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은의 쇼트컷] 기업 조직도 '뉴트로'가 필요하다
나이 많고 적음 따지기보다 기업 비전·철학·마인드 젊어야 성장 지속
新복고 마케팅 지갑 열 듯 패기·연륜의 조화 흔들림 없는 근간 마련
Shortcut(쇼트컷). 우리말로 '지름길' 또는 '손쉬운', '간단한'이란 뜻을 가진 표현이다. 쇼트컷은 유통업계 전반의 이슈, 기업, 오너, CEO(전문경영인) 등을 대상으로 하나의 주제를 가지되 간단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내용으로 분석 및 해설 기사의 '지름길'을 지향한다. <편집자 주>

유통업계 전반에 '영 파워(Young Power)'가 경영 전면에 본격 등장하는 모양새다. 1980~90년대에 태어난 젊은 세대가 기업을 이끄는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오너가(家)와 임원진 면면을 보면 젊은 얼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롯데, 신세계, CJ 등 재계 상위권의 유통 대기업을 보면 더욱 뚜렷하다.
맏형 롯데에서는 대표적으로 오너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공동대표를 꼽을 수 있다. 86년생의 신유열 부사장은 그룹 전반의 신사업 발굴과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전략실장을 겸해왔다. 최근 임원인사에서 신 부사장은 지주에 신설된 전략컨트롤 조직을 이끄는 것과 동시에 롯데바이오로직스 공동대표를 맡으며 그의 경영 보폭은 더욱 커졌다. 아버지 신동빈 회장은 롯데의 현재를, 아들 신 부사장은 롯데의 미래를 맡게 된 셈이다.
CJ그룹은 세대교체가 더욱 뚜렷하다. 지난 임원인사에서 30대 5명을 포함한 총 40명이 '별(경영리더)'을 달았는데 특히 제일제당, 올리브영 등 핵심 계열사에서 89년생 임원들이 탄생했다. 승진 인사에서 80년대 이후 출생자 비중은 전체의 45%에 달한다. 더욱이 오너 4세이자 이재현 회장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는 90년생으로 제일제당에서 글로벌 및 신사업을 주도하다가 지난해 지주사로 자리를 옮긴 후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기획그룹장을 맡았다. CJ의 중장기 비전과 신규 성장엔진 발굴 및 추진 등이 이 그룹장의 역할이다.
신세계그룹도 임원인사를 통해 지마켓 제임스 장 대표(85년생),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부문 서민성(80년생) 및 이승민 대표(85년생)를 각각 선임하면서 40대 CEO(전문경영인)를 중용했다. 신임 임원으로 선임된 32명 중 절반가량인 14명이 40대다.
'재벌집 막내아들' 한화그룹 오너 3세 김동선 부사장은 89년생이다. 그는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비전, 아워홈 등에서 미래비전총괄을 맡으며 공격적인 M&A(인수합병)로 종횡무진하고 있다.
이 외에 93년생 농심 오너 3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은 부사장 승진했다. 2019년 경영기획팀으로 입사 이래 6년여 만이다. 89년생의 오리온 오너 3세 담서원 부사장도 임원인사에서 승진하면서 한국법인 내 글로벌 헤드쿼터인 전략경영본부를 총괄하게 됐다. K푸드를 선도하는 '불닭' 삼양식품은 오너 3세 전병우 전무가 승진과 함께 운영최고책임자(COO)를 맡았다. 전 전무는 94년생이다.
떠오르는 이들이 있으면 지는 자들도 있기 마련이다. 영 파워가 요직에 오르면서 그만큼 베테랑은 회사를 떠나게 됐다. 롯데그룹은 임원인사에서 전체 CEO의 30%가 넘는 20명을 물갈이했다. 신세계도 8개 계열사 대표를 교체했다. 또 떠난 CEO보다 더 많은 수의 임원들이 자의반 타의반 짐을 쌌다.
기업들은 조직이 젊어진 점을 부각시키며 영 파워를 앞세워 작금의 경영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조직의 경영철학, 비전, 마인드가 진정 젊어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이가 젊다고 경영 마인드가 반드시 참신하다 할 수 없고 베테랑이라고 해서 비전이 꼭 올드한 것은 아니다. 패기와 연륜의 조화, 여기서 발현되는 인사이트(통찰력)가 위기 속 흔들림 없는 기업의 근간을 만든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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