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자로고비’소비 혁명] ② 식품ㆍ유통업계, 웰니스 라인업 강화 선제 대응

곡산 2026. 5. 11. 07:13

[‘자로고비’소비 혁명] ② 식품ㆍ유통업계, 웰니스 라인업 강화 선제 대응

문수아입력 2026. 5. 11. 05:20
국내 위고비ㆍ마운자로 사용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단백질 고함량 음료를 활용한 식단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 매일유업, 빙그레 제공

 

[대한경제=정대연기자]위고비ㆍ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미국 식음료 소비 지형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식품ㆍ유통기업들이 선제 대응에 나섰다. 비만치료제 투약 인구 규모와 상관없이 식욕이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만으로도 덜 먹고 더 관리하는 일상으로 바뀔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단백질 음료 시장은 함량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매일유업은 최근 350㎖ 한 병에 단백질 45g을 담은 ‘셀렉스 프로핏 스포츠 와일드 초코’를 내놨다. 체중 60㎏ 성인의 하루 권장 단백질 섭취량(60g)의 70% 이상을 한 병으로 보충하도록 설계한 제품이다. 남양유업도‘테이크핏 몬스터’의 단백질 함량을 기존 43g에서 45g으로 높여 리뉴얼했다. 초기 10~20g 수준이던 단백질 음료가 40g을 넘어 45g까지 올라온 셈이다.

 

단백질 고함량 음료 출시에 환호하는 곳은 비만치료제 투약 커뮤니티다. GLP-1 계열 치료제 투약 시 근육 손실을 방지하거나 식단 관리용으로 단백질 음료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음료 제품 외에도 연세유업의 ‘연세두유 고단백 PRO’,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 글로우’, 서울우유의 ‘프로틴치즈’ 등 고단백 식품이 줄지어 출시되고 있다.

 

한식 식단을 병행하는 경우에는 저염 가공식품이 선택지로 꼽힌다. 오뚜기가 최근 출시한 저염 파우치 국물류, CJ제일제당의 파로ㆍ곤약 햇반 등이 대표적이다. 파로 햇반 등 일부 제품은 행사 기간 중 조기 품절될 정도로 인기다.

 

음료 소비 구조도 바뀌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1분기 품목별 매출을 보면 탄산수는 6.1%, 스포츠음료는 11.5% 늘어난 반면 커피ㆍ주스는 1% 증가에 그쳤다. 당 함량이 높은 주스류에서 저당 스포츠 음료로 이동하는 소비 흐름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유통업계도 관련 상품 취급을 확대하면서 매출 증대 효과를 보고 있다. 편의점은 2025년부터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뒤 관련 매출이 꾸준히 상승세다. CU의 2026년 1~3월 건기식 매출액은 2025년 8~10월보다 72.3% 증가했다. GS25의 2026년 4월 건기식 매출액은 1월 대비 11% 늘었다. 편의점의 건강기능식품에는 영양제 외에 단백질 쉐이크 등도 포함된다.

 

백화점은 매장 구성을 웰니스 고객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더현대 러닝 클럽’에 러닝 전문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장 면적을 두 배 이상 확대한 스포츠 메가샵으로 마산점 나이키, 센텀시티점 스케쳐스를 열었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에서는 요가ㆍ바레 체험 공간을 운영한다. 롯데백화점은 잠실 일대를 ‘러닝 메카’로 육성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나이키 롯데월드타워 런클럽’을 가동하고 있다.

 

반면 주류 소비는 직격탄을 맞았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2024년 주류 출고량은 315만1371kl로 전년(323만7036kl) 대비 2.6% 감소했다. 팬데믹 기간 거리두기 영향에 건강관리 수요까지 더해진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등장은 자극적인 맛, 가성비 위주로 짜여진 기존 식품 소비의 기준을 바꿀 수 있는 변화”라며 “요요현상을 막기 위한 식단, 운동 등 애프터 케어 시장이 새롭게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