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환율전쟁> ⑥위안화절상, 가속도 붙었나

곡산 2008. 3. 16. 18:56

<환율전쟁> ⑥위안화절상, 가속도 붙었나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3.16 05:54 | 최종수정 2008.03.16 05:54


달러당 6위안대 눈앞…한국, 對中 수출에 빨간불
(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올해 중국의 위안화 절상 속도가 심상치 않다.
지난 5년간 두자릿수의 경제성장을 해온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예상된 것이긴 하지만 올들어 절상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다.

14일 중국 인민은행이 은행간 거래기준으로 고시한 중간환율은 달러당 7.0882위안으로 달러당 6위안 대 돌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들어서만 3%의 가파른 절상이며 22차례의 신고가 경신이다.
미국의 경기침체로 인한 달러화 약세가 근저에 있지만 근본적으로 중국의 과도한 무역흑자에 더해 비용상승 요인에 아랑곳없이 해외로부터의 직접투자(FDI)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핫머니 유입도 한 몫하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말 현재 세계 최대인 1조5천300억달러에 이른다.
중국 통화당국은 위안화가 오를 수밖에 없는 요인에 더해 올들어 가파른 상승을 보이고 있는 물가억제를 위해 위안화 절상을 용인함으로써 위안화 절상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1월 7.1%에 이어 2월에는 11년래 최고치인 8.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이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행한 정부공작보고에서 밝힌 올해 4.8% 억제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춘제(설날) 폭설에다가 국제유가, 곡물, 원자재가격 상승 등 국내외 요인으로 올해 물가는 여느해보다 통제가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통화당국은 올해 경제운용의 최대 과제가 된 물가억제를 위해 크게 3개 이율을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업은행의 지급준비율, 금리, 위안화 가격 인상이 그것이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행장은 최근 전인대에 출석, 금리인상 공간이 아직 남아 있다고 밝혀 추가 금리인상 여지를 밝혔지만 중국 통화당국은 지금까지는 위안화 절상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금리인상은 통화팽창을 억제함으로써 물가억제에 긍정적 기능을 하지만 미국과의 금리격차 확대로 국제 핫머니 유입을 유인할 수 있다.

반면 위안화 절상은 수입물가를 낮춰 물가안정에 긍정적 기능을 할 뿐아니라 무역상대국과 마찰요인이 되고 있는 흑자를 줄일 수 있다. 국제 핫머니 유입을 효율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국제 외환시장 전문가들이 올해 위안화 절상 폭이 1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가파른 위안화 절상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해 이후 가공무역에 대한 혜택 축소, 환경오염. 에너지 소비가 많은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 인건비 부담 증가 외에 위안화 절상은 수출기업의 경우 앉아서 환차손을 그대로 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를 진작시키는 방향으로 경제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상당폭의 절상을 앞으로도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

위안화 절상은 중국 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차이나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중수출은 중국의 대외수출과 높은 동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중수출품 가운데 아직은 내수용 제품보다 원자재와 중간재 수출이 70-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출이 위축되면 수출품 생산을 위한 원부자재 수출도 위축되고 우리의 대중 수출도 감소될 수 밖에 없다.
중국은 지난 2월 무역흑자가 작년 동기에 비해 64% 감소한 86억달러에 머물렀다.
세계경제의 성장동력이 되고 있는 중국마저 본격적으로 미국발 한파의 영향권에 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수출품 가운데 내수용 품목은 중국내 수입가격 하락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가공 수출형 품목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 투자 기업은 의류나 가전 등 저부가가치형 노동집약 업종은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가격과 비용에 민감하지 않은 하이테크형 수출기업에는 위안화 절상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중국본부의 김윤희 과장은 2006년 이래 대중수출 증가율이 10%대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위안화 절상은 대중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원부자재 위주에서 내수형 유망 소비재로 수출품목을 발굴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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