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리포트]중국내 反韓정서 ‘오락가락’

곡산 2008. 10. 20. 09:02

[현지리포트]중국내 反韓정서 ‘오락가락’
멜라민 집중보도에 한국기업 ‘노심초사’
김동기

중국민 반한감정 전면적인 형태 아닌 듯

▲ 김동기 기자     ©대한금융신문
멜라민 파동이 한국사회를 전면에서 흔들고 있지만 정작 중국인들의 표정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지난 5~8일 동안 베이징 현지취재를 통해 본 중국내 반한정서는 결론적으로 그다지 영향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취재진을 인솔했던 모 중국인사는 “반한정서라고 할 만큼 뚜렷이 나타난 징후가 많지 않다”며 “베이징 올림픽 보도, 최근 멜라민 보도에 대한 섭섭한 감정은 있지만 전 중국인이 흥분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에서 기업을 하고 있는 한국기업 중국법인 수장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한마디로 ‘노심초사’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거래활동, 영업활동에서 한국기업을 적지 않게 견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진출 국내 은행 모 법인장은 “보도 내용이 합리적이지 못하다. 멜라민 함유 과자를 하루에 수십개씩 수십년을 먹어야 부작용이 생긴다고 보도하고 수입을 절대 금지해야 한다는 논리가 모순이다. 중국 기업인들은 그 모순에 대해 섭섭해 한다”고 베이징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ATM를 영업하는 국내 진출 모 기업의 부장은 “9월에 있었던 ATM 전시회 때 한국기업 전시장을 방문하지 못하도록 동선(動線)을 만드는 등 견제가 만만치 않아 기업활동에 적신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상하이에 AP본사를 두고 있는 IBM 토드 커들러 사장은 “중국은 한국을 사랑한다”며 “정서적 동질감 때문에 한국인 및 한국기업의 중국내 영업은 그 어떤 국가보다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물론 한국내 고객 100여명과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립서비스라고 볼 수 있지만 분명 정서적 동질감 때문에 단기 반한정서 우려는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가 문제다.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노력과 함께 기업의 중국 사회공헌 활동도 보다 치밀하게 전략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

중국에 주재원을 파견한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각 금융기관 등 대(對)중국 밀착 마케팅이 필요하다. 일회성이어도 안되고 티내기 식으로는 절대 중국인의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기 어렵다. 중국인과 같은 사고를 하도록 노력하고 중국인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

총체적인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제고에 노력을 경주하고 중국인이 정작 필요로 하는 마케팅 활동에 전념해야 한다.

이같은 중국내 국가 및 은행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성규 하나은행 부행장은 교감을 위한 특별한 아이디어를 마련했다.

매주 일정한 날짜를 잡아 중국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부행장 토론 시간이 그것이다.

지 부행장은 “자존심이 강한 중국인에게 어떤 사상을 주입한다고 덤비면 먹혀들 것인가”라며 “그들이 한국의 정서를 그리고 하나은행의 정서를 이해하도록 하는 교감의 시간을 갖는 게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어로 된 교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중국어로, 중국인의 사상을 교감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지성규 부행장은 말한다.

그러나 현재의 영업을 위해서가 아닌 2011년 중국 기업영업 확대, 나아가 2015년 중국내 최우수 외자은행이 될 수 있다는게 하나은행 중국법인의 설명이다.

중국에 진출한 모든 국내기업이 단기 수익에 치중하기보다 중국화되기 위한 이같은 노력을 경주할 때 비로소 뿌리깊은 국내 은행의 중국진출 성공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金東起 기자>kdk@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