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옥 기자
- 승인 2025.11.11 11:56

국내 디저트 시장의 상징으로 불릴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런던베이글뮤지엄(LBM)’이 최근 근로환경 논란에 휘말리며 위기 국면을 맞았다.
강관구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며 근로시간 관리·산재 처리·조직 문화 개선 등 전면 개편을 약속했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한 브랜드의 경영 문제를 넘어 ‘감성 브랜드의 그늘’과 외식산업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급성장한 ‘핫플 브랜드’, 시스템은 뒤처져
런던베이글뮤지엄은 2021년 9월 서울 안국동 1호점을 시작으로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켰다. 오픈런 행렬이 일상화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그 성장 속도는 곧 내부 운영 체계의 한계를 드러냈다. 2025년 들어 매장 확장과 인력 운용 부담이 겹치면서 일부 지점에서 장시간 노동과 업무 과중이 문제로 떠올랐다.
강관구 대표는 이번 입장문에서 “급속한 성장 속도를 조직이 따라가지 못했다”며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매각 이후 새로운 경영진과 함께 인사·노무 체계 개편, 산업안전관리 강화, 유연근무제 도입 등 시스템 재정비에 착수했다고 강조했다.
■ 근로시간 논란… “구조적 장시간 노동은 아니다”
논란의 핵심 중 하나였던 ‘장시간 근로’에 대해 LBM은 “카페 업태상 지속적인 초과근로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2025년 1~10월 기준 전 지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43.5시간, 인천점은 7월 46.1시간에서 10월 41.1시간으로 줄었다는 수치를 공개했다.
다만, 근로시간 관리가 자율 입력 방식으로 이뤄져 지연·수정 시차가 발생하는 등 본사 통제력이 부족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회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실시간 동기화가 가능한 근로관리 시스템을 조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 “산재 63건” 논란의 맥락… 보호정책인가, 안전관리 부재인가
외부의 또 다른 비판은 ‘산업재해 승인 63건’이라는 수치였다. 일부에서는 이를 ‘안전불감증의 증거’로 해석했으나, 회사 측은 “모든 사고를 경중에 관계없이 산재로 처리하는 방침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칼베임, 화상, 타박상 등 경미한 사고까지 모두 산재로 신고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침이 실질적 예방보다는 사후 보상 중심이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LBM은 향후 단체보험 검토, 안전 교육 강화 등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 온라인 논란과 브랜드 이미지의 충돌
공동 창립멤버이자 브랜드 감성을 주도해온 이효정(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둘러싼 온라인 논란도 사태 확산의 불씨가 됐다. 회사는 “허위사실 유포와 인신공격성 게시물 확산이 이어지고 있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사건은 SNS 기반의 브랜드 마케팅 구조가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쉽게 역풍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소비자와 브랜드 간 감정적 유대가 강한 만큼, 기업의 대응 속도와 진정성은 브랜드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외식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시사점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핫플’로 급성장한 외식 브랜드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한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숙련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과중한 근로 의존 구조 △빠른 매장 확장으로 인한 시스템 미비 △브랜드 중심 경영이 초래한 현장 소통 단절 등이 그 핵심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성장보다 지속가능한 운영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LBM의 개선 시도가 향후 업계 표준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
강관구 대표는 입장문에서 “모두가 존중받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회사로 변화하겠다”며 “고객이 사랑한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위기 대응을 넘어, ‘브랜드 성공’과 ‘노동 존중’의 균형이라는 외식산업의 근본 과제를 다시 묻고 있다.
감성 마케팅 시대의 ‘핫플’이 진정한 지속가능 브랜드로 남기 위해선, 화려한 인스타그램 속 이미지보다 현장의 노동 현실에 더 많은 조명을 비춰야 한다는 점을 이번 사건은 분명히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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