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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우유가 2007년 3월 롯데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된 후 1년 만에 음료사업에 본격 진출함에 따라 롯데그룹의 음료부문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롯데우유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막내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대주주다. 지난해 롯데그룹과 지분관계를 정리하고 계열분리를 마무리했으며 내년에는 ‘롯데’ 간판을 떼고 롯데그룹으로부터 완전한 독립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롯데우유는 24일 새로운 개념의 물 ‘비타민 워터 V12’에 대한 연구개발을 마치고 5월부터 시판에 나선다고 밝혔다.
‘비타민 워터 V12’는 롯데우유가 유제품 이 외에 출시한 최초의 음료제품으로 당장 롯데그룹 내 롯데칠성음료와 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아울러 롯데우유는 유제품을 통해 다져 온 유가공사업을 토대로 음료를 비롯한 식품군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형제기업인 롯데삼강, 롯데햄, 롯데제과 등 롯데그룹 내 다른 식품사업군과 충돌도 예상된다.
롯데우유는 이를 통해 올해 2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2013년까지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경영전략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롯데우유 신준호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 부산의 간판 소주사인 대선주조㈜의 지분(79만1738주)을 사모펀드에 3600억원에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신 회장이 음료사업을 비롯해 식품사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자금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 회장이 그동안 식품사업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식품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는 신 회장이 롯데제과를 일군 인물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높다. 실제 신 회장은 롯데제과 회장을 맡아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우유의 식품사업 확대가 형제 간 마찰에 따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격호 회장과 신준호 회장은 형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소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996년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 37만평의 소유권을 놓고 분쟁을 벌인 바 있다.
신격호 회장이 신준호 회장에게 이 땅을 명의신탁했는데 나중에 신준호 회장이 부지 소유권을 주장한 게 갈등의 발단이 됐다.
결국 양쪽이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분쟁은 끝났지만 이후 신격호 회장은 신준호 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준호 회장이 제과사업에 애정이 강한 만큼 롯데우유가 음료 외에 식품, 제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그룹과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yoon@fnnews.com윤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