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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限韓令) 풀리나” 식품업계 해제 가능성 촉각

곡산 2026. 1. 19. 08:20
“한한령(限韓令) 풀리나” 식품업계 해제 가능성 촉각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6.01.19 07:56

중국 수출액 15억8800만 불로 2위…현실화 땐 K-푸드 확산 물꼬
라면 전체 실적 견인…농심 이어 삼양식품 공장 설립
CJ에도 중요 거점…작년 3분기 누적 판매 1380억
오리온 매출 40%로 의존도 높아…현지화 전략 성과
정부 지원 사격…소비력 떨어지고 해제 기대 신중론도
 

식품업계가 중국 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 해제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4~8일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지며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 한계의 명확함을 느끼고 있는 한국 식품업계 입장에서 인구 약 14억명의 거대 시장인 중국으로의 판로 확대는 K-푸드 확산의 길을 여는 중요 터닝포인트가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고조되자 식품업계는 라면 등 주력 제품을 앞세워 중국 현지 공략 및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식약처의 양해각서 체결로 수출 절차 간소화 등 정부 차원의 지원 사격이 더해졌으나, 중국 내수 경기 침체와 과거 사례를 감안해 신중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실제 중국은 한한령 여파에도 미국(18억 달러)에 이은 K-푸드 수출액 규모 2위 국가로, 작년 수출액이 전년 대비 5.1% 증가한 15억883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라면이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데, 라면은 전년과 비교해 47.9% 증가한 3억8540만 달러를 달성했다. 라면업계의 기대가 큰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농심은 중국에서 라면과 스낵, 생수 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1996년 상하이 공장을 시작으로 현재 상하이·선양·칭다오·연변 등 4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중국 법인은 2024년 기준 전체 해외 매출의 12.3%를 차지한다.

 

농심은 신라면을 앞세워 중국 전역 1000여 개 영업망을 기반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신라면은 공항과 관광명소 등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에는 신라면 툼바를 대형마트와 주요 편의점 채널 1만3000여 개 매장에 입점시켰다.

 

삼양식품은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공장 설립에 나섰다. 투자 금액도 당초 2014억 원에서 2072억 원으로 확대하고 생산설비를 기존 6개에서 8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전량 중국 내수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오리지널을 중심으로 까르보, 크림치즈, 양념치킨 등 중국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제품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현지 생산법인 설립과 공장 증설을 통해 중국 내수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주요 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도 중국을 미국·일본과 함께 주요 수출 거점으로 보고 베이징, 칭다오, 요성, 장먼 등에 4개 공장을 운영하며 만두, 치킨, 소스, 떡볶이, 누들, 다시다 등을 생산 중이다. 작년 1~3분기 중국에서만 138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리온은 중국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현지에만 4개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며 현지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중 오!감자(야투도우), 초코파이, 스윙칩, 예감, 고래밥 등 주력 브랜드는 현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 정부도 식품업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대통령 방중 기간 식약처는 ‘한중 식품안전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국간 식품 교역 확대와 함께 수출입 식품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식품안전 규제 분야의 상호 협력과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양해각서는 △식품안전 법률·규정 등 정보 교환 △수입식품 부적합 정보 제공 및 현지실사 협조 △수출식품 제조·가공업체 명단 등록 △식품안전 관리 경험 공유 및 기술 지원 등이며, 매년 국장급 회의를 개최하는 등 협력체계도 마련한다.

 

특히 식약처가 중국 정부에 수출을 희망하는 식품기업을 일괄 등록 요청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장기간 소요되는 복잡한 공장등록 절차가 간소화돼 수출기업의 부담이 완화될 뿐 아니라 신속하고 원활한 K-푸드 수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한한령 해제 가능성은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실제 조치로 이어진 적이 없고, 무엇보다 중국 내수시장의 경기 둔화로 예전만큼 소비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