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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바닷물 전쟁 "해양심층수 1조 시장 잡아라"

곡산 2007. 11. 17. 10:56
불붙은 바닷물 전쟁 "해양심층수 1조 시장 잡아라"
마지막 남은 지상 최대의 블루오션‥업계 시선집중
 
 

90년대 중반 생수시장이 형성됐을 때만 하더라도 요즘처럼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은 누구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친환경, 웰빙과 맞물리면서 생수시장은 급격한 신장을 이뤄냈다. 세계적으로 84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생수시장은 국내에서도 매년 신장을 거듭해 오는 2010년이면 거의 1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근 전문가들은 생수시장의 규모를 더욱 높게 예측하기 시작했다. 바로 해양심층수가 새로운 생수로 등장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내 생수회사에서 만든 해양심층수 음료와 일본 제품의 광고. 오는 2010년이면 해양심층수 관련 시장은 1조원 이상으로 급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견했다.   © 브레이크뉴스

마지막 남은 지상 최대의 블루오션 ‘해양심층수’
국민 70%이상 ‘보약 중의 보약’으로 생각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꼽혀왔다. 전국 어느 지역의 물이든 누구나 마실 수 있었고 그만큼 수량도 풍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생수사업을 하는 것이 매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었다.

그런데 2007년 현재는 우리나라도 조만간 ‘물 부족 국가’에 편입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기됐다. 환경오염과 무분별한 물 사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시각이다.

수돗물의 품질이 하락하고 약수터들의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정수기의 사용이 대폭 늘어난 것은 물론 생수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생수사업을 벌이는 기업들은 웰빙을 접목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90년 대 중반 ‘게르마늄 생수’ 등 일부 생수가 ‘웰빙’과 ‘건강’을 모토로 내걸었지만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해양심층수 2010년 1조원 시장으로 성장

하지만 요즘 생수는 단순한 ‘지하수’ 개념이 아닌 ‘건강음료’로 ‘웰빙음료’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생수의 진화가 시작된 것이다.

시장이 대폭 확대되고 규모가 커지면서 대기업들의 생수시장 진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생수가 탄산음료 매출을 앞서는 등 시장이 급성장한 데 따른 결과다.

그러나 앞으로 생수시장을 장악할 제품은 육지에서 생산되는 물이 아닌 바다에서 생산되는 물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우리에게 익숙해진 해양심층수가 생수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주인공이다.

심해의 차가운 바닷물이 요즘 ‘물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 내년 2월부터 먹는 해양 심층수 사업이 가능해지면서 업계의 선점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관련법이 제정되지 않아 시장 진출과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기존 생수시장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국회는 지난 7월 3일 ‘해양 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고, 내년 2월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해양수산부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이 해양 심층수 개발에 이미 성공했거나 뛰어든 상황임을 감안해 국내에서도 적극 육성할 취지로 법제화를 추진해왔다. 심층수의 시장성이 날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 해양 심층수는 특히 ‘웰빙 음료’로도 조명을 받고 있다.

롯데경제연구소가 지난 2005년 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좋은 물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72%로 나왔다. 또 ‘건강을 고려해 특별한 물을 마신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도 43%로 조사됐다.

▲경북해양과학연구단지 조성계획 조감도. 경상북도 울진군은 해양심층수 개발과 경북해양과학 연구단지 조성을 연계해 해양사업을 추진하는 등 해양심층수 산업화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브레이크뉴스

사람의 체액에 가장 가까운 물… 당뇨, 혈전, 신진대사, 피부미용에 탁월

현재 국내 물시장에 완전한 심층수는 아니지만 심층수를 정제해 섞어 넣은 ‘혼합음료’는 출시돼 있다. 하지만 아직 심층수시장이 형성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관련 기관과 개발기업들은 먹는 심층수를 비롯한 해양 심층수 활용 사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수출로 이어질 경우 소득원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물산업의 세계적 급성장 추세 역시 이런 장밋빛 전망의 요인이다.

학계에서는 현재의 세계 물시장 규모를 1000조원대로 파악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1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이 가운데 생수시장만 200조원이 넘는다.

국내 생수시장의 규모도 해마다 10% 이상 커지고 있다. 작년 생수 및 차·음료시장의 규모는 5300억원에 이른다. 1995년 생수 시판이 허용되면서 형성된 생수시장에는 현재 80개가 넘는 제조업체가 뛰어들어 한판 혼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녹차’ ‘옥수수 수염차’ 등 이른바 ‘기능성 음료’까지 가세해 전선이 커져가고 있다.

