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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인 줄 알았는데 일반식품?” 소비자 10명 중 8명 ‘깜깜이’ 구매

곡산 2026. 2. 3. 07:41

“건강기능식품인 줄 알았는데 일반식품?” 소비자 10명 중 8명 ‘깜깜이’ 구매

  •  나명옥 기자
  •  승인 2026.02.02 17:10

 

정제·캡슐 제형이 오인 주범…‘건강기능식품 아님’ 문구 의무화 목소리 높아
소비자교육중앙회 최애연 사무국장, 실태조사 결과 발표…“표시·광고 규제 강화 시급”

소비자교육중앙회가 2025년 8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대다수가 식품 분류체계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ChatGPT
 

최근 건강과 기능성을 강조한 식품들이 급증하면서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 간의 경계가 모호해져 소비자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기능성을 표방하는 일반식품의 판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사전 규제 미비와 단속의 한계로 소비자 피해가 지속되는 실정이다.

지난 1월 29일 한국식품과학회 건강기능식품분과 주최로 부산 호텔농심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소비자교육중앙회 최애연 사무국장은 실제 소비자 인식도 조사와 온라인 유통 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식품업계와 정부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식품 유형별 차이 정확히 인지하는 소비자 드물어
최 사무국장이 2025년 8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대다수가 식품 분류체계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알고는 있으나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응답은 73.7%에 달했으며, 기능성 표시식품 역시 내용을 정확히 모르는 비율이 70.5%를 차지했다. 일반식품 중 하나인 ‘기능성표시식품’의 경우 내용을 정확히 아는 소비자는 11.8%에 불과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표시식품을 명확히 구별할 수 있다는 응답자는 20.5%에 그쳐 구조적인 인식 혼란이 심각함을 보여줬다. 실제로 일반식품인 ‘크릴오일 1000mg’이나 ‘소연골 콘드로이친’ 제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잘못 알고 있는 소비자는 절반이 넘는 56% 이상으로 조사됐다.

 

무엇이 오인을 유발하는가? ‘약품 유사 제형’이 결정적
소비자들이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제품의 제형과 광고 방식인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들은 오인의 주요 이유로 ‘건강기능식품 또는 의약품 성분을 함유한 원료 사용(27.8%)’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정제나 캡슐 형태의 제형 사용(19.7%)’, ‘제품명 등에 특정 성분 강조 표시(19.6%)’가 뒤를 이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기능성 표방 일반식품 752건을 조사한 결과, 정제 및 캡슐 형태가 전체의 62.0%를 차지, 소비자의 오인을 부추기고 있었다. 또한, 조사 대상 제품의 97.9%가 1일 섭취량 및 횟수를 표시하고 있어, 소비자가 이를 단순 식품이 아닌, 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부당 광고, 교묘한 암시와 과학적 근거 오용
온라인 유통채널(43.7%)을 통한 구매가 활발해지면서 부당광고의 유혹도 커지고 있다. 총 974건의 광고를 모니터링한 결과, 기능성 원료 및 성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유형이 68.1%로 압도적이었다.

구체적인 광고 사례를 보면 글루타치온, 멜라토닌, NMN 등 건강기능식품 원료가 아닌 성분을 사용하면서도 그 효과를 교묘하게 암시하거나, 논문이나 출처가 불분명한 그래프를 첨부해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처럼 꾸미는 방식(13.0%)이 빈번했다.

또한 유명 의사나 스포츠 스타를 내세워 제품 신뢰도를 높이는 마케팅(1.4%)도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직관적인 구별 장치와 규제 강화 절실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의 85~90%는 기능성 표방 일반식품에 대한 표시 및 광고 규제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 국장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제품 전면과 온라인 광고에 ‘건강기능식품 아님’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시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 소비자 84.9%가 이러한 표시가 구별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또한 일반식품의 정제·캡슐 제형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유명인이나 전문가를 내세운 권위 마케팅 및 건강기능식품과 유사한 효능 표시 관행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국장은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 여부를 가장 확실히 알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마크’ 확인율(1.2%)이 의외로 매우 낮다”며, “기업의 자율적인 가이드라인 수립과 함께 정부 차원에서 정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