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 성공신화 ‘명륜진사갈비’ 알고보니 가맹점 고혈로 만든 成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6.05.12 15:15
나랏돈 3~6%에 빌려 가맹점엔 12~18% 고리대부업 덜미…가맹점 90% 대출
감시망 피하기 위해 ‘쪼개기 등록’ 편법…필수품목 대금에 원리금 얹기도
금융위·공정위, 정보공개서 개편 및 징벌적 손해배상 추진
앞으로 가맹본부가 정책자금대출을 받아 가맹점에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변칙 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무한리필 고기전문점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이 가맹점주에게 불합리한 대출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가 내놓은 조치다.
지난 10일 금융위원회과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고금리 부당대출을 한 가맹본부에 대해 정책자금 회수, 징벌적 손해배상 등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110개 회사와 가맹점주 등을 대상으로 직·간접 부당대출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당사례 3건과 기타 사례 1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중 명륜당은 한국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서 연 3~6% 금리로 830억 원을 대출받은 뒤 대주주가 설립한 14개 대부업체를 통해 가맹점주들에게 연 12~18% 금리의 대출을 제공해왔다. 2022년 9월부터 작년 8월까지 가맹점주 대상 대출액은 1451억 원에 달했다. 창업한 가맹점 10곳 중 9곳이 해당 대출을 이용했다.

이들은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여러 소규모 대부업체로 등록을 하거나 가맹점주의 대출 원리금을 재료·비품 등 필수품목 대금에 포함해 받아내는 끼워팔기식 불공정 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명륜당은 논란이 일자 작년 12월 해당 대부업체 14곳을 폐업했다.
아울러 명륜당은 가맹점 개설을 위해 인테리어 공사를 하거나 집기 등을 설치할 때 가맹점주 등이 특정 업체와 거래하도록 부당하게 선택을 제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명륜당의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심의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는 이번 명륜당 사태 재발을 막고자 가맹본부의 정책대출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책대출 취급 전체 과정에서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대상으로 직간접적인 대출을 취급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의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또 정책금융기관은 가맹본부에 신규대출·보증심사, 용도 외 유용 점검, 만기 연장 때마다 가맹점 대상 대여금 보유 여부, 대출조건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때 고금리 대출 등 부적절한 가맹점 대상 여신 행위가 적발되면 정책자금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는데, 신규 정책대출이나 보증은 제한하고 기존 대출 또는 보증 건은 만기 연장을 제한하거나 분할 상환하도록 한다.
제도적 장치도 마련한다.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에 대출 금리와 상환 방식, 대부업 등록번호 등을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고, 금융회사가 가맹점주에게 직접 원리금 납부 현황을 통보하도록 지도한다. 특히 필수품목 외에 상품 구입으로 가맹점에게 피해를 줄 경우 가맹본부가 손해액의 3배를 배상하도록 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을 추진한다.
한편 이번 사건은 그동안 물품 끼워팔기, 인테리어 강요, 차액 가맹금 등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프랜차이즈가 대부업을 통한 금융 수익까지 악용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게 일고 있다.
이점을 우려해 지난 1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9대 협회장으로 취임한 나명석 협회장은 프랜차이즈 신뢰 회복을 위해 ‘상생·윤리경영’을 강조했으나 이마저도 무색하게 됐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주는 가맹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초기 목돈이 들어가는 경우 가맹본부가 내놓은 대출 권유에 혹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맹본부가 이를 악용해 수익 편취한다면 ‘상생’ ‘신뢰’를 근간으로 두는 프랜차이즈의 뿌리가 무너진다”며 “프랜차이즈산업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가맹점과 동반자로서 거듭나기 위한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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