해양 심층수 개발업계에 따르면 당장 내년에만 국내 시장 규모가 1700억원 정도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도 2010년에는 1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심층수시장을 개척한 일본의 예도 참고가 됐다. 작년 일본의 해양 심층수시장은 3조원 규모에 달했다.

해양 심층수 개발이 각광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원료가 무궁무진하다. 해양 심층수는 저온 상태에서 해저 200m 이하에 반영구적으로 보존돼 있다. 오염원이 없고 미네랄이 풍부해 염분만 제거하면 우수한 식수는 물론 화장품 및 주류 제조용 원수 등으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먹는 물 말고도 건강음료, 술, 스킨케어제품, 식품 등에 다양하게 사용될 것”이라며 “특히 아토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양 심층수 개발은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 쉽게 뛰어들긴 어려운 사업이다. 해저에 취수용 파이프라인을 연결해야 하는 등 기초 비용만 10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후로는 결정적으로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해양 심층수가 이른바 ‘블루오션’ 상품으로 불리는 이유다. 때문에 각 기업은 물론 국책연구기관도 사업에 뛰어들었다.

호서대 유승훈 교수는 “고급 음료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존재하고 또 늘어갈 것”이라며 “과열현상만 빚지 않는다면 안정적 시장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금·샘물?소주·감자칩에 화장품까지 해양심층수 이용

내년 2월 2일 취수면허와 유통절차 등을 규정한 '해양심층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발효를 앞두고 롯데칠성, 해태제과, CJ제일제당, 웅진식품, 진로, 하이트맥주, 워터비스 등이 관련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해양심층수는 사람의 체액에 가장 가까운 물로서 천연미네랄이 풍부해 당뇨 및 혈전치료, 신진대사 촉진, 피부미용 개선 등의 효과가 있으며, 체내의 세포대사를 활성화시키는 마그네슘, 칼슘, 칼륨 등은 에비앙, 볼빅, 바이텔, 페리에 등 세계적인 샘물브랜드와 비교해서도 5배~400배 이상 높아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가장 먼저 나온 국산 해양심층수 관련 제품은 선박을 이용해 울릉군 북면에서 해양심층수를 취수하는 울릉미네랄에서 직접 만든 소금 'U 650'으로 이 제품은 작년 7월부터 신세계백화점을 통해 시판 중에 있다.

조만 간에 4개 제품을 선보이는 등 연말까지 10여개 제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데 CJ제일제당은 울릉미네랄로부터 공급받은 해양심층수를 활용한 혼합음료(샘물)를 판매에 나섰는데 3000억원대에 달하는 수입 해양심층수 샘물시장에 처음으로 국산 브랜드로 포문을 연 것이어서 주목된다.

워터비스는 11월에 롯데칠성음료의 혼합음료를 출시하는 것을 비롯해 석수&퓨리스, 하이트맥주, 진로, 웅진식품 등 국내 대기업과 MOU체결을 완료한 상태이며, 울릉도가 650m에서 취수하는 해양심층수는 소금제품과 해태 '생생감자칩', 대선주조 '시원프리미엄'등에 사용하고 울릉미네랄은 '울릉미네워터'를 선보였다.

마그네슘, 칼슘, 칼륨 등 천연미네랄…세계적인 샘물브랜드 보다 400배 높아

▲해양심층수제품  

이 중 워터비스는 시험용으로 퍼올린 해양심층수로 만든 스킨케어 화장품 '아이어트리'를 쇼핑몰을 통해 수입화장품보다 비싼 5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워터비스 원수를 이용해 만든 해양심층수 혼합음료 '블루마린', 워터비스의 혼합음료와 미네랄소금 등 관련제품을 11월부터 시판키로 했다.

강원도와 고성군, 대교홀딩스가 공동 출자한 강원심층수는 이달 중에 기공식을 갖고 내년 하반기에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며 경북 울릉군은 연말까지 60억원을 들여 울릉읍 저동에 취수공장을 세울 계획인데 심층수의 미네랄 성분이 함유된 어징어 생산특구까지 조성키로 했다.

