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분석,동향

음료, 제로 슈거 다음 트렌드는

곡산 2025. 8. 13. 13:33
음료, 제로 슈거 다음 트렌드는…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8.11 07:57

마시는 한 잔으로 건강 챙기려는 소비자 급증…‘기능성표시식품’ 2000억대
헬시 플레저 추세 핀셋 케어·과학적 신뢰 요구
스트레스 완화·수면 보조, hy ‘쉼’ 시리즈 인기
체지방 감소·혈당 상승 억제엔 옥수수수염차 등
전통 소재 인삼 활용한 피로 개선 우유 제품도
 

‘제로 슈거’ 다음은 ‘기능성’이 음료 시장의 메가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상에서 즐기는 음료 한 잔으로 건강까지 챙기려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기능성 표시 식품’ 음료 시장이 2000억 원 규모를 넘보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기폭제가 된 것은 2020년 12월 도입된 ‘기능성 표시 식품’ 제도다. 식약처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등록되는 ‘건강기능식품’과는 달리 일반 식품의 형태로 섭취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음료는 소비자들이 가장 쉽고 간편하게 접할 수 있는 형태이기에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능성 표시 식품 전체 시장의 생산액은 2100억 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45% 가까이 급증했다. 이중 음료가 70%에 육박하는 비중으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한국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편리하게 기능적 영양을 섭취하는 방식으로 음료를 가장 선호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라면 음료 시장만으로도 올해 2000억 원을 훌쩍 넘어서고, 전체 시장은 3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과거 ‘장 건강’ ‘면역력’ 등 다소 포괄적인 기능성을 내세웠던 제품들과 달리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들은 △스트레스 완화 △수면 보조 △체지방 감소 △피로 개선 △집중력 향상 등 현대인들의 구체적인 건강 고민을 정밀하게 겨냥하는 맞춤형 기능성을 강조하는 추세다.

‘제로 슈거’ 다음 트렌드로 부상한 ‘기능성’에 맞춰 식품업계가 현대인의 세분화된 니즈를 겨냥한 기능성 표시 음료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업체들은 스트레스 완화(hy ‘쉼’), 체지방 감소(롯데칠성 ‘더하다 PLUS’), 피로 개선(서울우유 ‘하루 인삼’) 등 각기 다른 효능을 앞세워 경쟁하고 있다. 이는 ‘헬시플레저’ 열풍 속에서 자신의 건강을 정밀하게 챙기려는 ‘핀셋 케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전략을 보여준다. (사진=각 사)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는 카테고리는 ‘스트레스 완화 및 수면 보조’ 분야다. 이 시장의 포문을 연 것은 hy의 ‘쉼’ 시리즈다. hy는 2023년 2월 ‘스트레스케어 쉼’을 출시한 데 이어 동년 8월 ‘수면케어 쉼’을 선보이며 멘탈 헬스케어 시장을 전략적으로 이원화해 공략했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스트레스케어 쉼’은 출시 6주 만에 500만 개, 6개월 만에 1700만 개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으며, ‘쉼’ 시리즈 전체는 2023년 말 기준 누적 판매량 2200만 병을 돌파하고 연매출 4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hy의 핵심 역량인 특허 프로바이오틱스에 각각 L-테아닌(스트레스케어)과 아쉬와간다 추출물(수면케어)이라는 기능성 원료를 결합한 제품력이 있다. hy가 ‘쉼’ 시리즈의 올해 매출 목표를 1000억 원으로 설정하고 생산 설비까지 증설하고 나선 것은 멘탈 웰니스 음료에 대한 거대한 잠재 수요가 실재했음이 명백하다.

 

차(茶) 음료 시장의 강자들 역시 기능성 원료를 더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체지방 감소’ 시장에서는 광동제약의 ‘V라인 광동 옥수수수염차 이너브이’가 대표적인 주자로 꼽힌다. ‘옥수수수염차 이너브이’는 국내 차 음료 시장 1위 제품인 광동 옥수수수염차에 기능성 원료를 추가한 라인업 중 첫 기능성 표시 제품이자 국내 RTD 차음료 중에서도 최초 적용 사례다. 이 제품은 배변활동 원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을 함유하고 있다.

 

롯데칠성의 ‘더하다 보리차·옥수수수염차·우엉차 PLUS’도 각각 기존 차 음료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성 원료를 더해 일상 속 건강관리를 돕는 콘셉트로 출시됐다. ‘더하다 보리차·옥수수수염차 PLUS’는 식이섬유의 일종인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을 함유해 ‘원활한 배변활동’과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더하다 우엉차 PLUS’는 피부 보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를 1000mg 함유해 특히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은 여성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전통적인 건강 원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으로도 나타난다. 국내 우유 시장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속편한 하루 인삼’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고품질 원유에 ‘피로 개선 및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인삼을 더하고, 핵심 성분인 진세노사이드 Rg1, Rb1을 총 3.7㎎ 함유해 기능성 표시 심의를 통과했다. 단순히 건강에 민감한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입맛을 가진 젊은 세대까지 공략하며 전통 원료가 기능성 표시 제도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능성 표시 식품 음료 시장의 성장은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여기에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도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규제 완화로 진입 장벽이 낮아지자 막강한 자본력과 연구 개발 능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또 편의점이라는 주요 소비 채널에서 기능성 음료가 핵심 상품으로 부상하면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점도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해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핀셋 케어’와 ‘과학적 신뢰’를 미래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한 식품관련 학과 교수는 “과거 소비자들이 '건강'이라는 막연한 키워드로 음료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건강 고민에 맞춰 ‘스트레스 완화’ ‘숙면 유도’ 등 명확한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셀프 메디케이션’ 트렌드가 음료 시장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증거이며, 향후 시장은 ‘눈 건강’ ‘관절 케어’ 등 더욱 세분화된 ‘핀셋 케어(Pincette Care)’ 시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음료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지면서 단순히 '좋다'는 감성적인 소구만으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명확한 기능성 원료의 함량, 인체적용시험 결과 등 과학적 근거가 제품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됐다”면서 “앞으로는 맛과 기능성을 모두 잡는 고도의 기술력과 더불어 소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