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식품사 해외사업 점검] ⑪ K제과 잘나가는데…글로벌 시장에서 소외된 크라운해태

곡산 2025. 12. 12. 12:33

[식품사 해외사업 점검] ⑪ K제과 잘나가는데…글로벌 시장에서 소외된 크라운해태

  •  권재윤 기자
  •  승인 2024.11.12 14:38

 

내수 불황과 K푸드 열풍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국내 식품 기업들의 해외 사업 현황을 점검합니다.

크라운해태가 K디저트 글로벌 열풍에서 소외돼 낮은 해외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크라운해태

국내 제과 업계의 전통강자 크라운해태가 글로벌 K디저트 열풍에 뒤처지고 있다. 일찍이 해외에서 기반을 다져온 경쟁 업체들은 해외 실적 성장세로 결실을 보고 있지만, 크라운해태는 좀처럼 수출 비중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크라운해태홀딩스의 수출 규모가 역성장했다. 상반기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 훼미리식품의 수출액 총합은 404억원으로 전년동기(425억원) 대비 4.94% 감소했다. 이는 상반기 전체 매출(5116억원)의 7%에 그친 수준이다. 크라운제과의 상반기 수출액은 128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24억원보다 4억원 늘었지만, 해태제과의 상반기 수출액은 229억원으로 전년동기(256억원) 대비 10.55%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빛을 보고 있는 국내 제과 업계의 흐름과 상반된 성적이다. 경쟁사 오리온은 지난 1995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에서 11개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30여년간의 투자로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체의 60%를 돌파했고 중국 시장에서는 매출 1조원을 넘었다. 롯데웰푸드 역시 핵심 제품인 '빼빼로'를 글로벌 매출 1조원의 메가 브랜드를 만든다는 목표로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결과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24%를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7개국에 8개 글로벌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크라운해태도 과거에는 해외 사업 확장을 시도했다. 크라운제과는 2005년 해태제과를 인수하고 '조리퐁' '에이스' 등을 내세워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해 상하이에 생산공장까지 설립했다. 당시 자사 제품 조리퐁이 인기를 끌자 현지 버전인 '리리펑'을 출시해 2년 만에 상하이 할인점 80곳과 4300여개 현지 편의점에 입점했을 정도로 진출 초기에는 성과가 있었지만 인기가 지되지는 않았다. 조리퐁을 현지 입맛에 맛게 다양화하지 못했고, 다른 제품들도 중국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진출 7년 만에 크라운해태는 실적부진에 시달리다 현지 공장을 매각했다. 이후 크라운해태는 해외법인을 두지 않고 수출로만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크라운제과로서는 K콘텐츠의 글로벌 활약으로 K제과 업체들도 해외 시장에서 빛을 보는 지금 초라한 해외 실적이 뼈아프다. 더구나 국내 경제불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인구조차 줄어 내수 시장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과자 시장은 2020년부터 정체기에 빠졌다. 2020년 3조8943억원이었던 국내 과자 시장 규모는 2021년 3조9074억원, 2022년 9036억원으로 성장을 멈췄다. 크라운해태홀딩스는 지난해 기준 매출 1조355억원을 기록해 전년(9790억원) 대비 5.7% 증가하며 선방했지만, 더 큰 시장인 글로벌 무대에서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크라운해태 신공장 전경 /사진=크라운해태

크라운해태는 올해 5월 충남 아산 신공장 준공에 약 7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공략에 다시 한 번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존 공장 크기의 2배인 이곳은 크라운제과가 약 36년 만에 마련한 새로운 생산기지로 주력 스낵 제품을 연간 2400억원 규모로 생산하게 된다. 크라운해태 관계자는 "이 공장은 내수와 수출 겸용으로 운영된다"며 "폭발적인 해외 매출 확대를 기대한다기보다는 안정적인 상품 생산과 물류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성장 발판을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