추용식 워터비스 대표는 “해양심층수 정제공장을 강원도 양양군에 설치하고 국내 처음으로 해저로 직접 취수관을 연결해 대량 생산하는 통수식을 가졌다”며 “이는 미국, 일본, 노르웨이, 대만에 이어 5번째”라고 밝혔다. 

워터비스는 청정성을 높이기 위해 세계 최장인 18km전방, 세계 최고 수심인 해저 1100m에서 취수한 해양심층수를 하루 2만4000톤씩 대량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추 대표는 워터비스가 생산한 해양심층수는 3대 미네랄인 마그네슘, 칼슘, 칼륨 함량이 국내에서 시판되는 세계적인 생수 브랜드에 비해 5~400배나 된다며 동해 심층수를 잘 개발하면 국내 해양심층수 상품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생수시장도 진출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불붙은 해양심층수 선점 전쟁

해양심층수 개발은 프랑스가 가장 먼저 나섰지만 사업성을 극대화한 곳은 일본이다. 프랑스는 1926년 식민지 아프리카에서 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독립운동과 맞물려 사업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1981년 미국이 하와이권을 중심으로 20년간 심층수를 취수해 온도 차 발전, 토양 냉각, 미네랄 워터 등에 활용했다. 저온의 심층수에 실질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

일본은 1983년부터 상업적으로 활용, 이미 3조원대 규모의 시장을 만들어냈다. 현재 21군데에서 취수해 미네랄 워터, 소주, 화장품, 수산업에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의 미네랄 워터는 국내에도 수입돼 강남 일대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밖에도 노르웨이,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서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업계는 기능과 효능에서 심층수가 소비자에게 호감을 줄 수는 있지만 기존 생수와 맛으로 차별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요즘 해양심층수에 부쩍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해양심층수가 수심 200m 아래서 2000년 이상 숙성된 물로, 인체에 필수적인 미네랄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기업의 참여가 계속되고 생수업계가 앞 다퉈 해양심층수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원F&B는 7일 강릉시와 해양심층수 개발사업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2009년 상반기부터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롯데칠성도 해양심층수는 아니지만 최근 프리미엄급 생수 트레비스(330㎖ㆍ1200원)를 내놨다. 이 제품은 바나 클럽에서 마시는 패션워터컨셉트 탄산수다.

코가콜라보틀링을 인수하고 음료시장에 뛰어든 LG생활건강도 생수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LG생건은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가 생산량을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제주삼다수 원수를 받아 가정 배달과 수출용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생수사업을 본격화할 LG생건은 대교가 모기업인 강원심층수와도 해양심층수 생수사업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CJ제일제당은 '울릉 미네워터'(500㎖ㆍ1200원)를 내놨다.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3500억원. 생수 제조업체만도 70여 개가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상위 5개사(농심, 석수와 퓨리스, 동원, 풀무원, 롯데)가 전체시장 중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업체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tlfhal@empas.com>


미네랄 풍부한 해양심층수

2000년 이상 숙성된 북극 빙하수

국내 한 해양심층수 개발 회사는 최근 해양심층수 정제공장을 강원도 양양군에 설치하고 국내 처음으로 해저로 직접 취수관을 연결해 대량 생산하는 통수식을 가졌다. 이 같은 생산방식은 미국, 일본, 노르웨이, 대만에 이어 5번째다.    © 브레이크뉴스

정부가 입법 예고한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해양심층수의 수심은 간조수위선으로부터 200m 아래로 정의하고 취수해역은 반지름 2km 이하의 원의 형태로 지정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해양심층수 취수업체는 톤당 평균판매가격의 2.5%에 해당하는 사용료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내야하며, 해양심층수를 이용해 식품과 화장품 등 관련제품을 만드는 가공업체는 톤당 평균판매가격의 7.5%, 먹는 물을 만드는 가공업체는 톤당 평균판매가격의 4.6%의 부담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유승훈 교수는 해양심층수는 지구를 계속 순환하는 바닷물이 빙하지역에 도착, 차가워지고 비중이 커져 수심 200m이하에까지 이른 물로 온도가 2℃가량으로 차갑고, 순환 속도도 느려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2000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해양심층수는 얕은 바닷물의 유기물과 오염물질이 내려오지 못하기 때문에 순수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질소, 인, 규소와 같은 영양유기염류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7/11/15 [19:44] ⓒ브레이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