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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 어디까지 갈까?”…식품업계 ‘맵부심’ 자극 마케팅 총력

곡산 2025. 4. 23. 21:15

 

“매운맛 어디까지 갈까?”…식품업계 ‘맵부심’ 자극 마케팅 총력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04.23 07:54

스트레스 해소하는 콘텐츠 놀이…스코빌지수 마케팅 수단 자리잡아
‘CJ실비김치’ 배추김치 30배 수준…감칠맛도 살려
롯데웰푸드 ‘도리토스 플레이밍핫 사우어 칠리라임맛’ 새콤한 매운맛
오뚜기 ‘보들보들 치즈볶음면 매운맛’ 해외 입소문 타고 국내 진출
하림 ‘더미식 매움주의 장인라면’ 1만2000SHU 한정판

올해 식품업계에서 선보인 제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운맛’이다.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명맥을 지켜온 식품업계 대세 트렌드지만 올 들어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의 농도를 측정할 때 사용되는 척도 ‘스코빌지수(Scoville scale, SHU)’는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MZ세대를 중심으로 SNS 등에서 매운 음식에 도전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콘텐츠는 하나의 놀이가 됐다. 이들 사이에는 ‘맵부심(매운맛+자부심)’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특히 이러한 ‘K-매운맛’은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매운맛을 경험하려는 외국인들이 SNS에 관련 영상을 올리며 보는 것을 넘어 직접 경험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한류 열풍이 불면서 K-드라마, K-영화 등 화면에서 보던 한국의 매운맛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선호도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단순 유행을 벗어나 식품산업의 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어 식품업계의 매운맛 경쟁은 갈수록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명맥을 지켜온 식품업계 대세 트렌드인 ‘매운맛’이 올 들어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K-매운맛’은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각 사)

CJ제일제당은 ‘CJ실비김치’를 출시했다. 매운맛의 차원이 다른 ‘화끈한’ 매운 김치로, 매운맛을 측정하는 척도인 스코빌 지수가 일반 배추김치의 30배 이상 달한다. 매운 베트남 고춧가루를 풍성하게 넣고 국내산 청양 고춧가루와의 최적 배합을 통해 강렬한 매운맛을 구현했다.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CJ제일제당 24년 김치 사업 노하우를 토대로 비비고 김치에 사용되는 액젓 3종과 특허 발효비법을 활용해 감칠맛도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웰푸드는 세계 판매 1등 나쵸 브랜드 ‘도리토스 플레이밍핫 사우어 칠리라임맛’을 내놓았다. 한국인 입맛에 맞게 짠맛을 조절했고, 맵부심을 자극하는 8212스코빌의 시즈닝으로 강력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롯데웰푸드는 기존 안주용 도리토스의 맛을 벗어나 전세계 MZ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인텐스 플레이버(Intense Flavor, 강렬하고 진한 풍미의 맛)의 제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매우면서 새콤하거나, 새콤하면서 달콤한 조합 같은 다양한 맛을 조합한 제품들이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이다.

오뚜기도 해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던 수출 전용 제품 ‘보들보들 치즈볶음면 매운맛’을 국내 선보였다. 스코빌지수 4500SHU 하바네로 베이스의 매운양념소스를 적용했다.

오뚜기는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해 오거나 역직구하는 등 인기가 지속됨에 따라 작년 국내 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봉지 제품으로만 판매되던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용기면까지 내놓았다.

하림은 압도적인 매운맛을 내세웠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인 ‘더미식(The미식) 매움주의 장인라면’은 스코빌 지수는 1만2000SHU에 달한다.

‘부트졸로키아’ ‘하바네로’ ‘청양고추’ ‘베트남고추’ 4가지 고추 본연의 매운맛을 조합한 기존 양념장에 ‘부트졸로키아’ ‘하바네로’의 양을 늘리고 구운 편마늘과 페페론치노, 베트남고추를 원물 그대로 건더기로 담아 매운맛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매운맛을 먹고 인증하는 문화는 MZ세대 사이 놀이가 됐다. ‘맵파민(매운맛+도파민)’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이들은 계속해서 매운맛을 찾고 도전하기를 원한다. 특히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맛까지 보장돼 이들의 도전 의식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