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편의점 PB음료로 몸집 불리기 가속 |
일반제품 NB보다 가격 차이 커 유리 콜라·사이다 매출 작년비 2배 늘어 과즙음료서 차음료·샘물 등 품목 확대 |
고물가 시대 지갑이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제조업체의 브랜드(National Brand) 제품보다 유통업체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공급하는 값싼 PB(Private Brand) 제품을 찾는 모습이 최근의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PB 바람은 음료시장에도 할인점과 편의점 등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거세게 불고 있다. 할인점에서는 이마트가 30여종의 PB음료를 내놓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는 23개, 롯데마트 10개, GS마트 6여개를, 편의점업계에서는 GS25 7개, 훼미리마트 6개, 세븐일레븐 4개 등을 앞세워 시장공략에 나섰다. 이들 PB음료는 할인점의 경우 과즙음료가 주를 이루면서 탄산음료, 차음료, 샘물 등으로 확산되는데 반해 편의점은 차 음료를 중심으로 샘물, 청량음료 순으로 소비자의 구매 장소에 따른 소비 성향을 반영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국식품공업협회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PB와 NB 식품간 가격 차이는 품목 전체적으론 19.9%선이지만, 음료는 21.8%로 PB상품이 훨씬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불황이라는 위기감 속에서 좀 더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전략상품으로서의 PB제품이 유통업계의 주력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유통업계의 PB음료 제품 시장현황을 진단해보았다. ◇ 다양성 강조한 과즙음료 감귤, 알로에, 토마토 이외에도 다양한 PB 과즙음료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E-Mart’ 브랜드로 제주당근, 포도, 제주감귤, 알로에 음료등을 내놓았는데, 특히 포도와 제주감귤 제품은 월 평균 각각 206%, 18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지난 6월 소비자 기호에 맞게 영양은 높이고 칼로리는 줄인 ‘스마트이팅’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건영식품에서 생산하는 이 브랜드는 액상과당 대신 올리고당을 사용해 칼로리를 낮춘 오렌지·당근, 1/2칼로리 복숭아·살구·토마토 등이 그것이다. 홈플러스는 ‘좋은상품’이라는 상표로 토마토·자몽·사과·망고·오렌지·포도·크린베리·석류 주스 등 다양한 맛으로 어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홈플러스 알뜰상품’은 가격의 차별화를 둔 저가형 제품으로 포도주스, 오렌지 주스, 토마토 주스 등이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주스는 전체 음료시장의 35~40%를 차지하는 가장 큰 카테고리로, 주스시장의 성공적인 PB 런칭 및 안정화는 곧 PB 음료사업의 성공 여부를 점칠 수 있는 잣대가 되기 때문에 이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와이즐랙’ 토마토, 포도에 이어 올 3월 선보인 ‘와이즐랙 내몸사랑’ 브랜드로 웰빙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들을 겨냥하고 있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친환경, 천연성분 및 유해물질 제거상품 등 프리미엄급 품목으로, 내몸사랑 앵두주스, 내몸사랑 사과주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과즙음료의 경우 매출 감소 추세에 있다고 전했다. ◇저렴한 가격 탄산음료 소비자의 트렌드가 웰빙 음료로 전환됨에 따라서 탄산음료 시장의 PB 확대는 미미한 수준이나 콜라와 사이다 시장으로의 진출은 활발한 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해태음료를 통해 콜라와 사이다 1.5L를 출시한 뒤 사이다는 월평균 72%, 콜라는 18%의 매출이 신장해 올 3월부터는 소용량 제품도 내놓았다. 홈플러스는 일화에서 PB브랜드의 콜라와 사이다를 생산하고 있는데, 전년대비 콜라는 200%, 사이다는 100% 매출신장 효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PB제품 계 블루오션 차음료 차 음료 부문에선 지난해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며 모든 할인점에서 취급하고 있는 옥수수수염차가 단연 독보적이다. 홈플러스의 경우 홍차와 검은콩차 등 다양한 소재의 PB제품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차음료는 상품의 유행성이 강해 그 기간이 점차 짧아지고 있어 충분한 시장조사를 통한 전략적인 상품 출시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암반수 경쟁 샘물 시장 생수는 내수시장을 타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이 너도나도 뛰어드는 분야이다. 이마트는 '봉평샘물', '얼음샘물' 등의 제품으로 PB 생수시장 점유율 33%를 기록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롯데칠성에서 만든 '좋은상품 샘물'을 2003년부터 내놓아 연평균 25%의 신장률을 보일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와이즐랙 샘물, '와이즐렉 금강산샘물' 2종으로 전년대비 15% 매출성장세를 꾀했다고 밝혔다. 편의점업계의 PB음료 사업도 대형마트 못지않게 활발하다. 훼미리마트는 ‘0칼로리 혼합차’ 시리즈로 둥글레소, 옥수수수염차, 옥수수결명자소, 가마솥누룽지소, 현미수국차소 등을 선보였다. 이중 '옥수수결명자소'가 가장 인기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GS25는 대학생 마케터들과의 만남을 통해 가장 선호하는 음료 시장 조사결과 차 음료가 선정돼 ‘차마시는 뜰’ 시리즈로 7종류의 차 음료를 출시했으며 품목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세븐일레븐은 밀크티인 ‘런던의 오후’, 탄산음료 ‘레몬에이드’, ‘먹는 샘물’, ‘산뜻한 원두커피’ 등의 음료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샘물시장의 아쿠아 음료로 샘물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니스톱은 아직까지 PB음료는 내놓지 않았으나 오는 9월 주스류 2개 품목을 시작으로 다양화를 꾀할 예정이다. 유통업계는 고물가 시대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PB음료의 몸집불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경쟁이 심화될수록 얼마나 좋은 상품을 PB로 개발하고 상품의 구색을 다양하게 넓혀 가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능동적으로 기획하고, 기술력이 있는 중소제조업체를 발굴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체브랜드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마트는 “PB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이마트의 새로운 경영방침”이라며 “국내 제조업체들 뿐 아니라 해외 직수입을 통해서도 각종 PB 상품들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도 영국 테스코에서 취급하는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경쟁력이 높은 PB 제품을 수입, 판매할 계획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한편 유통업계는 고물가 시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저가 제품의 매출 상승이 PB상품을 활성화 시키는 원인이 되었다면, 앞으로는 이를 발판으로 고객의 니즈와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상대적 고가 PB의 개발 및 구성비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마트에서 비롯된 PB의 영향은 음식료업체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PB가 성공하려면 △소비자의 브랜드 중시 △소비의 변화 브랜드 못지 않은 품질유지△브랜드 제품보다 40~50%정도 낮은 가격 등 3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제조업체는 자사 제품과 과다경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에서 브랜드 역량을 무엇보다 강화하고 경쟁제품과 차별화된 제품개발과 능동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동시에 유통업체와의 상생을 위한 전략적 제휴에 힘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제조업계는 PB가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과 싸게 유통시켜야 하는 점 사이의 명암에 걸쳐 있다. 하지만 브랜드 시장에 밀려 진출하고 있지 못하는 부진품목에 대해서 저가의 PB제품으로 과감하게 공략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태음료는 ‘콤비콜라’의 매출 부진을 ‘이마트 콜라’로 진출로 메꾸는 효과를 거두었으며, 건영식품은 '가야농장' 시리즈 이외에도 이마트 ‘스마트이팅’ 브랜드 공급을 통해 주스시장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었다며 PB음료 사업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
김현옥 기자 : hykim996@thinkfood.c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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