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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열량이라도 흡수량 달라”…살 빼기 유리한 식품은? [식탐]

곡산 2026. 2. 2. 07:37

“같은 열량이라도 흡수량 달라”…살 빼기 유리한 식품은? [식탐]

육성연입력 2026. 1. 31. 08:51
열량, 가공식품보다 식이섬유 식단 유리
흡수량↓·장내 미생물이 신진대사 촉진
[123RF]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 20대 여성 A 씨는 다이어트를 하면서 하루에 먹는 총열량을 평소보다 줄였다. 그는 “밥 대신 시리얼이나 빵을 조금 먹고 있는데, 살이 빠지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체중 감량을 시도하면서 시리얼이나 빵, 스낵 등으로 한 끼 열량을 채우는 이들이 있다. 열량만 줄이면 살이 빠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열량만 계산해서는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조언한다. 우리 몸이 음식을 흡수해서 에너지로 사용하는 과정은 식품마다 차이 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가공식품은 천연 식품보다 비효율적이다.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우리 몸은 천연 식품보다 초가공식품에서 더 많은 열량을 흡수한다. 초가공식품은 혈당 수치도 급격히 올려 체중 증가를 더 쉽게 만든다.

관련된 최근 논문을 살펴보면 국제학술지 셀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2025)이 다룬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의 연구가 있다. 성인 남성그룹에게 하루 열량 권장량을 기준으로 초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을 3주간 제공하자, 체중이 평균 1.4㎏ 늘었다. 체지방도 증가했다. 같은 열량으로 천연 식품 위주로 음식을 먹은 그룹에선 체중 증가가 없었다. 연구를 이끈 로맹 바레스 교수는 “가공을 최소화한 식품과 초가공식품의 열량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밝혔다.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가공식품보다 열량 흡수량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장(腸)내 미생물에 양질의 영양 공급이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2023)에 따르면 미국 애드벤트헬스 대사 ·당뇨병 연구소는 실험 대상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에는 ▷흰 빵·과자·설탕 과일주스·가공육 등의 ‘초가공식품 위주 식단’을, 다른 그룹에는 ▷통곡물에 아몬드 등의 견과류와 과일채소를 포함한 ‘통곡물 위주의 식단’을 22일간 제공했다. 두 식단의 열량은 같았다.

푸룬, 아몬드, 귀리는 식이섬유가 많은 대표 식품이다. [123RF]

그 결과, 통곡물 식단 그룹이 체내에서 흡수한 열량은 가공식품 그룹보다 하루 평균 116㎉ 적었다. 더욱이 포만감을 촉진하는 호르몬 수치는 더 높았다. 결과적으로 통곡물 섭취 그룹에서 더 많은 체중감량과 체지방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은 열량 소모에 효과적”이라며 “두 그룹의 섭취 열량은 같았으나, 통곡물 섭취 그룹은 식이섬유가 대장까지 내려가 장내 미생물에게 먹이를 제공하면서 장 건강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공식품은 미생물에게 영양분을 거의 공급하지 않기 때문에, 섭취 열량의 거의 전부가 그대로 흡수되고, 미생물에게는 소량만 돌아가서 미생물이 에너지를 사용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했다.

또 미생물이 섬유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는 단쇄 지방산 같은 ‘신진대사 촉진 부산물’이 생성된다. 건강한 장 환경은 우리 몸의 시스템을 최적으로 만들어 신진대사를 돕는다는 분석이다. 신진대사가 촉진되면 열량 소모가 커진다.

이 연구는 가공식품을 장 건강 식단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식이섬유는 미국 유기농 식품 유통업체 홀푸드 마켓이 ‘2026 트렌드’로 꼽은 영양소다. 푸룬, 귀리, 아몬드 등의 ‘고섬유질’ 재료가 식품업계에서 더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