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김현옥 기자
- 승인 2025.09.24 06:00
'소이푸드마스터' 10명, 오하이오 대두산업 전과정 탐방

들어가는 말: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속 미국 대두산업
끝도 없이 펼쳐지는 미국의 중서부 오하이오주 평야. 황금 물결을 이룬 올가을 콩밭 들녘은 수확기를 앞두고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2024년 말부터 회복 기미를 보이던 대두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대중국 관세 부과, 캐나다·멕시코와의 통상 갈등, 그리고 중서부 전역을 덮친 가뭄과 이상기온으로 다시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바이오연료 정책의 향방이 불투명해지며 농가와 산업 전체가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국 대두업계의 혁신을 위한 노력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무기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 확대라는 기회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세계 소비자들, 특히 미국 대두 사용량이 많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대답이다.
오하이오에서 만난 미국 대두의 현주소
이러한 현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한국의 ‘소이푸드 마스터’ 10명이 지난 14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를 찾았다. 이번 견학단은 CJ제일제당, 대상, 사조대림, 매일유업, 연세유업, 아워홈 등 대형 식품기업 관계자, 두부 전문 제조업체, 트레이더, 급식업체 셰프까지 참여해 구성 면에서도 다양했다.

미국대두협회가 올해로 4회째 진행하는 ‘소이푸드 마스터 프로그램’은 해마다 수많은 지원자가 몰리는데, 학업 성취도와 참여도를 고려해 선발된 이들이 이번 여정을 함께했다.


오하이오 대두협회 커크 메리트(Kirk Merritt) 전무는 한국에서 온 견학단을 맞이하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국제 무역과 비즈니스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왔습니다. 오하이오와 세계 각국의 교역을 촉진하는 과정에서 한국 경상북도와 자매결연을 맺는 등 우정을 쌓은 경험은 제게 특별합니다. 미국대두협회는 한국과의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매우 소중히 여기며, 앞으로도 이 관계가 계속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Non-GMO 농가와 종자개발 현장을 가다
19일까지 이어진 이번 견학 프로그램은 다채로운 일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콜럼버스 외곽에서 Non-GMO 대두를 재배하는 블랙팜(Black Farm) 농장에서는 씨앗을 뿌리고 관리하는 과정, 재배지의 토양관리, 수확 후 보관까지 농부들의 손길이 닿는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블루그래스 팜스(Bluegrass Farms of Ohio)와 딜롱 컴퍼니(Delong Company)에서는 Non-GMO 종자 개발과 저장·관리 및 글로벌 수출과정을 면밀히 살폈다.
현장에서 만난 농업경제 전문가는 “Non-GMO 대두는 단순한 프리미엄 원료가 아니라, 소비자의 안전과 지속가능성 요구를 충족하는 전략 자원이다"며 "앞으로 더 많은 시장에서 Non-GMO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업박람회 ‘Farm Science Review’...스마트팜 솔루션 제공
탐방 일정 중 특별한 기회도 있었다. 견학단은 몰리카렌 농업센터에서 열린 농업박람회 ‘Farm Science Review’에 참가해 최신 농업 혁신 기술과 장비가 집약된 현장을 직접 걸으며 체험했다.
스마트 농기계, 정밀농업 솔루션, 드론 모니터링 기술까지, 기후 리스크에 대응하는 해법이 현장에 펼쳐져 있었다.
한 에그테크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변수는 피할 수 없지만 디지털 기술과 스마트팜 솔루션은 대두산업의 미래를 지켜줄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문과 산업이 만나는 곳, 오하이오주립대 식품혁신센터
미국 대두산업의 발전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학문적 뒷받침도 빼놓을 수 없다. 견학단은 오하이오주립대 식품혁신센터(Food Innovation Center)를 찾았다.
이곳은 식품 과학 기술에 대한 연구·교육·산학협력 기능이 집약된 ‘식품과학 허브’다. 박사과정 학생들의 발표에서는 대두 단백질을 활용한 대체식품 개발과 최신 푸드테크 동향이 소개됐다.
한 학생 연구자는 “대두 단백질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미래 식품 시장을 열어갈 핵심 소재”라며, 발효를 통한 기능성 강화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글로벌 기업에서 배우는 인사이트, 네슬레 R&D센터
메리스빌(Marysville)에 있는 네슬레 R&D센터 방문은 탐방의 백미였다. 연구원들은 커피와 크리머, 두유 제품에 대두 성분을 적용한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오늘날 소비자는 맛과 영양을 넘어 환경과 건강까지 고려합니다. 대두는 이 모든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핵심 소재입니다.”
견학단은 글로벌 기업이 어떻게 대두를 미래 식품 전략에 활용하는지 직접 듣고, 한국 시장에서의 응용 가능성을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국 소비자의 선택을 읽다
견학단은 수 많은 지역 벤더들이 입점해 있는 노스마켓(North Market)과 오하이오의 대형 식료품 체인도 방문했다. 이곳 소비자들은 다양한 식품 카테고리 속에서도 건강·환경을 고려한 제품을 선택하는 모습이었다.
파트너십,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
오하이오 대두협회에서 만난 매디슨 코르비(Madison Corbi) 시장 개발 매니저는 “한국과 미국이 대두를 매개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며 오하이오 농업 및 농업경제에 대한 설명으로 견학단의 이해를 도왔다.
오하이오 대두협회 사무실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서 낙농업을 하고 있고,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대두와 옥수수를 재배하는 농업 가정에서 성장했다는 매디는 “2023년 4월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맛본 불고기에 매료돼 생일때면 온가족과 함께 한국식 바비큐 파티를 한다”며 한국과의 소중한 인연을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책 및 수요 조정관 카일리 홀브룩(Kiley Holbrook)은 또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농업 프로그램을 통해 농업에 발을 들였고, 현재는 국제 시장에서 공정무역과 자유무역을 옹호하며 활동한다. “대두산업은 혼자가 아닌 협력으로 미래를 만들어간다. 그런 의미에서 (매디 처럼) 전통적인 농업 배경과 (나 처럼) 비전통적인 배경을 가진 사람이 함께 일하는 것은 우리 조직에 큰 가치가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맺음말
종자 개발에서 재배, 생산·관리, 가공·유통까지 대두산업의 전 과정을 압축적으로 경험한 이번 탐방은 미국 대두산업이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바꾸려 하는지 보여주는 여정이었다.
본지는 이번 소이푸드 마스터팀과 동행하며 확인한 미국 대두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수회에 걸쳐 기획 시리즈로 풀어낼 예정이다.
오하이오주립대학 농경제학과 이승기 교수가 소개한 '오하이오 농업 경제' 정보를 시작으로 그 발자취를 따라가본다.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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