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분석,동향

‘K-김치’ 수출 호조에도 4년 연속 적자…협회 ‘김치 바우처’ 승부수

곡산 2025. 11. 30. 16:10

‘K-김치’ 수출 호조에도 4년 연속 적자…협회 ‘김치 바우처’ 승부수
 황서영 기자 승인 2025.11.28 10:20
올 1억3700만 불로 2% 신장…적자 2200만 불로 10% 확대
중국산 수입 김치 시장 잠식…국내 식당 3곳 중 2곳 사용 추정
협회, 외식 대상 바우처 사업 재원 한계로 정부 지원 바라


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에 힘입어 한국 김치 수출액이 2017년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김치 종주국인 한국의 안방 식탁은 중국산 김치에 빠르게 점령당하며 김치 무역수지 적자가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화려한 수출 성적표 뒤로 국내 김치 생산 기반이 흔들리는 ‘김치의 역설’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으로 김치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시장은 저가 중국산 공세에 밀려 4년 연속 무역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대한민국김치협회는 위기 타개를 위해 외식업체에 kg당 1280원을 지원하는 ‘김치 바우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으로 김치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시장은 저가 중국산 공세에 밀려 4년 연속 무역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대한민국김치협회는 위기 타개를 위해 외식업체에 kg당 1280원을 지원하는 ‘김치 바우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누적 김치 수출액은 1억3739만 달러(약 195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는 2017년 수출액(8139만 달러)과 비교하면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물량’을 뜯어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올해 1~9월 김치 수입량은 24만9102톤으로 수출량(3만6505톤)의 6.8배에 달했다. 비싼 김치를 소량 수출하고, 저가 김치를 대량 수입하는 기형적 구조다. 특히 수입 김치의 99%는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207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적자 폭은 전년 대비 10.3%나 확대됐다. 국내 김치 무역수지는 2022년부터 3년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올해로 4년째 적자가 확실시된다. 올해도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역대 최대인 31만 톤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의 주범은 외식업계에 뿌리 내린 중국산 김치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식당 3곳 중 2곳(약 66%)꼴로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외식업체의 수입 김치 소비 비중은 62.2%에 달해 절대적인 의존도를 보였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한 국산 배추 생산량 급감과 가격 폭등(일명 ‘금배추’ 현상)이 반복되면서, 비용 절감이 절실한 외식업체들이 저렴한 중국산으로 완전히 돌아선 탓이다. 실제로 배춧값이 안정세를 보일 때도 외식업계의 중국산 선호도는 요지부동인 상황이다.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 기반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사)대한민국김치협회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 배추 생산량의 70% 이상을 김치 제조업체가 소비한다”며 “중소 김치 업체가 무너지면 배추 등 국내 원예 농업 기반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협회는 6개월 이상 수입 김치를 사용하던 외식업체가 국산 김치로 바꾸면 구매 금액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는 ‘외식업 김치 바우처’ 사업을 시작했다. 외식업체의 국산 김치 구매 비용을 보조해 가격 장벽을 낮추고, 중소 업체의 판로를 열어주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지원 계획에 따르면 선정된 외식업체는 국산 김치 1kg당 1280원을 지원받게 된다. 지원 한도는 1개소당 연간 최대 1500kg이다. 이는 중국산 저가 공세에 맞서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식당의 원가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춰주기 위한 조치다. 재원은 정부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업계가 십시일반으로 분담한다. 전체 재원은 김치자조금(35%), 협회(30%), 그리고 혜택을 받는 김치업체 자부담(35%)으로 구성돼 지속 가능성을 높였다.

사업 로드맵도 구체화됐다. 협회는 2025년 10월부터 시범사업을 시작, 외식업체 60개소를 선정해 3개월간 지원한다. 이후에는 매년 1~2월 중 본 사업을 개시하는 정례화된 시스템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2026년부터 본 사업으로 전환해 2025년 선정된 업체를 계속 지원하고, 2027년에는 신규 60개소를 추가해 총 120개소로 늘린다. 목표 연도인 2028년에는 총 180개소(기존 연장+신규)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 국산 김치 사용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모든 신청과 관리, 정산은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게 이뤄진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바우처 사업이 실질적인 시장 판도를 바꾸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장 큰 걸림돌은 국산과 중국산의 ‘압도적인 가격 격차’다. 현재 국산 배추김치의 시세는 kg당 3600원 수준인 반면, 중국산은 절반도 안 되는 1700원 선에 불과하다. 협회가 제시한 지원금 1280원을 적용하더라도 국산 김치의 체감 가격은 2320원(3600원-1280원) 수준이다. 여전히 중국산(1700원)보다 약 36%나 비싼 셈이다. 비용 절감이 생존과 직결된 영세 식당들이 과연 여전히 더 비싼 국산 김치를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예산의 한계도 문제다. 협회의 로드맵에 따르면 사업 첫해인 2025년 지원 대상은 고작 60개소에 불과하며, 3년 뒤인 2028년에도 180개소에 그친다. 이는 수백억 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정부의 ‘농식품 바우처’ 사업과 달리, 한정된 김치자조금 재원 내에서 사업을 꾸려야 하는 현실적인 한계 탓이다. 전국 수십만 개에 달하는 외식업체 규모를 고려하면 사실상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김치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정부 보조금을 통해 초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우리 민간 업계의 힘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현재의 바우처 예산 규모도 수입 김치의 시장 잠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시범 사업을 마중물 삼아 정부 차원의 대규모 예산 지원과 지자체 연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