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화끈 분출 ‘질펀해야 호황’
흔히들 ‘아가씨와 함께 하는 술집’으로 부르는 화류계 속엔 과연 어떤 장르가 존재하는 것일까. 혹시 다 똑같은 종류의 룸살롱은 아닐까. 아마 대다수의 여성들은 다 같은 룸살롱으로만 알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시대 남성들도 과연 같은 생각일까. 글쎄. 전혀 다른 답이 나올것이다. 룸살롱은 룸살롱일 뿐 아가씨와 함께 밤을 보내고 술을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곳은 수없이 다양하다. 각양각색의 특성을 갖춰 그날 그날의 구미에 맡게 우리네 남성들은 발길을 옮긴다.

반면,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하드코어의 원조 격인 북창동거리는 엄청난 경기침체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2008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북창동거리의 하드코어 업소들은 경기침체뿐 아니라 함께 있는 실무자들이 대거 강남으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북창동은 위기의 거리로 몰락하고 있다.
강남에서 하드코어를 운영한다고 해서 누구나 호황을 누리는 것은 절대 아니다. 선릉에 밀집된 하드코어 업소 중 대형업소로 손꼽히던 ‘ㅂ업소’는 지난 9월 차병원 사거리로 이전한 후 2개월 만에 문을 닫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 이를 지켜본 업계 전문가들은 “지역 특성상 이미 하드코어 시장은 포화상태다. 이 마당에 제아무리 대형업소라 할지라도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며 “강남 대형하드코어업소들도 살아남으려면 무한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고 전언했다.
사실 아가씨 공급이 넘치는 강남이라 해도 2007 후반기로 접어들수록 나날이 늘어나는 오픈 업소에 비해 아가씨의 수가 현저히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넘치는 하드코어 업소 중 살아나기 위한 ‘2008전략’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대형업소도 나가떨어지는 판국이다”며 “소형업소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고객들의 구미를 당겨야 할 것이며, 풀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하드코어 업소다운 진면목을 과시하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총동원해 고객에게 선사해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드코어에 이어 강남의 유흥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전통 룸살롱. 룸돌이(유흥문화를 즐기는 마니아)라면 아니 화류계에 입문한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 봤을 법한 곳이 룸살롱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룸살롱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본 지식의 밤 문화라고 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화류계의 야화라 불리는 아가씨들이 대기하고 있고, 고객이 룸에 들어오면 줄지어 인사를 한 후, 고객의 선택을 기다리는 그녀들이 가득한 곳. 그녀들과의 오붓하면서도 화끈한 시간을 보내며 술 한잔 질펀하게 마시고 노는 곳이다.
이렇게 오랜 전통을 자랑하지만 이 룸살롱들도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 고객은 생각보다 빠른 정보를 수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느 업소와는 차별적으로 이색이벤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오랜 전통이라고 아가씨까지 전통을 이어가면 망하기 십상이다. 아가씨만큼은 절대 오래되면 안 된다.
매일매일 신선하면서도 상큼한 아가씨를 얼만큼 대기시키냐가 업소의 승패를 좌우한다. 요즘 넘쳐나는 룸살롱 중에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하며 업계의 최고봉 자리에 올라서고 있는 곳이 있다.
강남 신사 여의도 시장까지 장악한 ‘ㅂ룸살롱’. 이곳은 최근 신개념 멤버십 카드를 도입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운다. 낙후된 여의도 시장에서까지 활약을 펼치고 있으니 과연 국내 대표적인 룸살롱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곳에서 내세운 신개념 멤버십 카드 ‘GMC(Genuine Membership Club)’는 주식회사의 주인이 주주인 것처럼 주주제 룸살롱을 국내최초로 도입해 고객주주 클럽의 룸살롱을 만든 것이다. 이처럼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업소도 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와 창조적인 시스템의 업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 2007년의 새바람이었다.
하드코어에서 텐프로까지…주특기 살려 살아남기
'다녀본 사람이나 다니지’ 2백만원부터 수천만원까지
포화상태에 다다른 강남 룸살롱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진입로는 만든다고 볼 수 있다. 투자가 가능하고 더불어 즐길 수 있는 신개념 룸살롱의 문화. 이미 변화는 시작된 듯하다.
이렇듯 발 빠르게 변화하는 룸살롱 문화에 대해 유흥평론가들은 “이미 지금의 룸살롱은 예전에 룸살롱이 아니다”며 “변하지 않으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남들이 하지 않은 공격적인 마케팅만이 살아남을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위 업소의 경우 텐프로와 퍼블릭의 교집합적인 마케팅을 잘 이용해 그 용도를 넓히고 있고, 업계 최초의 시스템을 도입한 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된다”고 덧붙였다.
