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분석,동향

2025년 장바구니의 두 얼굴…먹거리는 ‘가성비·실속’, 홈카페는 ‘초프리미엄’

곡산 2026. 1. 2. 19:41
2025년 장바구니의 두 얼굴…먹거리는 ‘가성비·실속’, 홈카페는 ‘초프리미엄’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1.02 09:10

냉동식품 반찬·패티·국탕찌개류 성장
식사 대용 반찬 강세…간식류 부진
배송 편의 플랫폼 지배력 강화
캡슐머신 11% 감소…고가형 우세
닐슨아이큐 ‘리테일 전망’ 보고서
 

2025년 소비 시장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고물가 기조 속에서 소비자들은 매일 먹는 식탁 물가에는 지갑을 닫거나 ‘실속’을 챙기는 반면, 삶의 질을 높이는 가전제품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선택적 소비’ 성향이 뚜렷해졌다.

 

닐슨아이큐(NIQ)가 발표한 ‘2025년 12월 리테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흐름은 ‘냉동식품’과 ‘커피머신’ 시장에서 극적으로 엇갈렸다. 냉동식품 시장은 식사 대용인 ‘반찬류’가 성장을 주도한 반면 기호식품인 ‘간식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커피머신 시장은 판매량이 줄었지만 평균 가격이 오르며 ‘프리미엄화’가 진행됐다. 캡슐머신 수요는 감소하고, 취향에 맞춰 커피를 추출하는 전자동·반자동 머신 판매가 늘며 ‘홈카페’ 트렌드가 고급화로 이동했다.

닐슨아이큐(NIQ)가 분석한 냉동패티 및 냉동 국탕찌개 카테고리별 상위 브랜드와 급상승 제품. 냉동패티 시장은 ‘비비고’가 전체 온라인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오픈마켓에서는 ‘허닭’이 1위를 차지해 채널별 차이를 보였다. 냉동 국탕찌개 분야 역시 오픈마켓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초정담’이 강세를 보이며 채널 특화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사진=닐슨아이큐)
 

특히 온라인 냉동식품 시장은 필수 먹거리 위주로 재편됐다. NIQ 데이터에 따르면 온라인 냉동식품 판매액은 전년 대비 약 3% 소폭 성장했다. 성장의 주역은 식사 대용이나 반찬으로 활용 가능한 품목들이었다.

 

특히 ‘만두’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17% 성장하며 전체 시장을 견인했다. 냉동패티, 냉동까스, 국탕찌개류 등 밥상에 바로 올릴 수 있는 ‘반찬류’도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보이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기호식품 성격이 강한 ‘간식류’는 직격탄을 맞았다. 냉동핫도그는 -14% 역성장했으며, 냉동피자와 냉동후라이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브랜드 경쟁 구도에서는 ‘절대강자’와 ‘틈새 전략’의 대결이 치열했다. 냉동패티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의 ‘비비고’가 전체 온라인 및 주요 채널에서 압도적 1위를 지켰으며, 성장률 1위 제품(SKU) 역시 ‘CJ 비비고 한입 떡갈비’가 차지했다. 그러나 오픈마켓에서는 ‘허닭’이 1위에 오르며, 신규 진입자는 특정 채널을 공략하거나 차별화된 포지셔닝이 필요함을 증명했다.

 

냉동 국탕찌개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수요가 돋보였다. ‘사미헌’이 전체 온라인과 쿠팡에서 1위를 기록해 강세를 보인 반면, 오픈마켓에서는 ‘초정담’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초정담의 ‘우리가족 무항생제 한우 사골곰탕’이 성장률 1위 제품으로 꼽혀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무항생제·한우 등 프리미엄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유통 채널에서는 ‘최저가’와 ‘배송 편의’가 강점인 플랫폼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됐다. 쿠팡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4%p, 오픈마켓은 1%p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온라인몰(-3%p)과 기타몰(-2%p)의 비중은 줄어들었다. 특히 오픈마켓의 성장은 컬리와 네이버의 전략적 협업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하이퍼몰(대형마트 온라인몰)은 -3%p, 기타몰은 -2%p 비중이 감소했다.

커피머신 타입별 평균 가격 변화와 대표 상품 판매 추이. 간편함이 강점인 ‘캡슐머신’은 평균 가격이 하락(-11.1%)했음에도 수요가 감소한 반면, 고가의 ‘전자동·반자동 머신’은 평균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드롱기’, ‘브레빌’ 등 주요 모델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뚜렷한 프리미엄화 경향을 나타냈다. (사진=닐슨아이큐)
 

먹거리에서 허리띠를 졸라맨 소비자들은 ‘홈카페’ 구축에는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잦은 프랜차이즈 커피 가격 인상에 대한 반작용으로, 집에서 전문점 수준의 커피를 즐기려는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커피머신 시장 규모는 약 4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역성장했으며, 판매량 역시 20.5% 급감했다. 반면 평균 판매 가격은 23만 8천 원으로 전년 대비 12.1% 상승했다. 이는 저가형 제품 판매는 줄고 고가형 제품이 잘 팔리는 전형적인 ‘프리미엄화’ 현상으로 풀이된다.

 

시장을 주도하던 ‘캡슐머신’의 인기는 한풀 꺾였다. 캡슐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캡슐머신 판매량은 11.1% 감소했다. 대신 원두를 직접 갈아 마시는 고성능 머신이 그 자리를 꿰찼다. 사용자의 기호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반자동머신’과 AI 기능 등이 탑재된 ‘전자동머신’은 각각 15.1%, 10.0%의 판매량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10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 모델의 성장세가 매섭다. 전자동 머신인 ‘드롱기 마그니피카 에보’는 전년 대비 180.9%, ‘필립스 3200 시리즈 라떼고’는 131.4%나 판매량이 급증했다. 반자동 머신인 ‘브레빌 바리스타 익스프레스 임프레스’ 역시 107.6% 성장하며 ‘홈카페족’의 눈높이가 높아졌음을 증명했다.

 

구매 채널 또한 제품 특성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전체 판매액의 60.5%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한 ‘가전전문점과 백화점’은 고가 전자동 머신의 주무대였다. 직접 체험과 상담이 가능한 프리미엄 채널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해당 채널의 전자동 머신 판매액은 전년 대비 27.9%나 급증했다.

 

반면 접근성이 좋은 ‘대형마트’는 여전히 캡슐머신의 텃밭이었다. 대형마트 내 판매 비중의 절반이 넘는 50.9%가 캡슐머신이었으며, 판매액 또한 4.7% 성장해 꾸준한 수요를 유지했다. 한편 ‘온라인 종합몰’에서는 반자동 머신의 약진이 돋보였다. 상세 스펙 비교가 용이한 온라인 환경에 힘입어 반자동 머신 판매액은 20.9% 성장하며 해당 채널의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2025년 리테일 시장은 단순히 ‘소비 침체’로 정의하기보다 ‘소비의 선택과 집중’이 심화된 시기”라며 “식품에서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짠테크’가, 가전이나 취미 영역에서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해 심리적 만족을 얻는 ‘디깅(Digging) 소비’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