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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과자·단종 라면 재출시…식품업계에 부는 ‘근본이즘’ 바람

곡산 2026. 2. 2. 07:35

옛날과자·단종 라면 재출시…식품업계에 부는 ‘근본이즘’ 바람

오희나입력 2026. 2. 1. 14:54
다이소, 80~90년대 과자 소개
라면업계, 과거 대표라면 재출시
"근본이즘 통해 과거 소환…브랜드 정체성 담아야 지속 가능"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유통업계와 식품업계가 ‘과거’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단순히 옛것을 흉내 내는 ‘레트로’를 넘어,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정체성과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는 이른바 ‘근본주의’가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신제품 개발 부담은 줄이면서도 MZ세대의 향수와 기성세대의 추억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트렌드 코리아 2026’ 협업으로 근본이즘 시리즈를 선보였다. 오리온 초코파이, 크라운제과 빅파이·조리퐁 등 9종 국민 과자를 초기 패키지로 복원해 한정 판매했다. 가격은 다이소 특유의 가성비를 유지하면서, 디자인과 콘셉트는 ‘레트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1990~2000년대 학교 앞 가게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과자, 캔디, 음료 패키지를 그대로 구현한 제품들로 10대에겐 새로움을, 30대 이상엔 추억을 공략했다.
 

라면 시장에서도 ‘복고 제품 재출시’가 필승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농심, 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 기업들은 80~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초기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복원하거나, 단종됐던 제품을 당시의 맛 그대로 재현해 시장에 다시 내놓고 있다. 농심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1975년 출시했던 ‘농심라면’을 재출시, 3개월 만에 1000만 봉지 판매하며 품절 사태를 빚었다. 삼양식품은 36년 전 ‘우지 파동’으로 상징되던 소기름 라면을 ‘삼양라면 1963’이라는 복고 콘셉트 프리미엄 제품으로 다시 선보였다. 당시 논란의 중심이었던 우지를 ‘당시의 맛을 재현한 프리미엄 재료’로 재해석하고, 소뼈 액상 스프로 풍미를 강화해 장년층의 기억과 젊은 층의 호기심을 동시에 겨냥했다.

 

파리바게뜨는 9월 새롭게 문을 연 플래그십 매장 ‘광화문1945점’에서 K파바 한정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 주종빵 △황금 크림빵 △이즈니 버터크림빵 △제주 청보리빵 4종이다. 매장 이름의 ‘1945’는 지주사 상미당홀딩스의 출발점이 되고 있는 상미당이 문을 연 해다. 상미당은 1945년 10월, 허창성 명예회장이 황해도 옹진에 세운 작은 과자점이다. 상미당 80주년을 기념해 ‘K파바’ 콘셉트를 살려 전통 식재료와 제조 방식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기술과 감각을 더해 개발됐다.

 

 
식품업계에 근본이즘이 확산하는 배경으로는 신제품 리스크 회피와 브랜드 자산의 재활용이라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소비 둔화 속에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과거 검증된 제품은 실패 확률이 낮고, 스토리텔링까지 가능하다. 특히 SNS 환경에서는 오래된 패키지와 레트로 감성이 ‘콘텐츠화’되기 쉽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최근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모험’보다는 ‘알던 맛’을 선호하게 되면서 예전에 유행했던 제품들을 다시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근본이즘이 유행하는 것은 10~20대에게는 레트로디자인이 새로운 시각적 경험으로 다가가고 30대 이상에게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감성을 환기시키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인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정체성이 담긴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한다. 단순히 디자인만 옛것을 따오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이 가졌던 시대적 가치나 품질에 대한 고집까지 복원해야 소비자의 지속적인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