포화상태의 룸살롱 사이에 틈새시장을 제대로 공략한 ‘퍼블릭’ 업계. 이쪽도 살아남는 일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여타 다른 업계에 비해 비교적 큰 변화 없이 잘 운영되고 있는 편. 퍼블릭의 가장 큰 장점은 다름 아닌 금전적인 부분이다. 물론 아가씨 수질은 기본이고, 즐기는 수준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곳이 호황을 누리는 가장 큰 이유는 저가 시스템으로 고객을 맞이하기 때문. 룸살롱의 경우 일반 월급쟁이들이 자주 들락날락하기 힘든 가격대를 유지한다. 하지만 퍼블릭의 경우 위스키와 안주를 패키지로 묶어 저렴하게 판매하는 등 일반적으로 떠있는 거품을 제거한 업소다. 경기 침체로 인해 많은 업소들이 2007년을 힘겹게 이겨내고 있는 반면 퍼블릭은 고객의 관심을 꾸준히 받으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저가 상품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퍼블릭의 고객층은 일반 샐러리맨이다. 그렇다 보니 퍼블릭 업소들은 직장인이 밀집해 있는 강남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많이 위치해 있다.
퍼블릭의 대표 업소로 알려진 o업소 경우, 2007 하반기 연말을 맞이해 아가씨들을 일명 ‘신삥아가씨’로 새로 교체하는 등 최고의 업소로써 자리를 매김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업소 관계자는 “잠시만 소홀해도 고객들이 먼저 안다”며 “항상 고객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1+1’의 행사는 기본으로 하고, 시시때때 계절 상황 등에 맞는 각종 이벤트를 항시 제공하며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이벤트 시스템이 인기비결이기도 하다”며 “아직 퍼블릭에선 이러한 것들이 고객들에게 잘 어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7 텐프로 호황의 이유는 ‘트랜드’다. 하룻밤 술값이 적게는 2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나오는 곳이고 또 돈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일단 모르는 사람은 돌려보내는 게 이들의 영업 전략. 철저히 멤버십 운영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은 제한돼 있다. 정·재계 유명인사와 고소득 자영업자부터 부동산 재벌 등이 주 고객층이다. 여기에 빠지지 않는 직업군은 다름 아닌 연예인이다.
특수계층을 위한 최호화 술집 텐프로. 이곳이 트랜드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텐프로 아가씨와 유명연예인과 열애설 덕분. 특히, 연예인과 룸살롱이 집중 조명된 건 올 초 탤런트 오지호와 사귄 여성이 강남의 유명한 룸살롱 호스티스로 밝혀지면서부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지호와 사귄 텐프로 여성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올 초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 내용은 유명 탤런트의 연인이었던 ‘텐프로걸의 죽음’이란 갖가지 내용으로 각 언론에 집중조명을 받으며,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워낙에 아가씨 수질이 좋다보니 그곳을 찾는 이들 사이에서는 이미 붐이 일어난 지 오래. 특히, 각 사회 고위층 간부를 비롯 연예인까지 이곳을 제집 드나들듯 들락거린다니 그곳의 수질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듯하다. 조용조용 자기 자리에서 언제나 최고의 자리에 있던 텐프로 업소들은 2007년 화두에 오른 몫을 톡톡히 했다. 다른 업계 업소들처럼 불황을 잘 겪지 않는 텐프로답게 올해는 얼어붙은 경기침체와는 전혀 상관없는 한 해를 무사히 잘 보냈다.
하지만 초창기 수요와 공급의 비례관계가 유지되지 못해 상반기 신규고객들의 발걸음은 뜸해지고, 기존 단골고객을 집중 공략하며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 유명세를 탄 만큼 관심을 갖고 이곳을 찾던 일부 고객들은 막상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경험하니 생각보다 너무 식상하게 느껴진다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다. 그만큼 다녀본 이들만 다닌다는 텐프로답게 넓은 고객층은 아니지만 분명 특수계층의 고객들로 마니아층을 이루고 있다.
끊이지 않는 연예인과의 구설수로 2007년 호황 아닌 호황을 누린 텐프로. 하지만 텐프로는 아가씨와 고객 간에 수요와 공급이 적절치 못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이다. 이러한 양상이 이어지다 보면 아무리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는 텐프로라 할지라도 고객들의 배신을 막기는 힘들 터.
업계 전문가는 텐프로의 수명에 대해 “2007년은 좋던 나쁘던 운 좋게 넘어간 것은 사실이다”며 “텐프로는 아가씨 수급이 가장 시급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텐프로라는 의미에 맞춰 아가씨들을 맞춘다는 게 힘든 일이고 텐프로에 이어 쩜오 등 뒤이어 올라오는 업계가 많기 때문에 긴장을 바짝 해야 할 것이다”며 “텐프로의 명성을 2008년까지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마이너뉴스 이명선 르포라이터/www.min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