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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제너시스 BBQ치킨 신화의 비밀 <제1탄>

곡산 2008. 3. 26. 08:10
[제636호] <연속기획>제너시스 BBQ치킨 신화의 비밀 <제1탄> 섬뜩한 두 얼굴
| 2008·03·25 10:12 |
‘치킨 명가’ 제너시스BBQ의 겉 다르고 속 다른 폐쇄적인 경영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경영진의 막무가내식 사업 추진 실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 물론 겉은 번지르르하다. 그러나 그 속은 전혀 딴판이다. 외부의 조언과 지적엔 눈과 귀를 꽉 막은 상태. ‘식구’인 가맹점 소리마저 외면하는 실정이다. 당연히 ‘괴리 경영’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노릇. 그저 ‘회장님’지시에 따라가기만 급급하다. 그야말로 허울 좋은 ‘철옹성’에 갇힌 ‘독불장군’꼴이다. 이에 <일요시사>는 서민을 울리는 고질적인 프랜차이즈의 병폐를 알리고자 제너시스BBQ의 비밀을 연속 기획으로 들춰보기로 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야누스’ 진짜 속셈은?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1위를 뭘로 보고 그럽니까.”
본지가 제너시스BBQ 홍보 백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회사 관계자가 내뱉은 말이다. 지난달 <일요시사>는 제너시스BBQ 가맹점 제보와 공정위 조사 정보 등을 입수했다. 제너시스BBQ가 체인본사의 지위를 이용해 가맹점주들에게 강제적으로 돈을 각출, 홍보에 사용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제너시스BBQ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너시스BBQ는 전방위적 ‘회사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이슈였던 ‘BBK 사건’에 계열사 ‘BBQ’를 살짝 끼어 넣는가 싶더니, 최근 자동차 업계를 휩쓸고 있는 현대차 ‘제네시스’에 회사명 ‘제너시스’를 올라 태웠다. 말 그대로 남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슬쩍 얹어놓는 식이다.
특히 주력인 BBQ치킨의 경품 마케팅을 실시, 총 55억원의 비용을 쏟아 부었다.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10월부터 4주간 계속된 판촉행사를 목표 매출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연말까지 6주간 더 연장하기도 했다. 제너시스BBQ 측은 “경품 마케팅을 실시한 지난해 10∼12월 매출이 전년비 30%가량 증가했다”며 “임원진 차량을 현대차 제네시스로 교체한 것도 회사를 알리는 데 상당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과정까지 가맹점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그 부담을 고스란히 가맹점들이 떠안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BBQ치킨 한 가맹점주는 “본사에서 홍보 비용을 부담한다지만, 어디 그 돈이 본사 돈이겠냐. 결국 가맹점에서 걷어 들인 돈”이라며 “본사에선 대대적인 홍보로 매출이 올랐다고 떠들지만, 실제 가맹점주들이 느낀 실감지수는 그리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도 “고급 승용차를 10대씩이나, 그것도 회사 돈으로 구입하는 것이 무슨 홍보가 되겠냐”며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단지 오너의 지시로 차량을 사들인 것으로 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너시스BBQ 측은 발뺌했다. 게다가 회사를 시기하는 세력들의 음모설까지 제기했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홍보비용을 가맹점에게 떠넘겼다는 의혹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었다.
“가맹점주에게 절대 부담을 준 적이 없습니다. 과거나 지금도 마찬가지죠. 회사 홍보비용을 무슨 근거로 가맹점에서 각출하겠습니까. 다른 프랜차이즈점은 몰라도 업계 1위인 제너시스BBQ는 가맹점의 살을 깎아먹지 않습니다. 어디서 이런 제보를 받은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본사 방침에 딴죽을 걸고 있는 일부 가맹점주들의 음해 같은데요.”

공정위, 홍보비용 가맹점주에 강제 전가 적발 시정명령
60억 판촉물 점주에 72억 판매 ‘식구 상대로 장사(?)’

그러나 제너시스BBQ의 반박은 결국 ‘거짓 해명’으로 드러났다. 제너시스BBQ가 가맹점주에게 일방적으로 판촉물 구입을 강요해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시정 조치를 받은 것.
지난 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제너시스BBQ가 2005년 6월∼2006년 2월 13차례의 판촉행사를 기획·시행하면서 판촉물 구입비용을 가맹점 사업자들에게 전가시킨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는 BBQ치킨 구매고객에게 잡지 등의 판촉물을 제공하는 이벤트에서 가맹점주의 의견수렴없이 일방적으로 정한 기준 및 계획에 따라 19종의 판촉물을 배분하고, 이를 구입할 것을 강요했다.
제너시스BBQ는 2005년 음식의 튀김유에서 발생하는 트랜스 지방산이 사회문제화 되자 그동안 치킨 튀김유로 사용했던 ‘대두경화유’를 ‘올리브유’로 교체하면서 치킨 가격인상(1만1천원→1만3천원)과 함께 대대적인 이벤트를 추진했다. 가격상승에 따른 판매저하를 막기 위한 의도였다.
“가맹점 사장님들께서 십시일반으로 모아 광고를 대대적으로 지속한다면 각 가맹점은 큰 광고의 효과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급가 인상을 하고자 합니다. 본사는 가맹점 사장님들께서 만들어 주신 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해 대소비자 광고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당시 본사 측이 가맹점주들에게 보낸 서신 내용이다. 제너시스BBQ가 홍보 마케팅 비용 조달 목적으로 제품의 공급가격을 인상했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전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제너시스BBQ는 2005년에 접어들면서 경영상태가 악화돼갔다. 실제 제너시스BBQ의 연도별 매출액을 보면 △2003년 1천60억원 △2004년 1천2백46억원 △2005년 1천3백23억원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한달전 본지 취재에 “사실무근”…‘거짓해명’빈축
“‘판촉·홍보·광고·이벤트’ 혼선, 믿거나 말거나”

