에서 막걸리가 인기를 끄는 것도 단맛과 저도주를 좋아하는 문화적 영향도 있지만 막걸리가 건강 술이란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가 가장 애를 먹는 건 불법 유통되는 동동주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동동주(병입 제품 이외는 모두 불법 말통술)를 마신 뒤 두통과 숙취를 겪고선 이를 막걸리와 혼동해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원료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동주가 더 비싼 술로 여기고 팔리고 있는 것 또한 제조자 입장에선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터뷰를 마칠 즈음 이 회장은 소비자들이 막걸리를 그저 싸구려 술로만 생각지 말고 세계 어느 나라 술에도 뒤지지 않는 품질을 갖고 있음을 알아주기를 거듭 당부했다.

    임삼미 기자 sml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