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시장’ 펫푸드에 꽂힌 식품업계…풀무원·농심·동원 ‘공격 행보’

반려동물 인구 1500만명 시대, 국내 식품 주요 기업들이 펫푸드를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낙점하며 전면전에 돌입했다. 조직 개편부터 생산설비 투자, 해외 시장 공략까지 동시에 추진하면서 프리미엄·기능성 중심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새해 첫 날이었던 지난달 1일부터 펫푸드 사업 관련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기존 식품 부문에 속해 있던 사업부를 신성장 사업 부문 산하로 옮기고 ‘신성장사업부’를 신설해 반려동물사업부, 푸드테크사업부, 리빙케어사업부를 묶었다. 풀무원은 2013년 펫푸드 브랜드 ‘아미오’를 론칭한 이후 두부·달걀·낫또 등을 활용한 펫 간식으로 사업을 키워왔으며, 지난해에는 다이소 입점을 계기로 매출 확대에 나섰다.
농심 역시 펫푸드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삼고 공격적인 확장에 돌입했다. 특히 농심 오너가 3세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이 직접 반려동물 사업을 주도하며 영양제 중심의 B2B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농심은 최근 사내 스타트업을 통해 ‘베타닉(Vetanic)’ 상표를 등록하고 동물병원용 영양·단백질·식이 보충제 출시를 준비 중이며, 지난해에는 기능성 펫푸드 브랜드 ‘반려다움’을 론칭했다. 반려다움은 올해 들어 서울과 경기 지역 동물병원에 입점하며 유통망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식품기업들이 잇따라 펫푸드 사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시장의 빠른 성장세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펫푸드 시장은 지난 2022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32년에는 1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 전체가 연평균 9.5% 성장해 2032년 21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펫푸드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각 기업별 전략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hy는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유산균 기술을 앞세워 펫푸드 경쟁에 뛰어들었다. 2020년 반려동물 브랜드 ‘잇츠온 펫츠’를 선보인 이후 발효유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통해 축적한 특허 프로바이오틱스를 펫푸드에 적용했다. 대표 제품인 ‘펫쿠르트 리브’는 장 건강과 면역력 강화를 내세운 반려동물 전용 유산균 제품이며, 저지방 펫밀크 ‘왈’ 등으로 제품군 또한 넓혔다. 단순 사료를 넘어 ‘반려동물 건강 관리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원F&B는 참치캔 생산 과정에서 쌓은 가공 기술을 앞세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원F&B는 1991년부터 반려묘용 습식 캔을 일본에 공급해 왔으며, 현재는 베트남과 홍콩 등 10여 개국으로 수출 지역을 넓혔다. 국내외 누적 판매량은 약 7억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펫푸드 조직을 사업부로 승격했고, 창원공장에 사료 생산설비를 증설했다. 미국 시장에도 진출해 전국 7만여 개 유통망과 온라인몰에 입점했다.
다만 이러한 펫푸드 시장의 주도권은 여전히 글로벌 기업들이 쥐고 있다. 국내 펫푸드 시장에서는 로얄캐닌, 마즈 등 해외 브랜드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 형태가 수입 제품 중심 구조로 가격이 높고 선택 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기능성과 원료 차별화를 앞세워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 인구 증가와 소비 트렌드 변화로 펫푸드 시장이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가진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며 “K-푸드 인지도 확산이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 수는 있지만, 해외 시장은 현지 여건을 고려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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