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잔에 9000원 `명품생수` 잘 나간다 | |||||||||
유럽 배낭여행 때 봤던 페리에, 산펠레그리노 등 외국산 생수들이 일목요연하게 리스트에 올라 있었던 것. 게다가 기름진 음식을 먹을 즈음 소믈리에가 오더니 탄산이 포함된 생수를 권하기도 했다. 김씨는 “마치 와인 파티에 초대받은 기분”이었다며 “생수라도 제대로 대접받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외국산 생수가 호텔 속으로 깊숙이 자리 잡은 장면이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물은 ‘공짜’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이 사실. 호텔도 예외가 아니었다. 김주환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음료팀장은 “외국에서 영입된 지배인이 한국에 와 처음에 가장 불만을 보였던 게 물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은 물론 해외 경험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특정 생수를 지목해 주문하면서 생수가 또 다른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웰빙 바람도 한몫 했다. 식사와 함께 와인, 맥주 등을 마시던 고객들이 칼로리에 민감해지면서 음식에 맞는 생수를 찾기 시작했던 것. 정본용 서울프라자호텔 식음료팀장은 “90년대에는 남들과 다르다는 걸 과시하는 차원에서 에비앙 등 고급 생수를 소비하는 분위기였는데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생수를 주문하는 실용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호텔에서 외국산 생수가 창출하는 매출도 급격히 늘어났다. 프랑스 탄산수 ‘페리에’의 경우 호텔 관련 매출이 20% 가까이 늘었다. 수입사인 씨유씨의 정희원 마케팅팀 과장은 “92년부터 제공하기 시작한 호텔 쪽 매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라며 “호텔에서 잘 팔리면서 일반인들의 인식도 점차 높아져 지난해 한국에서만 100만병이 팔렸고 올해는 판매량이 40% 이상 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여은주 파라다이스호텔부산 과장은 “외국산 생수는 커피 등 음료와 비교해 결코 싸지 않지만 올 들어 꾸준히 판매량이 늘고 있다”라며 “외국인들뿐 아니라 부산을 찾는 연예인, CEO들의 수요도 많아 워터 리스트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프라자호텔 10여가지 생수 갖춰 ■ 기본적으로 호텔들이 갖춰놓은 외국산 생수는 어떤 게 있을까. 크게 나누면 미네랄이 풍부한 광천수와 빙하수, 해양심층수, 탄산수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 기능성이 강조된 생수들이다. 광천수에는 프랑스의 볼빅, 이탈리아의 수르지바와 라우레따나 등이 있고 빙하수에는 에비앙(프랑스), 휘슬러(캐나다) 등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CJ가 ‘울릉 미네워터’를 내놓아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해양심층수는 일본의 마린파워가 이미 국내 호텔에 깔려 있는 상황이다. 호텔에서 특히 인기 있는 생수는 탄산수다. 달지 않고 소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 이탈리아의 산펠레그리노, 프랑스의 페리에, 오스트리아의 몬테스, 영국의 티난트 등이 특히 인기다. 티난트 수입사 피에스아이의 고상화 이사는 “2004년에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했는데 출시 초기에는 인지도가 낮았지만 톡 쏘는 듯한 독특한 맛이 남다르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광천수와 탄산수 중 탄산수 부문 매출이 더욱 높다”라고 말했다. 최근 호텔들은 저마다 남다른 생수를 보유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가장 리스트가 화려한 쪽은 서울프라자호텔. 노르웨이산 보스를 비롯해 몬테스, 라우레따나 등 10가지의 외국산 생수를 팔고 있다. 웨스틴조선호텔도 만만치 않다. 피지, 아쿠아파나(이탈리아)는 물론 아기들을 위한 생수로 알려진 오스트리아의 와일드알프도 내놨다. 인터컨티넨탈호텔의 경우 화장수, 건강드링크의 원료로도 쓰이는 로즈워터와 티난트가, 롯데호텔의 경우 마린파워가 눈길을 끈다. 가격은 7000~9000원으로 일반 생수 가격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편이다. 김주환 음료팀장은 “고객들이 특정 브랜드를 찾는 경우가 많아 주문 리스트 말고도 다양한 외국산 생수를 갖춰놓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1436·송년호(07.12.26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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