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유 업체 한국야쿠르트는 요즘 흑마늘 음료 덕분에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 5월 내놓은 '천년의 식물 산'이 하루 5만병씩 팔리며 11월 말까지 판매량 1000만병,매출 150억원을 넘어섰다.
이 회사는 여세를 몰아 9월엔 진액 형태의 음료 '진 흑마늘'을 출시,월 평균 매출 6000만원을 기록 중이다.
음료업계에서는 하루 5만병 이상 팔리면 히트 상품으로 보고 있다.
종근당건강은 7월 흑마늘로 만든 진액 음료 4종,광동생활건강식품은 9월 남해산 생마늘을 황토와 함께 숙성시킨 '황토 숙성 흑마늘 진액'을 각각 내놓는 등 7~8개 업체가 판매 경쟁에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 등 다른 10여개 업체도 햄과 사탕 두부 등 흑마늘을 이용한 신제품을 출시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흑마늘이 식품업계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흑마늘을 재료로 만든 음료와 식품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흑마늘은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서 마늘을 발효.숙성,마늘 속 알리신 성분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역한 냄새를 제거해 먹기 편하게 만든 식품.알리신은 살균.항균 작용 외에도 혈액순환,소화촉진,당뇨병과 암 예방 등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업계에 불고 있는 '흑마늘 신드롬'의 특징은 활용 범위가 넓다는 점이다.
옥수수차처럼 음료에 머물지 않고 빵,제과,스낵,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햄에 흑마늘 향을 첨가한 '흑마늘맛 햄'을 출시했고 음료도 개발,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오뚜기는 흑마늘 환,목우촌은 흑마늘 햄,풀무원은 흑마늘 두부 제품을 각각 출시할 계획이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동원F&B,롯데칠성 등도 내년 초 흑마늘 음료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흑마늘 붐이 일자 미처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한 대기업들이 중소 전문 업체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계약을 체결,판매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도 특징적인 현상이다.
농심은 최근 흑마늘을 재료로 사용한 사탕과 젤리를 OEM 방식으로 생산하기로 중소 제조업체와 계약했다.
대표적인 생산 업체로 꼽히는 덕산식품은 지난해 흑마늘 제조 공정 특허를 취득한 뒤 지난 6월 경남 남해에 연산 70t 규모의 공장을 완공,흑마늘 생산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이가락 흑마늘 강산'이란 자체 브랜드 음료도 내놨다.
김영표 덕산식품 총괄본부장은 "현재 15개 정도의 대기업들이 중소업체와 제휴해 흑마늘 식품과 음료를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도 식품업계의 최대 화두는 흑마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흑마늘 시장 규모는 올해 500억원 안팎에 불과할 전망이지만 내년에는 2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식품 대기업과 유명 제약사들이 잇따라 참여하면서 흑마늘 시장이 올해 옥수수 수염차 시장처럼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흑마늘 식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는 인구 구조 및 식생활 패턴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성인병 환자가 급증하면서 30~50대 중장년층이 주 구매층으로 떠올랐다.
마늘의 혈액순환 촉진 기능에 주목한 20~30대 여성층도 미용을 위해 흑마늘 식품을 찾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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