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김현옥 기자
- 승인 2025.09.24 06:00

미국 대두산업의 심장부라 불리는 오하이오. 이번 ‘소이푸드 마스터’ 일행은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농업·환경·개발경제학부 이승기 교수로부터 미국 및 오하이오 농업 경제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는 오하이오 농업의 현황에서 시작해 곡물 가격 구조, 정책 및 무역 변수, 그리고 한·미 협력 가능성까지 짚으며 미국 대두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입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미국 농업경제가 코로나19 이후의 호황을 지나 다시 격변의 길로 들어섰다.
이승기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농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 시기 순농가소득은 40% 이상 증가하며 ‘코비드 블레싱(Covid Blessing)’을 누렸지만, 2025년 현재 곡물과 축산업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옥수수·대두 농가는 가격 하락과 중국의 보이콧으로 고전하는 반면, 축산업은 강한 단백질 수요에 힘입어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 전쟁과 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며 미국 농업은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 서 있다.

곡물 가격의 형성 구조
미국 곡물 가격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현금가격(Cash Price)은 선물가격(Futures Price)에 지역별 베이시스(Basis)를 더해 산출된다.
선물시장은 가격 발견과 위험 관리, 그리고 투기 세력의 참여를 통해 시장 유동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지역 현금가격은 물류 상황이나 지역별 수급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데, 예컨대 오하이오의 톨레도(Toledo) 현물 가격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 이후 농업경제, 반짝 호황과 불확실성
최근 몇 년간 미국 농업경제는 큰 변화를 겪었다. 2020년 988억 달러였던 순농가소득은 2024년 1,407억 달러로 증가했고, 농산물 수출도 1,397억 달러에서 1,744억 달러로 성장했다. 농가 자산도 3.7조 달러로 늘었다.
그러나 2024년부터 순농가소득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2025년에도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다. 농가 부채 역시 4,413억 달러에서 5,425억 달러로 늘어났다. 다만 농가의 자산 가치 상승으로 부채/자산 비율은 오히려 개선돼 14.1%에서 12.9%로 낮아졌다.
USDA는 “가격 하락과 부채 증가가 겹쳐 농가 경제가 압박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비료·종자 등 투입재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며 단기 침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표: U.S. Agriculture At-a-Glance 2020 vs 2024).

곡물과 축산업의 엇갈린 성적표
최근 미국 농업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곡물과 축산업 간의 성과 격차다.
곡물의 경우 옥수수와 대두 가격이 급락하며 농가 소득이 크게 줄었다. 특히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미국산 대두 약 3000만 톤이 행선지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반해 소·돼지·가금류 등 축산 부문은 제한된 공급과 강력한 단백질 수요 덕분에 가격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최소 2년간은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관세와 무역 갈등이 ‘가장 큰 변수’
정책과 무역 역시 농업에 중요한 변수다. 2025년 미국 평균 관세율은 18.2%로, 불과 1년 전 2.4%에서 급등했다. 4월에는 한때 30%를 넘기도 했다(그래프: U.S. Average Tariff Rate 1929–2025).

한미 간 농산물 교역도 긴장 국면이다. 2024년 한국의 대미 농식품 수입액은 1,305억 달러였으나, 올해부터 14.2%의 관세 인상이 예고됐다. 반면 대만은 9% 수준으로 협상을 마무리해 대조를 이룬다.
또한 농업 보조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팜빌(Farm Bill)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인데, 이는 향후 농가 경영 안정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농산물 시장에서 중국은 여전히 주요 변수로, 합의 불이행이나 수요 급감과 같은 불확실성이 항상 존재한다.
옥수수·대두 시장 전망: 공급 과잉과 가격 압박
2025년 미국의 옥수수 경작 면적은 9,730만 에이커, 생산량은 167억 부셸로 늘지만, 평균가격은 부셸당 3.90달러까지 하락했다. 공급 과잉이 뚜렷하다.
대두는 재배 면적이 8,090만 에이커로 줄었지만 착유용 수요(25.4억 부셸)가 늘면서 대두유 가격은 방어되는 반면, 대두박은 공급 과잉으로 급락 중으로 평균가격은 10.10달러/부셸에 머무른 수준이다(표: Corn & Soybean Market Outlook).


바이오연료, 새로운 수요처이자 구조적 과제
최근 몇 년간 대두 산업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바이오연료, 특히 재생 에너지(Renewable Diesel) 확대다. 대두유가 연료로 사용되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착유시설 투자가 급증했고, 대두유 가격은 전체 대두가치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올라섰다(그래프: Relative Value of Soybean Oil).

그러나 그만큼 대두박이 쏟아지면서 초과공급 문제를 심화시키며 구조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 교수는 “대두는 단백질(사료용)과 기름(식품·연료용)이라는 두 수요 축을 갖고 있는데, 앞으로는 바이오 연료 산업의 성장으로 기름 수요 비중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식품 물가 상승, 무역 갈등, 식량 안보 등 새로운 도전 과제와 맞물려 미국 농업의 구조적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한국 농업에 던지는 시사점... "위기 속 기회"
미국 농업은 대규모 경작과 기계화, 그리고 수출 중심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반면 한국은 소규모, 노동집약적, 내수 중심 구조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Non-GMO 대두의 수요 양상도 다르다. 한국은 두부, 콩나물, 장류 등 식품용에서 Non-GMO를 필수적으로 요구하지만, 미국에서는 대체로 사료와 산업용 수요가 중심이 된다. 이 지점이 한·미 협력의 접점이자 동시에 시장에서의 차별성이 된다.
이승기 교수는 발표 말미에 한국 농업의 구조적 제약을 지적했다. 영세 농가 중심의 구조와 경자유전 원칙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고, 고령화로 인한 지속 가능성 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한국은 대기업 주도의 자본집약형 농업이나 버티컬 파밍(수직농장) 같은 신기술 도입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농업경제는 곡물과 축산업의 엇갈린 성적표, 중국의 대두 보이콧, 고관세 체제라는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수요와 CRISPR 기술 같은 신성장 동력은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 바이어에게는 “저가에 미국산 곡물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미국 농업의 격변은 ‘위기 속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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