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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욱 회장 "검찰이 네티즌 고소 권유했지만 거절"(종합)

곡산 2008. 7. 15. 20:13

손욱 회장 "검찰이 네티즌 고소 권유했지만 거절"(종합)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7.15 16:16 | 최종수정 2008.07.15 16:42



"네슬레 같은 글로벌 식품기업 목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손욱 농심회장은 "최근 검찰이 불매운동을 한 네티즌을 고소하라고했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15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업혁신 경영전략 발표 간담회에서 최근 검찰에서 특정 언론매체 광고주에 대한 네티즌의 불매운동에 따른 피해상황을 물어보면서 고소를 권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검찰로부터 농심이 불매운동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인데 왜 고소를 안하느냐는 얘기를 들었지만 쓴소리를 듣고 내부적으로 반성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선형 운영총괄 부사장은 "검찰 수사관이 일주일쯤 전에 전화로 네티즌 불매운동 수사와 관련, 매출 손실 등 피해현황을 알려달라며 수사협조를 부탁했고 이를 거절하자 지난 주말에 직접 찾아왔었다"며 "수사관들이 직접 고소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지는 않았고 다만 참고인 진술을 해 달라고는 했다"라고 설명했다.

불매운동과 이물질 파동 등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느낀 점을 묻자 손 회장은 "농심이 그동안 미지근한 물에서 서서히 삶아지던 개구리 같았다"는 비유를 했다.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위 기업 자리에 오래 머물다 보니까 잘못된 점을 고치려는 노력이 부족했는데 일련의 사태로 자극을 받아 안주하지 않고 변화에 나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농심이 1985년 1위 기업이 된 뒤 점유율이 60%가 넘을 정도로 시장지배력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자만심이 생기고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 같다"며 "이물질 사태가 없었다면 농심은 그대로 가라앉아 회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자성했다.

손 회장은"이물질 파동 이후 스낵 매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현재는 예년의 80-90% 수준으로 올라서는 등 회복세이고 전체 매출도 작년 대비 11% 증가하는 등 경영실적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물질 문제는 무조건 제조업체 책임으로 몰고가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불만도 표시했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은 식품에서 이물질이 나오면 제조공정에서 들어갔다는 선입견부터 가지고 보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최근 바퀴벌레나 나방 등은 유통ㆍ보관 과정의 문제였다"며 "당국도 관련법은 강화해놨지만 식약청등 전담기관의 인적구성이나 장비수준은 아직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사업과 관련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손 회장은 "삼성전자도 10여년만에 국내기업에서 세계 1위 기업이 됐는데 식품회사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며 "농심을 `네슬레'와 같은 글로벌 식품기업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수출을 포함한 해외사업부문 매출이 2천억원(2억달러) 수준인데 그중 절반은 미국, 40%는 중국이 차지한다"며 "특히 전세계 라면 생산ㆍ소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에서 현재 1% 수준인 점유율을 10% 수준으로 끌어올려 2015년 해외매출 목표 1조원 중 5천억원을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시장의 경우 소비자들이 고급제품과 매운맛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최근 현지법인 경영진과 운영시스템을 정비한 덕에 지난 10년간 평균 10% 안팎이던 매출성장률이 올해 1-6월에는 70%로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중국시장에서는 향후 수년간 매년 두배씩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이런 추세면 2015년이 아니라 2012년까지 5천억원을 달성할 수 있고 미국과 남미에서도 5천억원 가량을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중국내륙과 미국 동부, 베트남, 러시아 등지에 추가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이밖에 신규사업 추진 현황과 관련, "구체적인 계획수립 작업이 마무리단계로 8월께 상세한 사항이 나오는데 고추나 마늘 등 한국음식의 기초적인 재료나 한방재료를 이용한 식품사업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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