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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커피시장(中)]4000억대 RTD 음료업체 주도

곡산 2008. 12. 29. 12:36

[기획-커피시장(中)]4000억대 RTD 음료업체 주도
캔·컵커피서 롯데칠성·남양 등 우위
동서 ‘스타벅스’ 원두커피로 고급화
NB캔 마개 부착 음용 편리성 높여

RTD(Ready To Drink)형태로 제조된 커피음료의 출시는 국내 시장에서 커피문화가 대중화됐음을 알려주는 신호였다.

이전까지 따뜻하게 즐기던 다방커피가 커피의 정설이었다면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성장과 산업화에 힘입은 소비규모의 확대는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커피문화를 확립시켰다. 여기에 자판기의 등장으로 판매경로가 다양해지며 RTD 커피음료 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이후 구매와 음용의 편의성을 무기로한 커피음료 시장은 최근 20년 간 꾸준히 성장하며 약 4000억 원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게 됐다.

■ 캔커피

인스턴트커피와 마찬가지로 커피음료 시장의 문을 연 것은 동서식품이었다. 1985년 동서식품이 최초로 캔 커피를 발매한 이후 소규모 성장을 이어오던 시장은 1990년대 들어서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 등 대형업체들이 참여하면서 급격히 팽창한다.

1991년부터 잇따라 출시된 ‘맥스웰(동서식품)’ ‘레쓰비(롯데칠성음료)’ ‘네스카페(코카콜라)’는 캔커피 돌풍을 일으키며 3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90년대 초반에는 맥스웰과 네스카페가 선두를 차지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1997년 이후로는 차별화된 부드러운 맛을 내세운 레쓰비가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훌쩍 성장하며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레쓰비는 100% 콜롬비아 원두만을 사용한다는 점과 제품마다 별표로 커피맛 우유맛 단맛을 표시해 소비자들이 자기 입맛과 취향에 따라 종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포장디자인에 차별화를 기해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한 롯데칠성음료의 탄탄한 유통망도 일조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90년대에 출시된 맥스웰과 레쓰비 네스카페는 각 업체의 대표 브랜드로서 수차례의 브랜드 리뉴얼과 라인 강화를 거치며 현재까지도 베스트셀러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90년대 중후반 유업체들이 앞다퉈 커피음료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며 컵커피 음료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감에 따라 ‘소용량 캔커피=중저가형 커피’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최근에는 여기서 탈피하기 위한 프리미엄 원두커피 음료의 출시가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추세다.


■ 컵커피

플라스틱 소재의 컵용기를 사용한 컵커피는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캔커피 보다 고급스런 이미지를 표방하며 20~30대 젊은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출시됐다. 이는 커피음료 시장에 후발주자로 가세한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업체의 노림수였다.

컵커피의 시초는 매일유업의 ‘카페라떼’였다. 1997년 출고 당시 가격이 1000원으로 캔커피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싼 가격이 책정됐으나 젊은 여성층을 주류로 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하며 시장형성에 성공했다. 이후 1년 뒤인 1998년 남양유업이 ‘프렌치카페’를 출시하며 컵커피음료 2강 구도가 확립됐다.

현재는 약 12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거대한 시장에서 두 업체가 각각 40% 대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양대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동서식품이 스타벅스와 함께 내놓은 ‘스타벅스 디스커버리즈’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며 18%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특히 동서식품의 ‘스타벅스 디스커버리즈’는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인 스타벅스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탄생한 브랜드로 중저가 캔커피가 주류를 이루던 시장의 흐름을 ‘프리미엄’급 원두커피 시장으로 상당히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와 함께 최근의 원유가격 상승은 컵커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우유의 함량을 줄이고 양질의 원두를 사용해 커피 본연의 맛으로 승부를 내는 추세가 시작된 것. 1997년 출시된 매일유업의 ‘카페라떼 클레식 마일드’의 우유함량이 60%였다면 최근 출시한 ‘카페라떼 바리스타’의 우유함량이 42%로 대폭 줄었다. 대신 커피 함량을 늘리고 고급원두를 사용함으로써 커피 본연의 맛을 강화시켰다.

■ NB 캔커피

IMF 시절 커피믹스 시장이 경기불황의 반사이익을 누리며 성장했다면 최근의 경기침체는 커피 음료, 그 중에서도 프리미엄 원두커피 음료 시장의 성장에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2006년 동서식품이 글로벌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와 손잡고 출시한 ‘스타벅스 RTD 음료’의 출시는 국내 프리미엄 원두커피음료 시장의 형성을 알리는 효시였다.

이후 2007년 롯데칠성음료가 ‘칸타타’를 선보이며 커피음료시장 선도기업의 면모를 과시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동서식품이 ‘T.O.P’를 출시해 큰 성공을 거뒀다. 남양유업은 ‘원두커피에 관한 4가지 진실’을 출시했다.

이 제품들 모두 콜롬비아 브라질 등 원산지가 확실한 원두를 사용했으며 특화된 방법으로 커피를 배전, 프리미엄급의 맛과 향을 유지하고 있음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소비자들의 원두커피에 대한 선호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2000년대 이후 대중화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영향으로 깊고 진한 맛의 원두커피를 선호하는 소비경향이 사회 전반적으로 형성된 것.

여기에 경기불황의 여파가 서민생활 깊숙이 스며들며 고가정책을 펼치고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보다 품질이 비슷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프리미엄 원두커피 음료의 매력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원두커피음료 시장은 불황에도 고성장을 이어가며 커피음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칸타타’를 시작으로한 ‘NB(New Bottle )캔커피’라는 새로운 트랜드는 괄목할만한 점이다. NB캔은 캔과 PET의 장점을 적절히 혼합한 신개념 용기로 외관은 PET병과 유사하지만 알루미뉴 재질을 사용해 냉장과 온장 보관이 모두 가능하고 보존성이 높다. 또한 기존 캔커피와 달리 마개가 있어 여러 차례에 걸쳐 음용이 가능해 편의성이 개선됐다.
김아름 기자 : kimare@thinkfoo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