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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잘 나가는데…‘검은 반도체’ 2조 수출 기대감

곡산 2026. 2. 2. 07:40

K반도체 잘 나가는데…‘검은 반도체’ 2조 수출 기대감

김시균 기자(sigyun38@mk.co.kr)입력 2026. 2. 1. 20:24
CJ제일제당, 美 점유율 50% ↑
대상, 30개국서 매출 2000억
오리온도 수협과 김 사업 진출
스타트업들도 스업 가세
김 [사진=픽사베이]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이 K푸드 주력 품목으로 각광받자 식품업계가 김스낵을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출 제품을 조미김 중심에서 김스낵이나 간편식으로 분야를 넓히거나 김 가공 합작법인을 설립해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등 김 시장 외형이 커지는 모습이다.
 

김은 밀·옥수수·코코아처럼 국제 선물시장에 편입된 곡물 원자재가 아닌 까닭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국제 변수에 덜 영향받는다. 여기에 스낵이나 간편식으로 가공하면 브랜드와 유통 경쟁력이 붙어 단가 기준 부가가치가 커진다. 이 점이 김을 K푸드 수출의 핵심 품목으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김 스낵을 중심으로 김 제품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 회사의 김 제품 판매량은 2023년 2981t에서 지난해 5253t으로, 2년 만에 76%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약 37%를 수출로 달성했으며 CJ제일제당은 올해 수출 물량이 전체 판매량의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비비고 마른 김.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비비고 김스낵은 지난해 기준 미국의 김스낵 시장 점유율 약 50%를 차지한다. 영국에서는 대형 유통채널 세인즈버리스를 포함해 400여 개 점포에 입점했고,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도 500여 개 점포에서 판매한다. 기존 도시락김을 한 입씩 먹기 쉬운 스낵 형태로 바꾸면서 입점이 쉬워졌다. 긴 스트랩 형태의 ‘비비고 시위드 스낵’이 대표적이다.
 

인구 1억명이 넘는 베트남에서도 김 매출은 최근 4년간 5배로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상반기 현지에서 ‘비비고 김롤 스낵’을 처음 출시해 빈마트 등 대형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K푸드 수요 증가로 김스낵 수출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라며 “한국식 조미김의 바삭한 식감과 짭짤한 감칠맛이 해외에서 건강 스낵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종가’ 김치가 핵심 제품인 식품기업 대상도 김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각 나라 입맛에 맞는 조미김을 생산·판매하면서 김스낵 품목을 늘려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 30여 개국에 수출 중인데, 그중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성과가 두드러진다.

대상 김 부각 수출 제품. [대상]
 
대상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인도네시아에서는 김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섰고, 베트남에서는 연간 700t 규모의 김을 현지 생산해 김스낵, 조미김, 자반김 등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그중 ‘롤 스낵김’은 김을 둥글고 길쭉한 과자 형태로 만들어 현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상에 따르면 이 회사의 김 등 해조류 가공품 매출액은 2020년 650억원에서 2024년 1550억원으로, 4년 만에 138% 늘었고 지난해 매출 2004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대부분이 김 가공식품 매출이다. 대상 관계자는 “해외에서 조미김을 중심으로 소비하던 흐름이 김자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중국, 베트남, 몽골, 유럽 등에 김자반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과업계 1위 오리온도 김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리온은 지난해 10월 수협중앙회 제안으로 수산물 가공 합작법인을 세우고 김스낵 개발과 수출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한 글로벌 가공·유통 역량을 바탕으로 김 제품 브랜드화와 해외 판매를 맡을 계획”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공장 착공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들도 김스낵 사업에 가세하고 있다. 김 전문 브랜드 ‘기역이미음’을 운영하는 담아는 튀기지 않고 4번 구워 만든 김스낵으로 해외 10개국에 진출했다. 김의 영양소를 살리면서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을 ‘제로’로 만든 건강한 스낵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김 수출은 최근 3년 동안 매년 20% 이상 성장해왔다. 2022년 6억5000억달러에서 2023년 7억9300억달러, 2024년 9억9700억달러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1억3000만달러(약 1조6407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김 수출은 마른김과 조미김, 김스낵 등으로 구성된다. 식품업계는 지금과 같은 수출 속도가 지속되면 2~3년 내 2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해수부는 올해 수산물 해외 시장 개척 사업 예산을 지난해보다 236억원 늘린 791억원으로 책정했다. 김을 중심으로 한 수산 가공식품 수출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