영업이익은 △2003년 45억원 △2004년 28억원 △2005년 -16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도 △2003년 30억원 △2004년 18억원 △2005년 -3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부채비율은 △2003년 83.23% △2004년 84.73% △2005년 136.53%로 늘어났다.
그렇다면 광고 효과는 얼마나 있었을까. 제너시스BBQ의 홍보 수단은 언론사 잡지를 비롯해 21단 자전거, 동방신기 콘서트 응모권, 우산, 담요, 카렌다 등이다. 이를 가격으로 환산하면 모두 6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본사는 판촉물을 가맹점주들에게 72억원에 판매했다. 제너시스BBQ가 식구들을 상대로 ‘판촉물 장사’를 한 셈이다. 구입원가에서 54원∼3백55원(평균 이윤율 20.3%)의 이윤을 남겼다.
제너시스BBQ는 판촉기간 중 24종의 판촉물을 대량(69억6천1백만원)으로 구입해 그 중 19종(59억7천6백만원)에 대해 평균매출액에 따라 가맹점에 할당, 이윤을 붙여 판매했다. 즉, 판촉물을 12원∼1천5백원에 구입해 이윤(5.2%∼62.8%, 일부품목 제외)을 부가했고, 그 과정에서 가맹점은 71억9천2백만원의 금액을 부담한 것이다.
때문일까. 공정위 조사 결과 홍보 기간 중 본사가 떠넘긴 판촉비용 부담 등으로 가맹점들이 실감한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증가효과가 거의 ‘제로’로 드러난 것. 같은 기간 제너시스BBQ의 이익은 21.6% 증가한 반면, 가맹점 이익은 6.3% 증가에 그쳤다. 가맹점의 매출은 오히려 감소해 11%나 줄었다.
한 가맹점주는 “본사 사장은 6개월간 매출 30% 신장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회장이 사재를 털어서라도 가맹점 매출을 책임지고 올려놓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기존 예정됐던 판촉 기간도 일방적으로 늘어나 가맹점의 금전적인 부담과 정신적인 피해가 속출했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제너시스BBQ의 행위는 ‘거래상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가맹점 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 가맹사업법 제12조 1항3호에 위반된다는 게 공정위 측의 의견. 공정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사업의 특성상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자신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가맹점주에게 판촉비용 등을 전가시키는 등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개정 가맹사업법이 지난 2월4일부터 시행된 만큼 앞으로 유사한 행위가 재발될 경우에는 과징금 부과 등 보다 강력한 제재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정이 이런데도 제너시스BBQ 측은 가맹사업법 위반에 대해 여전히 전면 부인하고 있다. 또 공정위의 시정명령 조치에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가맹점에 판촉물 구입을 강요했거나 이윤을 남겼다는 공정위의 발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정당한 기업 활동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이달 말 공정위의 공식적인 최종 결정문에 따라 대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촉 행사에 앞서 가맹점 대표들이 참석한 간담회를 마련,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 대대적인 광고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본사 홍보비는 전적으로 본사에서 충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본지 취재의 거짓해명 부분에 대해선 “서로 의사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판촉’, ‘홍보’, ‘광고’, ‘이벤트’ 등 단어의 오해와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둘러댔다.
제너시스BBQ는 다음 달부터 치킨의 가격을 1천원씩 올릴 예정이다. 닭고기 사료비, 도계비, 인건비, 유류비 등의 상승이 인상 배경이지만, 본사의 무리한 융단폭격식 홍보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제너시스BBQ는?
1995년 설립한 제너시스BBQ는 프랜차이즈 업계 선두주자다.
이 회사는 국내 1위 치킨브랜드 ‘BBQ’를 비롯해 ‘BHC’, ‘닭읽는마을’, ‘유나인’, ‘찹스’, ‘오션스타’, ‘올리브떡볶기’, ‘BBQ치킨앤비어’, ‘델리아띠’, ‘BBQ참숯바베큐’등 모두 10여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가맹점수는 3천5백여개. 전체 매출액은 7천억원에 달한다.
해외사업도 활발하다. 2003년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첫 해외 가맹점 ‘BBQ차이나’를 연 뒤 스페인, 일본, 미국, 베트남, 호주, 몽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멕시코, 에콰도르 등 34개국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독일, 영국, 노르웨이, 핀란드, 터키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