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커피시장(上)]커피믹스 IMF 이후 ‘시장의 핵’ |
경제·편리성 외 다양한 맛 제공 인스턴트·원두커피 시장 잠식 |
국내에서 처음으로 커피가 만들어 진 것을 기준으로 봤을 때 내년이면 한국 커피의 역사가 40년을 맞이한다. 원두커피를 즐길만한 사정이 되지 못했던 시절 일반 서민들에게 널리 보급됐던 인스턴트커피는 이제 외국 커피 전문가들이 놀랄 정도의 높은 수준으로 성장해 커피 본고장인 유럽에도 역수출되고 있다. 인스턴트커피가 주를 이루던 국내 커피시장은 특히 최근 들어 급격히 다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커피믹스의 성장과 제품군의 다양화를 비롯해 고급 커피음료 시장이 활성화되고 국산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세를 늘려나가는 등 양적·질적 성장이 눈에 띤다. ■ 인스턴트커피 국내에서 최초로 커피가 생산된 것은 1970년 9월의 일이다. 이전까지 미군 PX에서 흘러나온 제품이나 불법 외제품만 존재하던 시장에 동서식품이 맥스웰하우스 커피를 들고 나온 것. 이후 1979년에 현재의 한국네슬레가 농어촌개발공사와 합작 회사인 ‘한서식품’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진출하며 두 회사를 양대 산맥으로 하는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커피 산업 초창기인 70년대에 분무건조 방식으로 생산되던 인스턴트커피는 1980년 동서식품이 냉동건조 방식으로 생산한 ‘맥심’을 내놓으며 품질이 한단계 향상됐다. 그러나 출시이후 줄곧 커피시장을 지배해오던 인스턴트 커피의 인기는 커피믹스 시장의 급성장을 계기로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특히 2001년 이후로는 하락폭이 눈에 띠게 커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인스턴트커피 제조 기술의 발달로 원두커피의 기술을 적용해 과거보다 훨씬 품질이 향상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다양한 소비자층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향미특성을 갖는 인스턴트커피를 개발, 제품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동서식품은 소비자의 변화하는 기호에 발맞추기 위해 지난 96년부터 4년 마다 리스테이지를 단행하고 있다. 인스턴트, 병, 커피믹스 등 맥심 전 제품군에 대해 품질과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다변화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올해에는 한국인의 기호를 분석해 쓴맛은 줄이되 커피 맛 강도는 유지하면서 아로마향 강도를 강화해 부드러운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변화를 시도했다. 한국네슬레는 2007년도 말에 테이스터스 초이스 브랜드에 ‘수프리모’ 라인을 추가하며 커피 업계 최초로 커피 원두 원산지를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출시 1년만에 200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커피믹스 포함). ■ 커피믹스 스틱 형 냉동건조 타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커피믹스는 약 20년 전부터 생산됐다. 인스턴트커피의 인기에 눌려있던 커피믹스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IMF 이후부터다. 업계에서는 보다 편리하고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는 커피믹스의 특성이 대규모 인원감축으로 시간을 들여 커피를 탈 일손이 없어진 기업들에 크게 어필한 것이 이 같은 변화의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그러나 IMF 이후로 2005년 까지 20% 후반대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오던 커피믹스 시장은 2006년 이후 한 자릿수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커피믹스 시장의 양적인 성장이 다소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오히려 훨씬 다양성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 최근의 큰 특징이다. 이전까지 커피믹스의 양적 성장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동서식품과 한국네슬레의 성장에 의한 것이었다면 2006년도 이후의 다양한 변화는 그 외기타 중소 업체들의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특히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확산과 더불어 등장한 새로운 제품군들은 커피전문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커피 맛을 커피믹스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해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동서식품과 한국네슬레는 웰빙트렌드에 맞춰 각각 ‘1/2 칼로리’제품과 폴리페놀이 들어있는 ‘웰빙커피’ 라인을 추가함과 동시에 ‘맥심 아라비카 100 부드러운 브랙’ ‘테이스터스 초이스 수프리모 부드러운 블랙’ 등 원두커피 급의 품질을 지향하는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원두커피 원두커피는 인스턴트 커피에 비해 향미가 좋고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저온에서 잘 보관하지 않으면 향기성분이 쉽게 분해돼 품질이 나빠질 수 있고 추출을 위해 별도의 시설이 필요하며 음용 시마다 추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소수의 애호가 층에 의해 소비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고급 커피’를 선호하는 경향이 일종의 문화로까지 확산되며 소비층이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가정 직장 등에서 개인이 직접 추출해서 먹는 형태로 소비되는 원두커피의 양은 소폭 감소와 증가를 반복하며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원두커피의 최대 소비지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감에 따라 원두커피에 대한 선호도와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원두커피 시장은 편의성과 일정한 맛을 무기로 하는 커피믹스 시장의 확대로 2000년대 이후 점차 소비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06년 이후 고급 커피 소비 경향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며 느린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2006년도 이후 원두커피 시장은 커피업계의 하나의 틈새시장으로 작용하며 중하위 업체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
김아름 기자 : kimare@thinkfoo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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