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식품家 젊은 오너 초고속 승진 속 '조용한 오뚜기'
子 함윤식 2021년 입사 후 부장 재직, 女 함연지 미국법인 매니저
함영준 회장 성과·과정·책임 중시 인사철학…"실무부터 차근차근"

오뚜기가 식품업계 전반에 오너 3·4세의 초고속 임원 승진이 대세인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오뚜기는 오너가 자제들의 별다른 임원 승진 없이 기존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人事)에 대한 함영준 회장의 경영철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너 2세 함영준 회장이 이끌고 있다. 함 회장은 1977년 입사한 이래 2010년 회장에 오르기까지 30여년간 현장을 누비며 역량을 쌓아왔다.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 때부터 이어온 현장 중심 기조에 발맞춘 것이다. 때문에 함 회장 역시 성과와 과정, 책임을 중시하는 인사 철학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오뚜기는 함 회장은 물론 함 회장 자녀 모두 입사 후 빠르게 임원이 되는 경우가 없다. 단기간에 높은 지위를 부여하기보다 천천히 실무를 익히고 다양한 부서 경험을 쌓는 방식이 오너 승계와 임원 인사 전반에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함 회장도 충분한 실무 경험을 통해 배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빠른 임원 승진보다는 실무부터 차근차근 익히라는 회사 기조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들어 식품업계 오너 3·4세의 초고속 승진이 잇따르는 점을 고려하면 꽤 이례적이다.
경쟁사인 농심 신동원 회장 장남 신상열 부사장(1993년생)은 2019년 경영기획실 사원으로 입사한 후 2년 만인 2021년 11월 상무로 임원 승진하고 전무를 거쳐 지난해 부사장이 됐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장남인 담서원 부사장(1989년생) 또한 2021년 경영관리파트 수석부장 입사 이후 이듬해 말 바로 상무를 달고 최근 인사에서 부사장직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삼양식품 창업주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 손자이자 전인장 회장, 김정수 부회장 아들인 삼양식품 전병우 전무(1994년생)도 2019년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합류하고 2023년 10월 임원인사를 통해 상무 타이틀을 달았다. 당시 20대였다. 이어 지난해 전무로 승진했다.
반면에 오뚜기 오너 3세들은 직급 또는 직책을 보면 이와 다른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함 회장 장남 함윤식 부장(1991년생)은 2021년 오뚜기에 입사한 이후 전략기획, 생산관리 등 내수사업과 맞닿은 부서를 거쳐 현재 마케팅실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국내 핵심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내수시장이 경쟁심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마케팅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보직의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오뚜기는 2005년 북미시장에 진출했지만 경쟁사인 농심과 삼양식품에 비해 존재감이 약하다고 평가받는다. 실제 북미를 포함한 해외 매출액은 2025년 3분기 누적 2961억원으로 전체 매출(2조7783억원)의 11% 수준이다. 같은 기간 농심과 삼양식품 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39%, 80%에 이른다. 오뚜기는 현재 내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캘리포니아 생산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함윤식 부장이 내수 기반의 핵심사업을, 함연지 매니저는 해외사업을 각각 경험하며 역량을 쌓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승계과정에서도 이 같은 역할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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